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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박: 겸허한 자세로 끝없이 노력하기

“삶의 여정에 중요한 것은 나의 권리 외에도 흙의 권리, 여성의 권리 그리고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는 일이다. 이러한 권리를 지키려면 모든 유형의 폭력에 저항해야 한다.” (필자)  친애하는 M, 한국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더욱더 인간답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남보다 불행하게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싼 등록금 지출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호랑이 굴에도 뛰어들려고 할 것입니다. 학생들은 부모님들의 이러한 뜻을 따릅니다. 더러는 대학을 그냥 대충 다니고, 졸업장 따서 그럴듯한 데에 취직하여 행복하게 살려고 합니다. 나라면 무조건 이를 따르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이를 무작정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학문보다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일주..

2 나의 잡글 10:33:47

박설호의 시, '몽양 여운형'

몽양 여운형박설호 여보게 지근이 자네가 *혜화동에서 나를 향해총을 발사했을 때 마지막세상은 뒤집혀 보였지 드디어하늘이 내려앉고 땅이솟았지 피 흘리며 쓰러진나를 애처롭게 내려다보던가로수 놀란 아이들얼씨구 어찌 통한의무지막지한 거사를감행했는가 어떤 연유에서그토록 소름 끼치는 증오를삭이지 못했는가 자네를 용서하겠네목숨은 문의 연결고리어차피 떠날 몸 미련은없어 다만 새로운나라 바로 세우지 못한 게천추의 한일 뿐 세상은내 몸에 열두 번이나지망지망 죽음의덫을 놓았지만 절씨구내 몸을 불사르게 한 것은종이 주인이 되고 여자가사람으로 대접받는참 세상의 꿈이었어 여보게 지근이 무엇이그토록 죽임이라는 살벌한불을 댕기게 했는가자네를 팔불출 지렁이로살게 한 굶주림과꽉 막힌 무지 때문인가 나의처절한 걸음은 그렇지자네 같은 흰옷들..

20 나의 시 2025.02.07

서로박: (1) 체 게바라, 필연적 투쟁과 죽음

- “(...) 자본주의가/ 남겨 놓은 썩어빠진 무기만으로는/ 너는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없네. / 새로운 무엇을 찾아야 해. 새로운 질서 / 혹은 이미 낡은 것을 향상시킨/ 모델, 그렇지. 책상이 나를 관료화시키는가, / 내가 책상을 관료화시키는가?” - (역주: Volker Braun: Guevara oder Der Sonnenstaat, in: ders., Texte in zeitlicher Folge, Bd. 5, Halle/ Leipzig 1990, S. 169. 이하 본문에서 GS로 인용함.)  1. 들어가는 말 의사 출신. 게릴라 전투의 베테랑. 천의 얼굴을 지닐 정도로 변장에 능하나, 고질병인 천식만은 감출 수 없었다. 베레모 차림에 까만 수염 그리고 불타는 눈동자,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45 동독문학 2025.02.06

(단상. 544) 가족 치료

좁은 공간은 언제나 심리적 압박감을 가져다준다. 폐소공포증 내지는 고소공포증은 자유인에게 자유에 대한 반대급부로 주어지는 형벌인지 모를 일이다. 설령 넓은 집이라 하더라도 가족들은 언제나 서로 갈등을 겪게 마련이다. 가정은 개개인에게 제공되는 마치 고향과 같은 안식처이어야 하지만, 때로는 스트레스가 쌓이는 심리적 쓰레기장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가족 구성원들은 외부에서 수용한 스트레스를 집으로 가지고 와서, 가정 내에서 해소하려 하며, 내부적으로 서로의 생활패턴에 시시콜콜 간섭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자신의 심리를 압박하던 사항을 토로하며, 부모, 혹은 형제자매로부터 위안을 받으려 한다. 그러나 정작 그것을 청취하는 당사자는 함께 고민하는 동안에 동일한 크기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3 내 단상 2025.02.05

