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근대독문헌 62

서로박: (4) 빌란트의 '황금의 지침서'

(앞에서 계속 됩니다.) 17. 법의 실천 그리고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노력: 도시가 황폐화되고, 그 지역에 더 이상 주민들이 거주하지 않게 되면, 어떤 혁신적 조처가 내려지게 됩니다. 이 경우 도시의 일부만 수정되는 게 아니라, 도시 전체가 어떤 다른 새로운 계획에 의해서 건립됩니다. 도시는 자치적으로 계몽된 왕을 선정하는데, 왕들은 그야말로 새롭게 건립되는 공동체의 하인으로 일하게 됩니다. (Wieland: 251). 그렇게 되면 세시안 왕국에서는 왕이 법을 집행하는 게 아니라, 법이 왕으로 하여금 모든 규정을 집행하게 요구합니다. 다시 말해서 정책을 실행하는 자는 주어진 법적 토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지역을 총괄하는 왕, 티판에게는 막강한 권력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그는 입법자, ..

40 근대독문헌 2019.06.17

서로박: (3) 빌란트의 '황금의 지침서'

(앞에서 계속됩니다.) 12. 자연성과 인간 문화를 통합시킨 세시안 왕국: 중요한 것은 세시안 왕국의 삶이 무조건 자연의 법칙에 해당하는 무위에 의해서 영위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제도적이고 인위적인 정책은 부분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페늘롱은 이상 국가가 오로지 고대의 아르카디아의 경우처럼 모든 인위성을 배격하는 자연 상태로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페늘롱의 시대적 현실은 고대의 현실과는 다른 여러 가지 현실적 조건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그는 『텔레마크의 모험』에서 두 개의 절충적인 유토피아 모델을 설정한 바 있습니다. 그 하나는 “베타케”의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살렌타인”의 모델을 가리킵니다. 베타케가 ..

40 근대독문헌 2019.06.17

서로박: (2) 빌란트의 '황금의 지침서'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세시안 왕국: 원래 세시안의 광활한 지역은 많은 작은 공국으로 분할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변방의 제후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세력을 확장시키기 위해서 서로 소규모의 전쟁을 치렀습니다. 어느 날 타타르의 칸, 오굴이 세시안의 전 지역을 정복하였습니다. 오굴은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명정대하고 이성적으로 넓고 광활한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기득권을 누리던 사제들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권력에 기생하던 사제 계급, “야-포우스Ya-Faous”는 그때까지 사회의 상류층으로 대접받으면서 살아왔습니다. 세시안 사람들은 사제들에게 머리를 수그리며 그들을 경배했는데, 이제 그렇게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오굴은 혼자 있기..

40 근대독문헌 2019.06.17

서로박: (1) 빌란트의 '황금의 지침서'

1. 17세기 18세기에 출현한 국가소설: 이미 언급했듯이 서양의 국가 소설은 크세노폰의 『키로스 왕의 교육Kyrupädie』에서 출발하여, 르네상스시기에 만개하였습니다. 17세기와 18세기에 이르면 국가 소설은 기술과 학문에 바탕을 둔 유토피아 미래 소설로부터 벗어나서, 군주의 교육서적의 면모를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군주의 교육 서적은 “제후의 규범Fürstenspiegel”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문헌 속에는 바람직한 이상국가가 하나의 가설로 설정되어 있는데, 군주의 교육 서적은 바로 이 점에 있어서 사회 유토피아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 군주의 교육서적은 어떤 이상적인 군주가 자신의 국가를 다스릴 때 어떠한 권리를 지니며, 어떠한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하는가? 하는 점을 추가..

40 근대독문헌 2019.06.17

서로박: 클라이스트의 '펜테질레아' (2)

9. 성의 투쟁, 사랑 그리고 살인: 클라이스트의 극작품은 등장인물의 심리적 관계를 직시하여, 거기에서 어떤 병리학적 문제를 예리하게 추출하고 있습니다. 병리학이 전혀 발달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투적 열광 그리고 성적 열광의 뒤엉킴을 탁월하게 묘사해낼 수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펜테질레아는 사랑에 관한 놀라운 상을 떠올립니다. 그것은 “성의 투쟁으로서의 상”입니다. 에로스에 대한 갈구와 이성에 대한 증오심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도사리고 있는데도, 여주인공은 그것들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게오르크 슈타이너가 영리하게 지적한 바 있듯이, 작품 「펜테질레아」는 “장검의 춤”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0. 사마귀 혹은 거미들이 행하는 사랑의 혈투: 그리스 영웅과 아마존 여왕은 서로의 성을 ..

