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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린 키부스의 두 편의 시

카린 키부스는 1942년 베를린에서 태어나다. 베를린 자유 대학에서 신문방송학, 독문학 그리고 정치학을 공부한 그미는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등지에서 편집자로 일하다. 1976년 시집 『현재의 양면에 관하여 (Von beiden Seiten der Gegenwart)』를 간행하다. 그미의 시는 주로 일상을 주관적으로 표현하는데, 냉정하고 명징한 표현을 선호한다.    작가들에게 카린 키부스 세상은 잠들어 있다너희의 탄생 시간에 오로지 낮꿈에 의해너희는 세상을 깨운다 거친, 달콤한, 투박한모험을 행하라고 현실의 부분 오랫동안유희 속에서 정복될 수 없다  An die Dichter von Karin Kiwus: Die Welt ist eingeschlafen/ in der Stunde eurer Geburt..

21 독일시 2024.09.28

송용구의 시 '바람 소리'

바람 소리- 어느 의사의 고백 -송용구 앞 못 보는 자의 눈이 되고앉은뱅이의 다리가 되는그런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면너의 눈과 너의 다리는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나의 혀끝에전사(戰士)처럼 칼을 들이대던스무 살적 바람소리여백일몽을 가위누르던서슬 퍼런 바람 소리여나를 잊으라 나를 용서하라 온 하루 빈 들녁에 퍼붓던겨울 소나기 잠잠해지면나는 쓸쓸히 저무는 강가에 꿇어 앉아잊혀진 연서 (戀書)의 언약 같은마른 억새 잎으로 입술을 내리치며눈시울 붉은 달빛 속에저주 받은 승냥이의 울음을꺼이꺼이 게워내고 있는가   송용구 시인이 어떠한 계기로 이 시를 집필했는지 나는 모른다. 아마도 젊은 날 "공부해서 남 주어야 한다."고 다짐하지 않았을까?  그래, 한 인간으로 태어나, 이웃과 사회 그리고 나라에 도움을 주는 삶을 살..

19 한국 문학 2024.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