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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박: 카프카의 성 (1)

필자 (匹子) 2017. 8. 17. 09:33

친애하는 J, 오늘은 프란츠 카프카의 장편 소설 성에 관해서 언급하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졌지만, 한국인의 생활 방식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주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작품은 개인의 고독을 제재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너무나 인정이 많아서 친구들과 가족들이 너무 가깝게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고독을 느끼지 않지만, 서로 상처입기도 하지요. 이에 반에서 유럽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살아가며, 파트너와의 이별을 무엇보다도 고통스럽게 여기지요.

 

이 작품은 카프카의 미완성 유고 작으로서 1922년에 집필되었고, 1926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주제는 무척 다양합니다. 왜냐하면 소설의 줄거리를 포괄하는 한 가지 특정한 주제를 찾는 일은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카프카 스스로 작품 속에다 여러 모순 사항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어떤 확정된 견해를 의도적으로 피하려 합니다.

 

측량기사 K는 늦게 어느 마을에 당도합니다. 여관에서 어느 농부가 그의 잠을 깨웁니다. 이 마을은 성에 속하는 구역이므로, 손님은 백작의 체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K는 당혹감에 사로잡혀서 말합니다. 백작이 그를 측량기사로서 이곳에 오게 했다는 것입니다. 다음 날 아침 K는 성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눈이 너무 많이 내려 도저히 그곳으로 갈 수 없습니다. 지친 몸으로 K는 여관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는 그곳에서 두 명의 조수를 만납니다. 그들은 K를 도우려고 성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광대를 연상시킵니다. 측량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바르나바스라는 심부름꾼이 성의 관리인 클람의 편지를 가지고 옵니다. K가 성에서 주요 업무를 맡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클람은 자신이 바로 직속상관이라고 말합니다.

 

어느새 저녁이 되었습니다. 성으로 가려던 K는 사람들의 요구에 이끌려 남자들의 술집으로 가게 됩니다. 여기서 K는 클람의 애인인 술집 여자 프리다를 만납니다. 그는 프리다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어쩌면 성적 욕구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프리다는 클람의 방 앞에서 K에게 자신의 몸을 맡깁니다. 그들은 다음날 아침까지 늦잠을 잡니다.

 

마을에 도착한 지 셋째 날 K는 마을 대표를 찾아갑니다. 마을 대표는 이곳에서 아무도 측량 기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누군가 성으로부터 초대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여관 여주인 가르데나는 옛날에 클람의 애인이었는데, K에게 자신의 인생 역정을 들려줍니다. 그러는 동안에 K는 마을 대표로부터 학교 서기로 일하라는 전갈을 받습니다.

 

네 번째 밤이 도래합니다. K는 술집에서 클람을 기다리는 마부를 만납니다. K는 클람의 마차를 타고 그의 코냑을 마시고 취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바르나바스가 성에서 온 한 통의 편지를 전해줍니다. 사람들은 측량 기사로서의 K의 일 그리고 조수의 업무에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당황한 K는 클람씨와 면담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냅니다. 그 후에 그는 프리다가 있는 학교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K는 그미와 밤새도록 토론을 벌입니다. K는 클람을 통하여 반드시 성에 들어가려고 이곳 마을에 머물려고 합니다. 그러나 프리다는 클람을 잊고 마을에서 떠나야 한다고 항변합니다.

 

다섯 번째 저녁 K는 프리다의 요구대로 두 명의 조수를 파면시킵니다. 그는 비난을 당하는 바르나바스 가족에게 향합니다. 말하자면 K는 클람으로부터 새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르나바스의 여동생, 올가는 왜 자신의 가족이 비난을 당하는가? 하는 이유를 들려줍니다. 그의 여동생 아말리아가 성에 근무하는 어느 관리의 저열한 견해를 비판한 적이 있는데, 그 후로 마을은 이 가족을 심하게 멸시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철저히 소외시켰던 것입니다.

 

죄 아닌 죄를 떨치기 위해서 양친은 관청에 들락거리다가 모든 재산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양친은 병들어 죽었다는 것입니다. 올가는 성의 어느 노예에게 정조를 바치기도 하였습니다. 바르나바스는 심부름 일이 무의미하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는 한 번도 성에 발을 들여 놓은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올가가 K 앞에서 성의 비밀을 밝히려고 애를 쓰면, 그럴수록 성의 비밀은 더욱더 커지는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오로지 아말리아만 성에 관해서 아무 것도 알지 않으려고 합니다. 자의식에 가득 차, 어쩌면 헛된 일이지만, 아말리아는 수없이 닥친 고통의 물결에 저항했던 것입니다. 어느새 해가 저문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프리다는 K를 떠나, 술집으로 되돌아가고 없었습니다. K는 그미를 찾으려고 비서 에어랑게를 찾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프리다를 되찾으려고 헛되이 시도합니다. 두 사람이 만났을 때 그미는 K가 바르나바스 집에서 자신을 심리적으로 너무 괴롭혔다고 말합니다.

 

K는 너무나 지친 나머지 뷔르겔이라는 비서를 찾습니다. 이때 뷔르겔은 성이 전혀 기대하지 않은 모든 부탁을 들어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뷔르겔이 계속 말하는 동안 K는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듭니다. 그때 에어랑게는 K를 방에서 끌어냅니다. 피곤한 눈으로 K는 서류를 나누어지는 하인들을 멀거니 바라봅니다. 여기서 다음의 사실이 밝혀집니다. 즉 K의 존재가 성에 종속된 이곳 사람들의 모든 일을 방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K는 새벽에 잠이 듭니다. 하녀인 페피가 나타나서 프리다의 일을 대신 맡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페피는 자신의 집에 거주하자고 K에게 제안합니다. 이 대목에서 소설은 미완성으로 끝나고 있습니다. 카프카는 다음과 같이 작품을 끝맺으려고 계획했다고 합니다. 즉 마지막 7일에 K는 쓸쓸히 죽어 가는데, 이때 그에게 성으로 들어와도 좋다는 편지 한통이 전달된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