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유토피아 73

브라이언 알디스 외: 하얀 화성 혹은 이성으로 향하는 출발

Roger Penrose; Brian W. Aldiss Weisser Mars oder aufbruch zur vernunft 화성에 관한 사이언스 픽션 그리고 학술 서적은 그야말로 도서관의 책장을 가득 채울 정도입니다. 물론 그 가운데에서 킴 스탠리 로빈슨의 3부작이 가장 커다란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새로운 실질적 탐구를 통해서 붉은 혹성에 관한 사변적인 견해를 저버려야 합지 모릅니다. 1999년 12월에 우주과학자들은 Deep Space 2를 화성으로 보내서 탐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화성 탐사 로봇은 화성에 착륙하여 마이크를 통해서 소리를 지구로 보내게 되어 있는데, 소시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얀 화성은 상상력에 의존하여 모든 것을 서술하고 있지만, 학문적 관심사를 부추..

26 유토피아 2019.04.23

계몽주의와 절대왕정 시대의 유토피아 (2)

10. 계몽주의 유토피아의 10가지 유형 (1): 레이몽 트루송Raymond Trousson은 『없는 곳의 나라에로의 여행. 유토피아의 사고의 문학사Voyages aux pays de nulle part: histoire líttéraire de la pansée utopique.』(1975)에서 17세기 18세기에 유럽에서 출현한 유토피아의 특성을 10 가지로 제시했습니다. (Trousson: 121f). 첫째는 주어진 현실과 시대를 풍자하고 비아냥거리는 유형입니다. 이는 문학작품에서 권력지향적 인간 내지 나쁜 체제에 대한 풍자로 나타났습니다. 둘째는 이른바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의 문학 유토피아인데, 주어진 현실을 약간 수정하여 이를 문학적으로 반영한 유형입니다. 셋째는 역사적 진보와는 방향이 다른 지상..

26 유토피아 2018.04.24

계몽주의와 절대 왕정시대의 유토피아 (1)

1. 계몽주의의 유토피아: 17세기와 18세기에 이르면 지식인들은 더 이상 신, 자연 그리고 전통 등을 맹신하지 않고, 인간의 고유한 이성을 기대하기 시작합니다. 과거에 신의 권능이라는 절대적 권위는 어쩌면 하나의 형이상학적 허상일 수 있다는 사고가 태동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신의 권능은 자연의 권능 나아가, 인간의 오성의 영역으로 이전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와 병행하여 황금의 시대에 꿈꾸던 찬란한 행복은 인간의 오성의 힘으로 “지금, 여기”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화되었습니다. 계몽주의 시대에 이르면 오로지 인간이야 말로 정치적 사회적 세계의 근원이며, 나아가 세계를 새롭게 창조해낼 수 있는 존재라고 서서히 의식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사고야 말로 계몽주의의 유토피아를 이해할 수 있는..

26 유토피아 2018.04.24

서로박: 안드레애의 기독교 도시국가 (4)

20. 가족제도와 결혼: 기독교 도시 국가에서는 가족제도 역시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기독교 도시 국가에서 살아가는 약 400명의 사람들은 공동체를 가장 우선시하고, 그 다음으로 가족을 중시합니다. 따라서 사생활은 공동체의 노동과 교육으로 인하여 어느 정도 제한받습니다. 남녀는 남자는 24세, 여자는 18세가 된 이후에 기독교의 의식에 따라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습니다. 결혼하는 남녀들이 배우자를 고를 때 중요한 기준은 오로지 인품입니다. 결혼한 때 부모의 동의는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결혼의 기능은 무엇보다도 자식 낳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혼식 다음에 이어지는 피로연은 무척 간소합니다. 게다가 이곳 사람들은 지참금의 문제라든가 혼수 비용으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신혼부부는 국가로부터 거주지와 가구를 받..

26 유토피아 2018.03.31

서로박: 안드레애의 기독교 도시국가 (3)

15. 일인칭 화자의 보고: 『기독교 도시 국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여섯 장은 난파에 관한 사건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화자인 나는 범선을 타고 어디론가 여행하는 남자인데, 폭풍으로 인하여 자신의 배가 난파되는 것을 경험해야 합니다. 승객들과 선원들은 모두 사망하고, 주인공 혼자 살아남아서, 기독교 도시국가인 섬에 당도하게 된 것입니다. 화자인 “나”는 새로 발견된 섬에 머물면서 “기독교 도시국가”의 경제, 정치, 법, 군사, 학문, 예술, 특히 종교의 영역을 세밀하게 서술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유럽인의 신앙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유럽인들의 기독교 선교 방식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왜냐하면 유럽인들은 기독교의 이름으로 장검, 단도 그리고 화살로써 타 지역을 정복했기 때문입니다. 16. ..

