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유토피아 48

서로박: 몬드라곤, 파레콘

몬드라곤 그리고 파레콘: 상기한 사항과 관련하여 우리는 에스파냐 바스크 지역에 존재하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공동체 구도를 하나의 예로서 지적할 수 있습니다. 몬드라곤 사람들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무조건적인 기본 소득을 공동체로부터 수령합니다. 이러한 체제는 우리에게 기본 소득제의 실천 가능성 및 난제 등에 관한 많은 사항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나아가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두 가지 화폐, 즉 달러와 쿠폰을 병행해서 사용합니다. 이로써 그들은 이윤 추구의 시장 경제의 폐해를 최소화시키고 있습니다. (라이트: 347쪽) 달러는 생산이든 소비든 간에 상품 구매에 사용되는 반면, 쿠폰은 주식을 위한 시장에서만 사용하도록 못 박고 있습니다. 이 경우 달러와 쿠폰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로 교환될..

26 유토피아 2021.03.14

서로박: P.M.의 볼로의 볼로 (4)

22. 생태학의 관심사보다 중요한 개인의 자유에 대한 욕구: 볼로 사람들은 칼렌바크의 『에코토피아』의 경우처럼 그렇게 진지하게 생태계 파괴에 대해 깊은 우려와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볼로 공동체가 생태계 문제를 간과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볼로 사람들이 기존의 산업 발전 중심의 경제 체제를 지양하고, 현대의 과학 기술에 대해서 소극적 태도를 취하는 까닭은 생태계의 난제 때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하려는 의지 때문입니다. 물론 P. M.은 볼로 공동체 내에서 자연 환경의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볼로 사람들은 자원을 최대한 절약하는 가운데 경제성장을 최소화하려는 경제 정책을 추구합니다. 그뿐 아니라 그들은 자치적 방식으로 농업에 종사하면서 살아갑니다. 볼로 공동체는 밭..

26 유토피아 2020.04.08

서로박: P.M.의 볼로의 볼로 (3)

15. 지적 야수로서의 자기 파괴적이고 성 도착적 인간 상: 20세기 중엽까지 인간은 수많은 전쟁, 인종 탄압 등을 자행하였습니다. 이로써 제기된 것은 다른 인종을 살상하는 지적 야수의 모습입니다. 인간은 한편으로는 천사의 선한 마음을 지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파괴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신뢰할 수 없는 지적 야수라고 합니다. 인간은 부분적으로 자기 파괴적이며, 성 도착적 충동을 지닌 존재라는 것입니다. 이는 갈등을 해결하려는 여러 가지 유형의 유토피아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가령 칼렌바크의 『에코토피아』에서는 전쟁놀이가 정기적으로 치러지는데, 서로 피터지게 싸우는 놀이를 통해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볼로의 볼로』에서도 엄격한 규칙 하에 인간과 인간 사이에 결투가 이루어지기..

26 유토피아 2020.04.08

서로박: P.M.의 볼로의 볼로 (2)

7. 시대 비판, 지구 위의 노동 기계: 상기한 사항을 고려한다면 P. M.이 비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첫째로 자본주의와 국가 중심적 사회주의는 공히 개개인을 억압하고 착취합니다. 지금까지의 문명은 국가 중심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가령 국가 이기주의는 오랜 시간 동안 전쟁이라는 끔찍한 재앙을 낳았으며, 19세기 이후의 산업 발전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는 현대에 이르러 생태계 파괴라는 잔인한 파국을 인류에게 안겨주었습니다. 특히 국가의 경제부서는 P. M.에 의하면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있는 “계획적 노동 기계”와 다를 바 없다고 합니다. 그는 “지구 위의 노동 기계”를 “PAM (Planetare Arbeitsmaschine)”이라고 명명합니다. 문제는 지구 위의 노동 기계가 고유의 동력으로 작동..

26 유토피아 2020.04.08

서로박: P. M.의 볼로의 볼로 (1)

1. 스위스의 글로벌 유토피아 『볼로의 볼로』: 1989년 말부터 유럽에서는 생태 공동체 운동이 우후죽순 격으로 탄생하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1985년 고르바초프의 “개혁과 개방”이라는 슬로건이 세계의 두 강대국 가운데 하나인 소련을 몰락하게 하였고, 급기야는 1989년 독일에서 베를린 장벽의 붕괴의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문제는 좌우 이데올로기로 대립하던 사람들이 전-지구적으로 확산된 생태계의 변화와 환경 파괴의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게 된 것입니다. 독일의 경우 동서독 통일이 생태 공동체 운동의 확산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독일 통일로 인하여 작센, 브란덴부르크 지역에서는 사람이 살지 않는 가옥들이 마구잡이로 생겨났습니다. 독일의 주정부는 이러한 가옥들을 헐값에 내놓았는데, 생태 공동체 운동을 추진..

