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19후독문헌 13

서로박: 구츠코의 '의심하는 여인 발리'

오늘은 청년 독일파의 한 사람인, 카를 페르디난트 구츠코 (Karl F. Gutzkow, 1811 - 1878)의 장편 소설 한 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구츠코는 다재다능한 작가로서 사회적 제약과 인습에 대해 완강하게 저항하는 작품을 집필하였습니다. 그는 감정에 호소하는 작가가 아니라, 지성에 호소하는 작가였습니다. 그의 문학은 주어진 현실에서 어떤 특정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진단하는 데 커다란 강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만큼 사회의 취약점을 예리하게 간파하는 능력을 지닌 작가는 드물 것입니다. 극작품 외에도 많은 시대 소설을 집필했는데, 우리는 시대 소설 속에서 구츠코가 인습에 대해 얼마나 신경질적으로 저항하려고 했는가? 하는 점을 생생하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가 첨예한 주제를 ..

42 19후독문헌 2018.01.05

서로박: 헵벨의 '마리아 막달레나'(2)

9. 등장인물과 주인공: 이제 작품을 거론하기로 합시다. 어쩌면 아버지와 딸 사이의 갈등 관계야말로 시민 비극의 유형에 합당할지 모릅니다. 과거 극작가들과는 달리 헵벨은 바로 이러한 부녀 관계를 통해서 비극적 갈등이 파생된다는 것을 예리하게 간파했습니다. 목수 안톤에게는 딸, 클라라와 아들, 카를이 있습니다. 안톤은 마을의 목수로서 경건하지만, 편협하며, 절약을 최상의 미덕으로 생각합니다. 가족이나 이웃의 어느 누구도 그의 아집을 꺾을 수 없습니다. 이에 비하면 그의 아들 카를은 도시 지향적입니다. 안톤의 시각에 의하면 카를은 신을 경배라는 자세를 지니고 있지 않으며, 씀씀이가 헤픈 젊은 건달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10. 처녀, 임신하다: 클라라는 한 남자를 사귀지만, 마음이 여린 농촌 처녀입니다. 그..

42 19후독문헌 2017.08.18

서로박: 헵벨의 '마리아 막달레나'(1)

1. 외골수, 반항아, 프리드리히 헵벨: 프리드리히 헵벨 (1813 – 1863)은 사실주의시기에 문학적 족적을 남긴 작가입니다. 주지하다시피 독문학사의 황금기는 19세기 초반이었고, 1830년 이후에는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이는 독일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과 관련됩니다. 독일은 봉건적 억압 체제가 팽배해 있었으며, 인접 국가들에 비해서 경제적으로 낙후해 있었습니다. 수많은 제후들은 자코뱅주의를 지향하는 진보적 젊은 작가들을 노골적으로 탄압하였습니다. 가령 하인리히 하이네 그리고 뵈르네 등은 프랑스로 망명한 것도 작가에 대한 탄압과 검열 때문이었습니다. 예술의 황폐한 분위기 속에서 우뚝 선 극작가는 프리드리히 헵벨이었습니다. 처음에 그는 가정적으로 불우한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덴마크 국..

42 19후독문헌 2017.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