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근대독문헌 61

서로박: (1) 하인제의 아르딩겔로

1. 하인제의 아름다운 소설: 오늘은 횔덜린의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인 작가 요한 야콥 빌헬름 하인제 (1746 - 1803)의 소설 한 편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하인제는 횔덜린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가정교사 그리고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면서 작품을 집필하였습니다. 오늘 다루려는 소설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르딩겔로 그리고 축복 가득한 섬들. 16세기에서 비롯한 이탈리아의 이야기 Ardinghello und die glückseeligen Inseln. Eine Italiänische Geschichte aus dem sechzehnten Jahrhundert』 (1787). 이 작품은 1785년 작가의 이탈리아 체류 후에 집필되었는데 1787년 발표되었습니다. 초고는 이전에 이미 세 차례에 걸쳐..

40 근대독문헌 2023.03.03

서로박: 장 파울의 거인 (2)

(앞에서 이어집니다.) 9. 친구와 연인, 사랑과 질투 그리고 소유욕: 로크바이롤은 어느새 바람둥이 남자, 사기꾼의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냅니다. 어느 날 그는 알바노의 집에서 일하는 하녀를 유혹합니다. 하녀의 희디흰 속살이 그의 마음을 완전히 설레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로크바이롤은 어느 날 밤에 하녀를 데리고 어디론가 떠나서, 그미의 처녀성을 유린해버리고 맙니다. 나중에 그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지만, 그를 개망나니로 행동하게 했던 것은 욕정이 아니라, 젊음을 사랑하는 순수한 정념이라고 털어놓습니다. 그의 변명을 듣고 있던 주인공으로서는 로크바이롤의 행동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알바노는 그에게 “더 이상 만나지 말자.”고 말하면서 절교를 선언합니다. 다른 한편 로크바이롤의 여동생, 리안..

40 근대독문헌 2023.01.03

서로박: 장 파울의 거인 (1)

1. 위대한 반고전주의 작가, 장 파울: 친애하는 P, 장 파울 (Jean Paul, 1763 – 1825)은 독일의 천재적인 반고전주의 작가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밖에 프리드리히 횔덜린 그리고 클라이스트가 나머지 반고전주의 작가입니다. 장 작 루소에게서 영향을 받은 그는 독일 산문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놓았습니다. 그의 언어유희, 풍자와 예리한 암시적 표현 등은 후세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그의 탁월한 문체 그리고 언어구사는 번역작업을 어렵게 하여, 영미권은 물론이며, 남한에서도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2. 감정의 온탕, 풍자의 냉탕: 오늘은 장 파울의 소설 『거인』을 언급하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장 파울의 대표작으로서 동시대인들로부터 “감정의 온탕 그리고 풍자의 냉탕”..

40 근대독문헌 2023.01.03

서로박: 실러의 '간계와 사랑'

오늘은 프리드리히 실러 (1759 - 1805)의 5막 극, 「간계와 사랑 Kabale und Liebe」을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1784년 4월 13일 프랑크푸르트 극장에서 처음으로 공연되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실러는 1782년 9월 24일 자신의 친구이자 훗날 음악가로 이름을 떨치는 요한 안드레아스 슈트라이허 (Johann Andreas Steicher, 1761 - 1833)와 함께 카를 오이겐 공작이 다스리는 뷔르템베르크 공국을 탈출하였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그는 「도둑떼들」,「제네바에서의 피에스코의 반란」 다음으로 세 번째의 극작품을 구상 중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실러가 1783년 1월 14일 만하임의 인민 극장의 단장인 달하임에게 보낸 편지에 적혀 있습니다. 프리드리히 실러는 그해..

40 근대독문헌 2022.04.15

서로박: 실러의 오를레앙의 처녀

친애하는 P, 오늘은 프리드리히 실러 (1759 - 1804) 의 극작품, 「오를레앙의 처녀 (Die Jungfrau von Orlean)」에 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이 작품은 1801년 라이프치히에서 처음으로 공연되었습니다. 실러는 1800년 6월에 작품 「마리아 슈투아르트」를 완성한 직후, 바로 이 작품의 집필에 들어갔습니다. 이 작품은 로트링겐 출신의 시골처녀 요한나 티바우트 (1411년경 출생)의 파란만장한 삶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1339년에서 1453년 사이에 영국과 프랑스는 오랜 시기 동안 전쟁을 치렀습니다. 프랑스 군대는 1429년에서 1430년에 연승을 거두었는데, 이 시기에 요한나는 영국군의 수중에 들어가, 1431년에 마녀로 몰려 화형당하게 됩니다. 친애하는 P, 프리드리히 실러는 ..