26 유토피아 2020.04.08

브라이언 알디스 외: 하얀 화성 혹은 이성으로 향하는 출발

Roger Penrose; Brian W. Aldiss Weisser Mars oder aufbruch zur vernunft 화성에 관한 사이언스 픽션 그리고 학술 서적은 그야말로 도서관의 책장을 가득 채울 정도입니다. 물론 그 가운데에서 킴 스탠리 로빈슨의 3부작이 가장 커다란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새로운 실질적 탐구를 통해서 붉은 혹성에 관한 사변적인 견해를 저버려야 합지 모릅니다. 1999년 12월에 우주과학자들은 Deep Space 2를 화성으로 보내서 탐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화성 탐사 로봇은 화성에 착륙하여 마이크를 통해서 소리를 지구로 보내게 되어 있는데, 소시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얀 화성은 상상력에 의존하여 모든 것을 서술하고 있지만, 학문적 관심사를 부추..

26 유토피아 2019.04.23

계몽주의와 절대왕정 시대의 유토피아 (2)

10. 계몽주의 유토피아의 10가지 유형 (1): 레이몽 트루송Raymond Trousson은 『없는 곳의 나라에로의 여행. 유토피아의 사고의 문학사Voyages aux pays de nulle part: histoire líttéraire de la pansée utopique.』(1975)에서 17세기 18세기에 유럽에서 출현한 유토피아의 특성을 10 가지로 제시했습니다. (Trousson: 121f). 첫째는 주어진 현실과 시대를 풍자하고 비아냥거리는 유형입니다. 이는 문학작품에서 권력지향적 인간 내지 나쁜 체제에 대한 풍자로 나타났습니다. 둘째는 이른바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의 문학 유토피아인데, 주어진 현실을 약간 수정하여 이를 문학적으로 반영한 유형입니다. 셋째는 역사적 진보와는 방향이 다른 지상..

26 유토피아 2018.04.24

계몽주의와 절대 왕정시대의 유토피아 (1)

1. 계몽주의의 유토피아: 17세기와 18세기에 이르면 지식인들은 더 이상 신, 자연 그리고 전통 등을 맹신하지 않고, 인간의 고유한 이성을 기대하기 시작합니다. 과거에 신의 권능이라는 절대적 권위는 어쩌면 하나의 형이상학적 허상일 수 있다는 사고가 태동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신의 권능은 자연의 권능 나아가, 인간의 오성의 영역으로 이전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와 병행하여 황금의 시대에 꿈꾸던 찬란한 행복은 인간의 오성의 힘으로 “지금, 여기”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화되었습니다. 계몽주의 시대에 이르면 오로지 인간이야 말로 정치적 사회적 세계의 근원이며, 나아가 세계를 새롭게 창조해낼 수 있는 존재라고 서서히 의식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사고야 말로 계몽주의의 유토피아를 이해할 수 있는..

26 유토피아 2018.04.24

서로박: 안드레애의 기독교 도시국가 (4)

20. 가족제도와 결혼: 기독교 도시 국가에서는 가족제도 역시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기독교 도시 국가에서 살아가는 약 400명의 사람들은 공동체를 가장 우선시하고, 그 다음으로 가족을 중시합니다. 따라서 사생활은 공동체의 노동과 교육으로 인하여 어느 정도 제한받습니다. 남녀는 남자는 24세, 여자는 18세가 된 이후에 기독교의 의식에 따라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습니다. 결혼하는 남녀들이 배우자를 고를 때 중요한 기준은 오로지 인품입니다. 결혼한 때 부모의 동의는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결혼의 기능은 무엇보다도 자식 낳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혼식 다음에 이어지는 피로연은 무척 간소합니다. 게다가 이곳 사람들은 지참금의 문제라든가 혼수 비용으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신혼부부는 국가로부터 거주지와 가구를 받..

26 유토피아 2018.03.31

서로박: 안드레애의 기독교 도시국가 (3)

15. 일인칭 화자의 보고: 『기독교 도시 국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여섯 장은 난파에 관한 사건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화자인 나는 범선을 타고 어디론가 여행하는 남자인데, 폭풍으로 인하여 자신의 배가 난파되는 것을 경험해야 합니다. 승객들과 선원들은 모두 사망하고, 주인공 혼자 살아남아서, 기독교 도시국가인 섬에 당도하게 된 것입니다. 화자인 “나”는 새로 발견된 섬에 머물면서 “기독교 도시국가”의 경제, 정치, 법, 군사, 학문, 예술, 특히 종교의 영역을 세밀하게 서술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유럽인의 신앙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유럽인들의 기독교 선교 방식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왜냐하면 유럽인들은 기독교의 이름으로 장검, 단도 그리고 화살로써 타 지역을 정복했기 때문입니다. 16. ..

26 유토피아 2018.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