26 유토피아 2018.03.30

서로박: 안드레애의 기독교 도시국가 (2)

8. 장미 십자단원의 영향: 장미십자단의 사상은 독일에서 영국으로 그리고 다시 폴란드로 전파되었습니다. 이들을 이끈 인물로서 우리는 미하엘 마이어Michael Maier, 존 디John Dee, 로버트 플러드Robert Fludd, 토마스 보언Thomas Vaughan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의 운동과 사상은 나중에 데카르트, 코메니우스, 스피노자, 뉴턴, 라이프니츠 등으로 이어졌다고 하는데, 이에 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합니다. 장미십자단원들은 대부분의 경우 파라켈수스의 의학 서적과 연금술의 책자들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환자를 무료로 치료해주는 등 여러 가지 뜻 깊은 박애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1614년 이후에 칼뱅 교회의 목사가 된 다음에 안드레애는 노골적으로 장미십자 단원과의 관..

26 유토피아 2018.03.29

서로박: 안드레애의 기독교 도시국가 (1)

1. 칼뱅의 신앙 공동체로서의 국가: 요한 발렌틴 안드레애 (Johann Valentin Andreae, 1586 – 1654)는 1619년에 『기독교 도시국가』를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이 문헌은 마르틴 루터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이상을 반영한 사회 유토피아입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기독교도의 도시 국가에 관한 서술 작업 개요Rei publicae Christianopolis descriptio”입니다. 안드레애는 누구보다도 칼뱅이 생각한 프로테스탄티즘의 신앙 공동체로서의 도시국가를 설계하였습니다. 안드레애의 유토피아는 특히 실험 과학과 응용과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8년 후에 간행된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의 기술 유토피아와 유사성을 지닙니다. 그렇지만 모든 학문과 기술은 오로지 신앙의 토대..

26 유토피아 2018.03.28

서로박: 아나키즘의 유토피아 사상 (5)

(앞에서 계속됩니다.) 24. 비참상의 근원은 국가에 있는가?: 몇몇 아나키스트들은 이러한 사회적 비참상의 근원이 자본주의의 경제 구도가 아니라, 국가 체제에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모든 죄악의 근원은 자본가의 잉여가치의 추구에 도사린 게 아니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폭력적 국가 자체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폭력 국가는 마치 과거 시대의 막강한 신의 권능과 다를 바 없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바쿠닌의 유작인 『신 그리고 국가Dieu et l'état』(1871/ 1882) 를 읽으면, 우리는 그가 얼마나 권위로서의 신과 국가에 대한 노여움을 드러내고 있는가? 하는 점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바쿠닌이 사회 파탄의 근본 원인을 추적하지 않고, 결과를 원인으로 고찰했다는 데 있습니다. 바쿠닌은 국..

26 유토피아 2018.01.29

서로박: 아나키즘의 유토피아 사상 (4)

(앞에서 계속됩니다.) 20. 크로포트킨과 란다우어의 사상적 공통점 (1): 여기서 우리는 크로포트킨과 란다우어의 유토피아의 공통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은 어떤 이상화된 중세의 도시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크로포트킨에 의하면 상호 부조의 원칙은 중세의 도시에서 가장 명확한 형태로 드러났습니다. 길드는 친구와 이웃을 도우려는 인간 본성의 깊은 욕망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길드 조합은 삶의 우연한 상태 속에서 조합원들을 상호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자본주의의 도래로 인하여 이러한 길드 조합의 장점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이전에 존재하던 상호부조의 협동 정신은 자본주의 국가의 폭력에 의해서 희생되었다고 합니다. 구스타프 란다우어 역시 길드조합, 중세..

26 유토피아 2018.01.29

서로박: 아나키즘의 유토피아 사상 (3)

(앞에서 계속됩니다.) 13. 러시아 출신의 무정부주의자, 바쿠닌: 미하일 바쿠닌 (1814 – 1876)은 모스크바 근처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처음에는 러시아 차르의 근위병으로 근무하였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가 폴란드를 억압하는 처사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었습니다. 1840년 바쿠닌은 베를린과 파리로 가서 1848년에 유럽 혁명에 동참하였습니다. 이때 집필된 문헌은 「슬라브 민족에게 고함Aufruf an die Slaven」이라는 글이었는데, 여기서 바쿠닌은 슬라브 민족에 의한 공화국 연방이 독자적으로 건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혁명의 와중에서 그는 러시아 정부 첩자에 체포되어, 시베리아로 유배를 떠납니다. 그러나 바쿠닌은 시베리아의 감옥을 탈출하여,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유럽으로 돌아옵니다..

26 유토피아 2018.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