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근대독문헌 61

서로박: 괴테의 에그몬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747 - 1832)의 5막극 「에그몬트」는 1788년에 발표되었으며, 1791년 3월 31일 바이마르에서 처음 공연되었습니다. 작품은 1775년에 집필되어, 1787년까지 지속적으로 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작품 자체가 주제의 측면에서 일원성을 지니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 모릅니다. 괴테는 예수회 교도인 파미아누스 스트라다 (F. Strada)의 "10년간의 벨기에 전쟁" (1651) 그리고 에마누엘 폰 메테렌 (E. v. Meteren)의 "네덜란드 전쟁의 고유한, 완성된 기록" (1627)을 읽고 작품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극작품의 등장인물은 품위와 자유롭고도 관대한 정신을 지닌, 그러나 현실 감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추상적인 인물 에그몬트 백작입니다. 그는..

40 근대독문헌 2021.10.30

서로박: 렌츠의 가정교사 (3)

나중에 구스첸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미는 어느 숲속에 숨어 있다가 눈먼 거지, 마르테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리하여 마르테의 집에서 기식하면서, 로이퍼의 아기를 출산합니다. 몇 달 후 구스첸은 자신의 소식을 가족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마르테의 집을 몰래 빠져나와 이웃마을로 향합니다. 다른 한편 폰 베르크 소령은 공립학교에 숨어지내는 로이퍼를 수소문하여 끝내 찾아냅니다. 그는 로이퍼에게 다가가 사정없이 총격을 가합니다. 심한 총격에도 불구하고 로이퍼는 다행히 부상당하지 않습니다. 폰 베르크 소령은 로이퍼가 구스첸의 소식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을 감지한 다음에, 그곳을 벗어나 황급히 사라집니다. 구스첸은 나름대로 베르크 소령을 찾아 나섰지만, 아무런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미는 순간적으로 깊은 절망감..

40 근대독문헌 2021.10.04

서로박: 렌츠의 가정교사 (2)

이제 작품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제 1막: 무대는 18세기 70년대 동프로이센 지역의 인스터부르크라는 마을입니다. 신학대학원생 로이퍼는 마을의 공립학교에 교사로 채용해 달라고 청원합니다. 이때 추밀원 고문관 폰 베르크는 로이퍼로 교사 채용을 거절합니다. 왜냐하면 가난한 시민계급 출신이라는 사실이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가정교사로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극작가는 가정교사를 “로이퍼 Läuffer”라고 명명하였습니다. “로이퍼”란 귀족이나 기사들이 말을 타고 달릴 때 뒤에서 말과 함께 달리는 보병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극작가는 평민에 해당하는 주인공의 신분을 강조하려고 했습니다.) 로이퍼는 추밀원 고문관의 동생인 폰 베르크 소령의 집에서 그의 아들 레오폴트를 가르치게 됩..

40 근대독문헌 2021.10.04

서로박: 렌츠의 가정교사 (1)

친애하는 L, 오늘은 독일의 문화적 황금 시기에 좌절과 가난으로 고통스럽게 살아간 한 작가의 작품 하나를 고찰하려고 합니다. 야콥 미하엘 라인홀트 렌츠 (Jakob Michael Reinhold Lenz, 1751 - 1792)의 「가정교사」라는 희극작품이 그것입니다. 작품의 제목은 어쩌면 “접장”이라고 번역되는 게 타당할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당시의 가정교사는 주로 고위 귀족층의 자녀들을 가르치는 지식인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처음부터 신분상의 차이를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되었지요. 보수가 너무나 박한 것은 물론이요, 시도 때도 없이 귀족들로부터 푸대접을 받았습니다. 헤겔, 실러를 비롯하여 평민 출신의 수많은 젊은 지식인들이 가정교사 직을 통해서 생계를 이어가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

40 근대독문헌 2021.10.04

서로박: 레싱의 민나 폰 바른헬름 (2)

7. 레싱 문학의 위대함은 극작품의 구성에 있다. 레싱 문학의 강점은 한마디로 말해서 극작품의 구성에 있습니다. 이야기의 전개 과정은 텔하임 소령과 민나 사이의 얽혀있는 관계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예로서 우리는 막간극을 들 수 있습니다. 레싱은 막간을 이용하여, 프랑스 장교, 리코 델라 마리니예를 등장시킵니다. 막간 장면을 통해서 레싱의 희극은 오히려 비극적 모티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코는 우연히 여성들의 방에 잘못 들어와, 텔하임 소령을 찾는다고 말합니다. 텔하임에게 전해줄 소설 작품 한 권을 들고 왔는데, 만약 그가 소설을 읽으면, 매우 기뻐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리코는 자신이 텔하임과 마찬가지로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상실하고, 거지 신세가 되었다고 꾸며댑니다. ..