40 근대독문헌 2019.05.07

서로박: 클라이스트의 펜테질레아 (1)

1. 여성 국가 속에서 싸우고 사랑하는 여성 사랑과: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 (Heinrich von Kleist, 1777 - 1811)의 「펜테질레아 (Penthesilea)」는 24 장면으로 이루어진 운문 비극입니다. 이 작품은 1808년에 처음으로 공연되었습니다. 1876년 5월에 베를린에서 재연되었는데, 이 공연은 그해 4월에 베를린 국립 극장에서 공연된 무언극 원고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선사 시대에 에티오피아 부족들은 스키타이 지역을 습격하여, 그곳의 모든 남자들을 살해한 다음에 스키타이 지역의 여성들을 소유합니다. 노예가 된 여성들은 피로 복수하리라고 결심합니다. 어느 날 밤에 그들은 야밤을 타서 에티오피아 부족의 침입자들을 살해하고, 아마존 여성의 국가를 건립합니다.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

40 근대독문헌 2019.05.07

서로박: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 (2)

8. 자살에 대한 두 사람의 견해 차이: 두 사람 사이의 이질성은 자살에 관한 견해에서 백일하에 드러납니다. 베르테르가 자살이 개인의 자유와 권한에 입각한 합법적인 태도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알베르트는 자살을 도덕에 위배되는 행동이라고 단언합니다. 이에 비하면 베르테르는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통으로 인하여 아픔을 겪을 수 있는데, 이러한 아픔이 자신의 삶을 끊도록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커다란 고통은 한 인간으로 하여금 죽음으로 향하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알베르트가 자살 행위를 하나의 수치라고 매도하는 반면에, 베르테르는 자살의 의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자살자는 외부적인 충격을 받고, 이로 인해 목숨을 끊습니다. 그렇기에 자살은 자연적 죽음의 변..

40 근대독문헌 2019.04.07

서로박: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 (1)

1. 젊은 괴테의 소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749 – 1832)의 명작 서간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는 1774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발표된 즉시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켜서 유럽 전역으로 번역 소개되었습니다. 유럽의 수많은 젊은이들은 베르테르처럼 노란 조끼를 즐겨 입었으며, 몇몇 영혼들은 -마치 베르테르가 그러했듯이- 이룰 수 없는 사랑의 고통으로 극단적 자살을 선택하기도 하였습니다. 괴테의 작품은 주어진 현실에 대한 비판과 격노한 감정 표출을 여지없이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른바 “질풍과 노도”라는 문학적 조류를 주도하는 문학작품의 반열에 서게 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괴테의 연애 체험을 통해서 탄생된 것입니다. 사실 작가의 체험과 소설 속의 내용 사이에..

40 근대독문헌 2019.04.07

서로박: 괴테의 파우스트 (4)

제 3막: 제 2막에서는 삶과 기술이라는 극단성의 종합이 주제로 작용했습니다. 제 3막, 이른바 헬레나 장면에서는 헬레나가 주도적 인물로 등장합니다. 여기서는 시간 개념 그리고 공간 개념이 모순적으로 뒤엉켜 있는데, 이 때문에 나중에 괴테는 여기에 넓은 의미에서의 고전적 특성과 낭만적 특성의 혼합되어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헬레나는 트로야의 노예 처녀들과 함께 미케네로 돌아오는 길에서 포르키아스와 조우합니다. 포르키아스는 텅 비어 있는 궁궐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파우스트는 게르만의 장수로서 주인 없는 스파르타를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파우스트와 헬레나는 서로 마주칩니다. 헬레나는 행여나 남편 메넬라오스가 보복할까봐, 포르키아스의 인도 하에 시종을 데리고 파우스트의 성에 피신해 있었던 것입니다...

40 근대독문헌 2018.08.26

서로박: 괴테의 파우스트 (3)

괴테의 "파우스트" 제 2부의 내용은 어떤 산맥의 장면에서 완전히 새롭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파우스트는 거대한 심리적 충격에서 벗어나 망각의 잠에서 깨어납니다. 과거는 완전히 망각되어 있습니다. 공기의 요정, 아리엘은 에테르의 영혼들과 함께 주인공을 망각의 공간에 가라앉게 조처했던 것입니다. 장면은 천국의 프롤로그로 되돌아가 있습니다. 파우스트는 꿈속에서 우주의 어떤 구원하는 능력을 체험합니다. 떠오르는 태양의 끓어오르는 불꽃은 어떤 파괴적인 에너지를 시사해줍니다. 또한 폭포에서 나오는 무지개의 모습은 기이한 마력을 보여줍니다. 절대적인 무엇은 인간에게 지나간 과거의 면사포 속에 약간 암시될 뿐입니다. 인간 존재의 공간은 어쩌면 “색깔” 속에 담겨 있는지 모릅니다. 색깔은 빛과 어둠 사이의 영역을 반영하..

40 근대독문헌 2018.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