40 근대독문헌 2022.02.10

서로박: 그림멜스하우젠의 "심플리치시무스" (2)

(앞에서 이어집니다.) 친애하는 K, 쾌락은 일시적일 경우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법입니다. 쾌락의 이후에는 나른한 권태가 언제나 인간을 괴롭히지 않는가요? 그렇기에 주인공은 즉시 주지육림의 생활을 반성합니다. 결국 주인공은 독일로 돌아가기를 결심합니다. 귀향길에서 그는 유행성 천연두에 걸려 고생하다가, 건강해집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묘약을 만들어 팔아먹는 돌팔이 의사로 살다가, 필립스부르크에서 군인들에게 사기꾼으로 체포됩니다. 감옥에 있다가 처형당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때 그를 감옥에서 빼내준 사람은 자신의 옛 친구 헤츠브루더였습니다. 친구는 막데부르크에서 강도 올리버와 함께 이곳저곳 방랑하다가 필립스부르크에서 친구가 잡혀 있다는 것을 알고, 감옥을 급습했던 것입니다. 두 사람은 마리아 숭..

40 근대독문헌 2022.02.03

서로박: 그림멜스하우젠의 "심플리치시무스" (1)

친애하는 K, 오늘은 바로크 시대에 가장 잘 알려진 소설 한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한스 야콥 크리스토프 폰 그림멜스하우젠 (1621? - 1676)의 장편 소설 『모험적인 독일의 짐플리치시무스 (Der abentheurliche Simplicissimus Teutsch)』입니다. 이 작품은 30년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인데, 주인공 짐플리치우스 짐플리치시무스의 모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작품은 1668년에 방언이 섞인 책 5권으로 맨 처음 간행되었습니다. 미리 두 가지 사항을 전할까 합니다. 그 하나는 이 작품이 바로크 시대에 나타난 가장 훌륭한 장편소설이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작품은 고해의 삶 자체를 죽음 이후의 세계로 향하는 출구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40 근대독문헌 2022.02.03

서로박: 레싱의 "에밀리아 갈로티" (2)

(앞에서 이어집니다.) 물론 극작품은 맨 처음의 작업 계획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권력자의 사악한 집단 내지 국가 체제 전체의 전복 등을 의도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관객은 전제 군주가 휘두르는 권력의 횡포 그리고 권력자의 농간 등에 대한 비판적 태도 등을 명확히 접할 수 있습니다. 오르시나 그리고 에밀리아 등에 대한 왕자의 애정은 사랑을 권력으로 강탈하는 짓 내지는 무작위적인 정복의 욕구와 밀접한 관련성을 지닙니다. 곤차가는 사악하고도 잔악한 행위를 직접 자행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하수인인 마리넬리에게 떠맡긴 다음, 나중에 살인에 대한 책임을 자신의 하수인에게 전가시킵니다. 그는 결혼을 앞둔 남녀의 행복을 무참하게 짓밟을 정도로 방약무인하게 행동하며, 에밀리아는 왕자의 간계 때문에 아버지에 의..

40 근대독문헌 2022.01.23

서로박: 레싱의 "에밀리아 갈로티" (1)

친애하는 J, 오늘은 레싱의 5막 극, 에밀리아 갈로티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작품은 1757년에 집필되어서 1771/72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1772년 3월 13일에 브라운슈바이크에서 처음으로 공연되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극작품이 운문으로 기술된 데 비하면, 이 작품이 산문으로 집필된 것은 과히 전통을 깨뜨리는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에밀리아 갈로티」는 과거에 주로 사용되던 극작품의 모티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령 고대의 역사가 리비우스 (Livius)에 의하면 젊고 순결한 로마의 처녀 비르기니아는 어처구니없게도 그미의 아버지 비르기니우스에 의해서 살해당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음탕한 남자 디셈비른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 (Dicemvirn Appius C..

40 근대독문헌 2022.01.23

서로박: 빌란트의 "아가톤의 이야기" (2)

아가톤은 델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르페우스 종교에 의해 교육받았다. 오르페우스 종교는 하나의 시스템이며, 이에 의하면 창세기가 세계의 창조자만큼이나 측량할 수 없다고 한다. 열여덟 살 되던 때에 어느 여자가 아가톤에게 애정을 품는다. 그미는 피티아라고 불리는 나이든 여 사제였다. 당시 아가톤은 프시케를 사랑하는 순정남이었다. 질투심에 사로잡힌 피티아는 천진난만한 프시케를 추방시키고, 아가톤 또한 델피를 떠나도록 조처하였던 것이다. 델피를 떠난 아가톤은 아테네 풀신의 어느 부유한 관료와 친구 관계를 맺게 된다. 관료는 주인공의 아버지와 잘 아는 사이였으며, 아가톤이 고향에서 높은 명예를 얻도록 도와준다. 그렇지만 그 관료의 동료 제자들은 주인공의 경력에 대해 몹시 질투심을 느낀다. 그리하여 아가톤은..

40 근대독문헌 2022.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