40 근대독문헌 2021.10.04

서로박: 레싱의 민나 폰 바른헬름 (1)

1. 전업 작가, 레싱: 친애하는 L,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 (1729 - 1781)은 독일 계몽주의 시대에 가장 빛나는 작가로 손꼽힙니다. 또한 그는 독일 최초의 “전업 작가 der freie Schriftsteller”이기도 합니다. 그의 우스꽝스러운 극작품 「민나 폰 바른헬름 혹은 군인의 행운」은 5막 극으로서 1763년에 집필되었고, 4년 동안 원고를 묵혀두었다가, 1767년에 발표, 그해에 함부르크 극장에서 초연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동시대의 소재에 대한 희극적 형상화입니다. 여기서 극작가는 애써 애국적 태도를 강조하지는 않습니다. 레싱은 1759년에 단막극 「필로타스 Philotas」에서 주인공의 탈 영웅적 태도를 은근히 암시한 바 있는데, 이는 나중의 작품의 주인공을 염두에 ..

40 근대독문헌 2021.10.04

서로박: 괴테의 "서동시집"

괴테는 "서동 시집"에서 페르시아 시인 하피스 (1317/ 25 - 1389/ 90)의 시를 읽고 오리엔트의 세계를 작품화했다. 당시 1814년 요젭 폰 함머-푸르크슈탈의 하피스의 독일어 번역 작품이 괴테에게 감동을 주었다. "서동 시집"은 東西의 문화 그리고 두 시인의 交感을 형상화시키고 있다. (당시 이미 신대륙의 삶이 전해졌으나, 유럽인들은 페르시아 지역을 여전히 동방이라고 믿고 있었다.) 괴테는 스스로를 하피스의 쌍둥이 동생이라고 간주하고, 자신의 고유한 모방시를 하피스보다 더 탁월하게 창조하려고 했다. 괴테는 하피스의 시를 읽고,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젊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하여 그는 1814년 라인 강 마인 강 그리고 네카 강변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때 “동방의 세계는 인류의 근..

40 근대독문헌 2021.09.02

서로박: 레싱의 함부르크 연극론

(1) 배우와 연출가는 왜 그리 교만한가?: 친애하는 K, 오늘은 레싱의『함부르크 연극론』에 관해서 논하기로 합시다. 이 글이 연출가를 꿈꾸는 당신의 미래에 조금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레싱이 1767년에서 1769년 사이에 집필한 연출 및 극예술 비평에 관한 문집입니다. 이 작품은 1767년 4월 22일 함부르크 국립 극장이 건립된 것을 계기로 씌어졌습니다. 레싱은 1766년에 발표된 『라오콘』에서 극예술을 회화 예술과 비교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극작품은 “일시적인 회화 (transitorische Malerei)”라고 규정되고 있습니다. 극작품이란 레싱의 견해에 의하면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분명하고 정확한, 특수한 규칙에 따라 공연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배우와 연출자들..

40 근대독문헌 2021.08.23

서로박: 레싱의 안티 괴체

레싱의 "안티 괴체. 괴체 목사의 자유 기고문에 대한 필연적 기고문 (Anti-Goeze. Das ist Notgedrungene Beyträge zu den freywilligen Beyträgen des Herrn Pastors Goeze)"는 함부르크의 주목사, 요한 멜히오르 괴체 (1717 - 1786)의 글을 반박하는 신학적 논쟁의 글이다. 이 글은 1778년 4월에서 7월 사이에 씌어졌다. 그러나 이 작업은 계속 추진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1778년 7월 13일에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레싱이 더 이상 반박문을 쓰지 못하도록 조처했기 때문이다. 논쟁의 발단은 17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함부르크 출신의 동방 연구가, 헤르만 사무엘 라이마루스 (1694 - 1768)는 아주 방대한 책, "이..

40 근대독문헌 2021.08.23

서로박: 괴테의 친화력 (2)

소설의 제 2부는 두 여인의 일과로 시작됩니다. 그들은 성에 남아서 묘지를 가꾸고 예배당을 증축하는 일에 매달립니다. 말하자면 제 2부는 죽음의 그림자로 시작되는 셈이지요. 독자는 어느 건축가와 나누는 오틸리에의 대화에서 지루한 일상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샤를로테의 딸인 루시안네가 성을 찾아와서, 어머니에게 바깥세상의 복잡다단한 사건들을 전해줍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영지 내에서 지내는 귀족들의 한가한 삶과 대립되는 것들이지요. 아들은 성장할수록 오토와 너무나 닮아갔습니다. 샤를로테는 이에 대해 스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어느 날 에두아르트는 전쟁으로부터 무사히 귀환하게 되었습니다. 오틸리에는 아이를 데리고 호숫가로 가서 애인과 뜨겁게 재회합니다. 에두아르트는 자신의 아이를 보는 순간 에두아르트는 ..

40 근대독문헌 202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