Deep Purple: Apri, Pablo de Sarasate: Zeigeunerweisenl

젊은 날의 꿈, 좌절 그리고 다시 일어서기를 떠올리는 음악.다시 들으면서 과거의 시간을 떠올립니다.이상하게도 두 음악은 의향에 있어서 유사성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두 곡은 제각기 3장으로 나누어집니다.첫째는 젊은 날의 갈망, 둘째는 좌절과 실연의 아픔, 셋째는 다시 일어서는 열광을 말하는 게 아닐까요?잘 모르겠습니다. Deep Purple - April Pt. 1 - 3 (by Purple Rising) (12분 34초)https://www.youtube.com/watch?v=iKOjmTzAFA4 Itzhak Perlman - Pablo de Sarasate, Zigeunerweisen Op.20 (8분 39초)https://www.youtube.com/watch?v=ufIlOXXMqs0

6 musica e 2025.02.05

서로박: 망상의 계엄령, 계엄령의 망상

1. 망상증 환자의 눈은 언제나 앞으로만 향한다. 내란수괴 굥석열은 탄핵 심판의 법정에 나와서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이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내렸다니, 마치 호수 위에 떠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는 것 같다.” 그는 국회의원의 체포를 명령하지 않았는데, 자신에 대한 탄핵이 마치 달그림자 쫓는 모습처럼 비친다는 말이다. 달그림자 쫓는 자의 비유는 -굥석열의 거짓말은 여기서 논외로 하더라도- 지금까지 굥이 품어온 망상의 특징을 정확히 꿰뚫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2. 일일삼성(一日三省)은 없다. 굥석열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처럼 지금까지 호수 위에 떠있는 달그림자를 쫓으며 좌충우돌 뛰어다니지 않았는가? 골목대장에서 과 대표에 이르기까지, 말단 검새에서 검찰총장에 이르기까지 ..

2 나의 잡글 2025.02.05

서로박: (5) 무지한 자의 맹신으로서의 유토피아. 하인의 '원탁의 기사들'을 중심으로

(앞에서 계속됩니다.) 9. 성배의 상징, 유토피아 성배가 상징하는 바는 하인의 극작품에서 핵심을 이루는 대목이므로, -등장인물의 논의와는 다른 차원에서- 다시 한 번 비판적으로 규명해 볼 필요가 있다. 하인의 작품은 모든 아름다움과 선의 문제를 종교적 차원과 관련시키지는 않는다. 이미 언급했듯이 "원탁의 기사들"에는 시간에 대한 설명이 생략되어 있다. 이는 역사극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려는 극작가의 의도와 관련된다. (역주: 대부분의 극작품은 역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극작품속에 담긴 역사적 소재가 아니라, 극작품의 집필 시기이다. “안티고네는 극장에서 현재 공연된다. 그러므로 연극 사 내지는 극장 사에 관한 질문은 의미를 상실해 버린다.” Chr. Hein: Schlötel oder..

45 동독문학 2025.02.03

서로박: (4) 무지한 자의 맹신으로서의 유토피아. 하인의 '원탁의 기사들'을 중심으로

(앞에서 계속됩니다.) 7. 파르치발의 갈등 및 모순된 상황 (1) 아르투스 왕을 제외한다면 원탁의 기사들 가운데 파르치발이 가장 모순적이자 비극적인 인물이다. 그 이유는 그가 과거에 개인적으로 어떤 커다란 상처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파르치발이 과거에 얻게 되었던 커다란 심리적 상흔을 회피하려는 데에 있다. 물론 그는 성배가 인간의 내면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내면의 상처를 극복하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파르치발에게 현재 중요한 난제들이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파르치발이 과거에 입은 심리적 상처는 무엇인가? 구동독 작가 베르너 하이두첵 (W. Heiduczek)은 1974년에 동독에서 간행한 파르치발을 소재로 한 소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파르치발의 진..

45 동독문학 2025.02.02

서로박: 파시즘 언론, 언론 파시즘

1. 정치적 우경화 현상: 근자에 계엄령 선포와 내란의 진압 그리고 법원 난동 사건 등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빙산의 일각으로서 사회 곳곳에 극우 파시즘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반증합니다. 사실 남쪽의 정치적 지형도는 주지하다시피 우측으로 편향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이유로 친일파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남북 분단 그리고 625 전쟁, 수십 년간 이어진 이승만 박정희의 독재 체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공산주의에 대한 금기 내지는 매카시즘은 좋든 싫든 간에 극우 세력에게 크고 작은 자양을 공급해 왔습니다. 2. 대부분 언론사는 눈을 아래로 깐다.: 필자는 극우 파시즘 세력이 제거되지 않은 이유를 무엇보다도 언론 이데올로기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신문과 방송은 항상 지배자..

2 나의 잡글 202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