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근대독문헌 61

서로박: 빌란트의 "아가톤의 이야기" (1)

계몽주의와 로코코 예술 사이를 오가는 남부 독일의 소설가, 크리스토프 M. 빌란트 (Chr. M. Wieland, 1733 - 1813)의 『아가톤의 이야기』는 빌란트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로서, 1766년과 1767년에 걸쳐 첫 번째 원고를 두 권으로 간행되었다. 1773년에 빌란트는 두 번째 원고를 집필하여, “아가톤”이라는 제목으로 네 권으로 간행하였다. 여기에는 「아가톤에 담긴 역사적인 무엇에 관하여」라는 일종의 서언, 「다나에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라는 장면이 첨가되어 있다. 세 번째 마지막 원고는 1794년에 완결되었다. 여기에는 「아르히타스Archytas의 시스템」 그리고 아가톤과 아르히타스의 대화 부분이 다시 첨가되었다. 빌란트는 1794년 전집을 간행하면서, 다음과 같이 술회한 바 있다. 즉 ..

40 근대독문헌 2022.01.18

서로박: 횔덜린의 "히페리온" (4)

(앞에서 계속됩니다.) (12) 자연과 예술가를 무시하는 속물 비판: 횔덜린은 작품의 말미에 독일인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이는 독일인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신적 감정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우둔하며, 우미의 여신의 행복을 맛보기에는 골수까지 썩어 있는” 현대인들을 야유하기 위함입니다. 작가는 “예부터 야만인이었던 그 독일인들은 근면과 학문, 심지어는 종교에 의해서 더욱 야만스러워졌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성스러운 자연의 의미를 망각하고 눈앞의 이득에만 집착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독일의 일반 사람들이 예술가를 무시하고 경멸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대들 나라의 시인과 예술가를 볼 때, 아직도 정령을 존중하고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선..

40 근대독문헌 2022.01.02

서로박: 횔덜린의 "히페리온" (3)

(앞에서 계속됩니다.) (8) 제 1부, 히페리온의 아테네 서한: 제 1권의 마지막 편지는 흔히 “아테네 서한” 내지 “아테네 연설”이라고 명명되는데 소설의 주제를 파악하는 데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히페리온은 여기에서 아테네 사람들을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구분할 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스스로 자라났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세계와의 행복한 일치감 속에서 생활했다는 것입니다. 고대인들은 신과 일치되는 본원적인 존재로 부족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히페리온은 고대인들이 의식한 “칼로카가티아 καλοκἀγαθία”의 이상을 디오티마에게서 발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선과 아름다움은 구체적으로 드러난 절대성으로서 현실화된 유토피아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히페리온은 그것을 인간과 세계를 결합시키는..

40 근대독문헌 2022.01.02

서로박: 횔덜린의 "히페리온" (2)

(앞에서 계속됩니다.) (5) 선하고 아름다운 여성, 디오티마: 작품을 언급하기 전에 주인공 히페리온이 사랑했던 여인 디오티마에 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디오티마 Διοτίμα는 플라톤의 대화록 『향연』에서 언급되는 인물입니다. 그미는 만티네키아 출신의 현명한 여인으로서 작품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소크라테스가 에로스와 관련되는 대화에서 그미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디오티마는 올바른 철학의 방향은 에로스틔 열정을 포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당시 고대 사회 사람들은 선과 미의 융합을 하나의 이상으로 간주했습니다. 착한 마음과 아름다움은 하나로 일원화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디오티마라는 인물이 드러내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여기다가 진리 추구..

40 근대독문헌 2022.01.02

서로박: 횔덜린의 "히페리온" (1)

(1) 위대한 명작은 끝없는 집필과 퇴고의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친애하는 K, 독일 최대의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 (1770 - 1843)의 소설, "히페리온"은 1797년에서 1799에 두 권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초고는 이미 1792년에 집필되었는데, 현재 유실되고 없습니다. 1794년에 시인은 발터스하우젠의 칼프 부인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일했습니다. 이때 시인은 「히페리온에 관한 단편」 [1]을 집필하여, 실러 (Schiller)의 잡지, "탈리아 Thalia"에 간행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횔덜린의 작품은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795년 여름에 코타 출판사는 시인에게 100 굴덴을 지급하고 본격적 집필을 종용하였지요. 그리하여 횔덜린은 「휘페리온 운문 판」 ..

