2025/02 46

박설호의 시, '모과꽃이 뒤영벌에게 애원하다'

모과꽃이 뒤영벌에게 애원하다 *박설호  불을 끄세요나를 무시해요아무 생각 말아요감촉 느껴요 눈을 감은 채자신도 잊어요겁을 내지 말아요허물 벗어요 날개를 접고이리 다가와요꼭 껴안아 줄게요꿀을 빨아요 손깍지 껴요가만히 몸가락암술과 엉켜 봐요한 몸 되도록 ........................... * 모과꽃의 꽃말은 “유혹”이다.

20 나의 시 2025.02.28

서로박: (5) 블로흐의 카테고리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26. 영역의 카테고리: 블로흐는 여섯 번째로 영역 카테고리를 개진합니다. 영역의 카테고리는 블로흐에 의하면 모든 역사적인 시기 내지는 역사적 단계를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용어입니다. 이에 관한 예로서 블로흐는 인간의 카테고리를 거론합니다. 그렇지만 인간의 카테고리가 모든 역사적 단계 내지는 시기에서 광활하고 포괄적 특징을 지닌 것은 아닙니다. 가령 “인간은 본원적으로 선하다.”라든가, “인간은 본원적으로 공격적이다.” 등과 같은 발언은 보편적으로 타당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격 성향의 원인이 상부의 법으로부터 비롯한 것인지, 아니면 경제적 하부 구조에서 유래한 것인지 하는 물음은 별반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공격 성향이 지배 관계에서 파생되는 억압에 대한 정당..

27 Bloch 저술 2025.02.27

독일이 현재 직면한 다섯 가지 위기에 관하여

독일 조기 총선이 끝났습니다. 그곳의 정치판은 앞으로 변화를 거듭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유럽 국가 가운데 특히 독일이 직면한 위기를 다섯 가지로 요약하려고 합니다. 1. 경제 위기, 2. 에너지 위기, 3. 고령화 위기, 4. 난민 위기, 5. 기후 위기.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해서 무심하게 넘길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이 위기는 얼마든지 한반도에 들이닥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가운데 단기간에 극복 가능한 것이 있지만, 극복하기 어려운 것도 존재합니다. 첫째는 경제 위기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독일은 극심한 부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독일은 중국과의 교역을 매우 중시하면서 그곳에 많은 공장을 설립했는데, 중국의 내수 경제와 혼란이 현재 독일의 제조..

13 독일 문화 2025.02.26

10CC의 세 편의 음악

왼쪽 아래 인디언처럼 생긴 자가 롤 크램 (기타, 키보드), 개구리 눈을 지닌 그레이엄 굴드먼 (보컬, 베이스), 털북숭이 케빈 고들리 (보컬, 드럼), 오른쪽 아래 어린이처럼 생긴 에릭 스튜어트 (보컬, 기타, 키보드). 10CCL Feel the Lovehttps://www.youtube.com/watch?v=a1LIHN0H6Tg 10CC: Don't hang uphttps://www.youtube.com/watch?v=4ezD-3nBC0c  10CC: Dreadlock Holydayhttps://www.youtube.com/watch?v=fI2FC36lXXQ

6 musica e 2025.02.26

서로박: (4) 블로흐의 카테고리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18. 시간의 카테고리: 블로흐는 현존재의 형태가 경험주의의 방식으로 채택되는 게 아니라, 어떤 역사적 과정에서 변화되어 나타난다고 주장합니다. 이로써 다음과 같은 견해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즉 시간은 시계에 정밀하게 드러나는 시각의 의미로 이해될 수는 없습니다. “시간의 개념은 메트로놈에 의해서 똑같이 이어지는 시각의 연속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교환 가치에 의해서 비롯된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양적으로 표기되는 가격의 순서에 의해서 질적으로 서로 다른 모든 것을 그야말로 평탄하게 만들 뿐이다.” (Bloch, EM: 63).  자연과학자들은 시간을 하나의 “기나긴 관(管)”으로 비유합니다. 역사는 이러한 관을 통해서 움직이는 과정인데, 하나의 사건이 지나가면 다..

27 Bloch 저술 2025.02.26

독일의 2025년 2월 총선

독일 경제가 서서히 내리막길로 치닫는 형국이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계속 그러할지에 관해서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대연정을 꾸리던 자민당 (F.D.P)의 크리스티안 린드너Christian Lindner가 연정 구도에서 일탈하게 되자, 사민당 (SPD) 출신의 올라프 숄츠Olaf Scholz의 권력은 무너지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2025년 2월 25일에 독일에서 조기 총선이 이루어졌다. 선거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도표에서 나타나듯이 독일 유권자들은 사민당과 자민당으로부터 등을 돌린 게 분명하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독일의 경제 위기, 난민 수용 문제, 독일 내의 인종주의 그리고 기후 위기 등과 같은 다양한 이슈에 대한 유권자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

14 유럽 정치 2025.02.25

박설호의 시, '잠들지 못하는 당신에게'

잠들지 못하는 당신에게박설호 몸이 아파서뜬 눈으로 염려하는 밤지새는 그대여 그래도 아직여윈 잠 속에서 아련히꿈꿀 수는 있어 지나간 기억떠올리고 저승 살며시관음한 다음에 슬쩍 눈 떠봐그래도 깜깜나라 어둠머물러 있으면 비몽사몽 간애절한 영화 한 편 그냥즐긴다고 여겨 삭신 쑤셔서뜬 눈으로 고민하는 밤지새는 그대여

카테고리 없음 2025.02.24

서로박: (3) 블로흐의 카테고리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카테고리에 관한 보편적인 발언: 이에 관해서 블로흐는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즉 ”보편적인 무엇은 스스로 행동하여 스스로 관철함으로써 각인되는 것이며, 제각기 주어진 무엇 속에서 자체적으로 다양한 것을 결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수한 무엇의 발언은 보편성의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결국 카테고리를 개방시킨다. 카테고리들은 처음에는 사고의 내부에서 각자 가장 보편적인 관계 개념으로서 자신을 표현한다. 그것들은 그러한 식으로 제각기 가장 보편적인 현존재의 양식이라든가, 스스로 움직이는 무엇으로서의 가장 보편적인 현존재의 형태들을 다시 비추어준다. 이는 존재의 틀 그리고 존재의 내용 사이에 어떤 관련성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러한 관계야말로 그 자체 기본적 카테고리이..

27 Bloch 저술 2025.02.23

전홍준의 시, '성수'

성수 성수가 죽었다가족들 들에 나가고소죽을 끓이다 발작을 해옷에 불이 붙어열다섯 해 짧은 생을소신공양하였다 불치병이라는 간질에 걸려일 년 만에 학교를 작파하고온 동네 골목을 쏘다니며누구 집 살구가 언제 익는지어느 둠벙에서 고기가 잘 낚이는지모르는 것이 없던동네의 박물박사 우리가 자치기를 하고 있으면삶은 고구마로 유혹하며끼워달라고 애걸하던 외톨이 멀쩡하다가도 거품을 물고 쓰러져몸이 뻣뻣해지며 발작을 하면누구나 질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온 몸에 죄를 바르고폐차 직전의 차처럼 털털거리는일흔의 고개에서하늘나라 선배인 동무가간절히 생각나느니 나 그곳으로 돌아가면따돌렸다고 원망하겠지세상의 구린내 심하다고본체만체하겠지  *시작노트사람의 일생은, 조물주가 내어준 숙제를 잡고,전전긍긍하는 것이다. 해는 넘어가고 배는 고..

19 한국 문학 2025.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