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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박: (2) 카프카의 '성'

(앞에서 계속됩니다.) 친애하는 J, 성이 암시하는 비밀은 무엇일까요? 첫째로 막스 브로트 Max Brod의 견해에 의하면 성이란 신의 은총에 대한 상징이라고 합니다. 모든 것을 요한의 묵시록처럼 7일 동안 서술하려고 한 점, K의 직업이 측량 기사라는 점 등은 이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성으로 들어가려는 인간의 노력은 궁극적으로 신의 은총으로 향하는 열정과 같다는 것입니다. 발터 벤야민 역시 이러한 견해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우리는 성의 비밀을 실존주의적으로 구명할 수 있습니다. 이를 주장한 연구자로서 우리는 빌헬름 엠리히를 들 수 있지요. 인간 존재는 마치 미로와 같은 세계 속에서 영원히 방황하면서 살아갑니다. 인간은 허무라는 거대한 고해의 바다 속에서 그냥 실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컨대 알베..

43 20전독문헌 2017.08.17

서로박: 카프카의 성 (1)

친애하는 J, 오늘은 프란츠 카프카의 장편 소설 성에 관해서 언급하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졌지만, 한국인의 생활 방식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주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작품은 개인의 고독을 제재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너무나 인정이 많아서 친구들과 가족들이 너무 가깝게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고독을 느끼지 않지만, 서로 상처입기도 하지요. 이에 반에서 유럽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살아가며, 파트너와의 이별을 무엇보다도 고통스럽게 여기지요. 이 작품은 카프카의 미완성 유고 작으로서 1922년에 집필되었고, 1926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주제는 무척 다양합니다. 왜냐하면 소설의 줄거리를 포괄하는 한 가지 특정한 주제를 찾는 일은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43 20전독문헌 2017.08.17

블로흐: 아리스토텔레스 좌파 (2)

(앞에서 계속됩니다.) 뒤이어 물질에 대한 관심사를 강하게 드러낸 학자는 알렉산드로스 아프로디시아스였습니다. 알렉산드로스의 아리스토텔레스 문헌 해석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는데, 이 영향은 중세까지 이어졌습니다. 그의 연구는 아비켄나, 아비케브론 그리고 아베로에스의 연구를 낳게 됩니다. 우리는 중세의 철학 강의에서 이를 다시 다루게 될 것입니다. 일단 우리는 소재와 형태 사이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기억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이 문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좌파 사상을 연구하는 데 핵심적 사항을 전해주기 때문입니다. 아비켄나Avicenna는 타지키스탄, 혹은 페르시아 출신이라고 알려져 있는 위대한 철학자인데, 어디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아라비아인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부호로 지역에서 활동한 아비..

29 Bloch 번역 2017.08.05

블로흐: 아리스토텔레스 좌파 (1)

다음의 글은 블로흐의 책 고대 철학, 라이프치히 철학사 강의에 실려 있다. Etnst Bloch: Leipziger Vorlesungen zur Geschichte der Philosophie Bd. 1, Frankfurt a. M. 1985, S. 274 - 278. ....................... 일단 아리스토텔레스의 물질 개념 가운데 소재 그리고 형태 사이의 관련성이 이후의 시대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이 문제에 관해서 「아비켄나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 좌파」에서 이 문제에 관해서 자세히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소재와 형태 사이의 관련성 그리고 이에 관한 영향력에 관해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

29 Bloch 번역 2017.08.05

(기록 영화) 우베 텔캄프의 "탑"

우베 텔캄프는 구동독 출신으로서 외과의사로 일하다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의사직을 그만두었다. 그의 소설 "탑"은 2008년에 발표되었고, 올해 2012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는 드레스덴의 정경을 보여주면서, 소설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나는 저서, "전환기 독일 소설. 동독문학 연구 4"에서 이 소설을 분석한 바 있다. 다음을 클릭하면, 작가가 직접 나타나서, 소설의 배경이 되는 드레스덴의 고향 그리고 주위 환경을 설명하고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rvinEnTnQmc 왼쪽부터 여배우 클라우디아 미켈젠, 우베 텔캄프, 배우 얀 요제프 리퍼스

48 최신독문헌 2017.07.25

서로박: 쾨펜의 삼부작 소설들

친애하는 H, 오늘은 당신을 위해서 현대 소설 삼부작을 다루어보기로 하겠습니다. 볼프강 쾨펜 (Wolfgang Koeppen, 1906 - 1995)의 “잔디 속의 비둘기”, “로마에서의 죽음” 그리고 “온실”이 바로 세 편의 소설입니다. 볼프강 쾨펜은 1906년에 사생아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마리 쾨펜이라는 여자였는데, 1906년 그라이프스발트에서 아들을 잉태하여, 혼자 그를 키웠습니다. 쾨펜의 아버지는 공부를 많이 한 안과 의사였으나, 마리 쾨펜과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았습니다. 쾨펜의 아버지는 기인이며 몽상가로서, 결혼 생활 자체를 저주했습니다. 임신 소식을 접했을 때 그는 “단 한번 살을 섞었다는 이유로 결혼식을 올려야하는 것은 그 자체 굴욕”이라고 선언했다고 합니다. 볼프강 쾨펜은 아버지를..

44 20후독문헌 2017.07.22

서로박: 쿤체의 '멋진 세월'

친애하는 J, 오늘은 동독 시인, 라이너 쿤체 (Rainer Kunze, 1933 - )의 산문집 『멋진 세월』에 관해서 언급하려고 합니다. 이 작품은 1976년에 서독에서 발표되었습니다. 쿤체는 자신의 글이 동독에서 간행되기 어렵다는 것을 미리 간파하고, 서둘러 서독에서 간행하게 했던 것입니다. 산문집이 발표되자, 지금까지 발표된 자신의 시작품들보다 더 커다란 반향이 나타났습니다. 작품은 짤막한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동독 젊은이들의 암울한 삶이 간결한 문장으로 서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쿤체가 묘사한 일상은 사회주의 통일당 (SED)이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찬란한 일상생활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작중 화자는 중등과정에 있는 학생들, 대학생들, 공장의 견습생들 그리고 젊은 군인들과..

45 동독문학 2017.07.22

(명저) 배철현: 인간의 위대한 여정

배철현: 인간의 위대한 여정 - 빅뱅에서 호모 사피엔스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이유 (21세기 북스 2017) 배철현 교수는 인간이 살아남은 이유를 이타심에서 찾고 있다. 그의 말을 인용하기로 한다. "인간 본성의 핵심은 이타적 유전자다. 공감, 배려, 친절, 정의, 희생, 정직 등은 이타심에서 피어난 꽃이다. 그 열매가 바로 컴패션Compassion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 (passion)을 자신도 '함께 com' 느껴 그 고통을 덜어주려고 애쓰는 마음과 행동이다. 컴패션을 한자로 표현하면 '자비 慈悲', 아랍어로는 라흐민rahmin, 히브리어로는 어머니의 자궁을 뜻하는 레헴rehem 이라고 한다." 남의 불행과 죽음에 눈물을 흘리고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 - 그것이 지금까지의 인간을 살아남게 하..

1 알림 (명저) 2017.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