40 근대독문헌 2022.01.02

서로박: 라이제비츠의 "율리우스 폰 타렌트"

친애하는 L, 작품 하나로 문학사에 남은 작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라이제비츠의 경우가 그러했습니다. 요한 안톤 라이제비츠 (1752 - 1806)는 하노버에서 포도주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1770년에서 1774년까지 그는 예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시인 뷔르거 Bürger, 횔티 Hölty 보이에 Boie 등과 사귀었습니다. 1775년 브라운슈바이크에서 변호사로 일했습니다. 레싱과 친교를 맺었습니다. 1776년 베를린으로 거주지를 옮겨서 프리드리히 니콜라이와 교우 관계를 맺습니다. 그는 생계를 위해서 1785년 브라운슈바이크 영지의 비서로 일했습니다. 1780년 바이마르에서 괴테, 빌란트, 헤르더 등을 만났습니다. 1781년 라이제비츠는 소피 자일러와 결혼합니다. 1785년 브라운슈바이크-..

40 근대독문헌 2021.12.12

서로박: 슈나벨의 "펠젠부르크 섬" (4)

(앞에서 이어집니다.) 20. 법이 필요 없는 가부장적 가족 공화국: 한마디로 말해서 슈나벨의 『펠젠부르크 섬』은 “가부장적 가족 공화국”으로 명명될 수 있습니다. 섬에서 설계된 국가는 동시대의 절대 왕정 체제에 대한 반대급부의 상이라는 점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오로지 소재의 측면에 있어서 로빈손 크루소 소설의 유형에 편입될 수 있을 뿐입니다. 펠젠부르크 섬의 최고 우두머리는 결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독재자가 아닙니다. 그는 인민들의 동의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추대되는 대표자 내지 섬의 책임자로 명명될 수 있습니다. 펠젠부르크 섬이 공화국으로 명명될 수 있는 까닭은 권력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내 생각은 권력을 지닌 제후로서의 최고 우두머리가 나라를 통치하거나 명..

40 근대독문헌 2021.12.10

서로박: 슈나벨의 "펠젠부르크 섬" (3)

(앞에서 이어집니다.) 13. 펠젠부르크 공동체의 탄생 배경: 섬 펠젠부르크에서 남은 사람은 알베르투스와 콘코르디아, 두 사람뿐이었습니다. 알베르투스는 섬세한 마음을 지닌 선량한 남자였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그미의 안녕을 지켜주겠노라고 맹세합니다. 두 남녀는 축복받은 섬에서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어느 날 그들 사이에서 딸이 태어납니다. 어느 날 콘코르디아는 주인공의 탄식을 엿듣게 됩니다. 알베르투스는 낯선 섬에서의 생활에서 고독을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미는 알베르투스에게 결혼을 요청합니다. 알베르투스의 가족은 아홉 명으로 늘어납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몇몇 난파당한 사람들이 이곳으로 당도하게 되었으며, 성 헬레나 섬에서 혹은 다른 지역에서 몇 쌍의 부부가 펠젠부르크로 건너옵니다. 나중에는..

40 근대독문헌 2021.12.10

서로박: 슈나벨의 "펠젠부르크 섬" (2)

(앞에서 이어집니다.) 7. 개별 작품들: 다시 한 번 4권의 내용을 요약정리해 보겠습니다. 제 1권은 알베르투스 율리우스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펠젠부르크 섬에 정착하게 된 계기와 과정 등이 차례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제 2권과 3권은 펠젠부르크 섬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사건들, 개척자로서의 율리우스 알베르투스의 역정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유럽 여행 등이 차례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제 4권은 섬에 온존하고 있는 전쟁의 위험성 그리고 여러 가지의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자전적 이야기 속에 국가적 시스템 그리고 이에 대한 논의들이 중첩적으로 뒤엉켜 있다는 사실입니다. 9. 주인공 에버하르트 율리우스: 소설의 화자인 “나”는 에버하르트 율리우스로서, 영웅, 알베르투스 율리우스의 동생의 ..

40 근대독문헌 2021.12.10

서로박: 슈나벨의 "펠젠부르크 섬"(1)

1. 공동의 찬란한 삶을 꿈꾸는 계몽주의 유토피아: 친애하는 S, 오늘은 요한 고트프리트 슈나벨 (Johann Gottfried Schnabel, 1692 - 1760)의 4권으로 이루어진 소설 『펠젠부르크 섬』에 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방대한 소설 작품은 1731년, 1732년, 1736년 그리고 1743년에 “기잔더 Gisander”라는 가명으로 차례로 출간되었습니다. 작품은 오랫동안 읽혀진 독일의 장편 소설인데, 작품의 해석은 무척 다양합니다. 혹자는 작품이 “정치적 체제를 중시하지 않는 문화적 유토피아” (Brüggemann)로 평가하는가 하면, 혹자는 작품에서 “현실 도피를 강조한 유토피아의 요소” (Mayer)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나아가 슈나벨의 작품은 “동시대의 절대 왕정 체제를 재생..

40 근대독문헌 2021.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