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파넬라 32

박설호: (2) 캄파넬라의 옥중 시편

나: 일단 캄파넬라의 시 한 편을 인용하려고 합니다, 제목은 「침대를 불지르고 미쳐버린...Di se stesso, quando, ecc...」이라는 작품입니다. “카이사르를 피해, 그리스와 리비아로 자유를 찾아 떠났다, 독재자의 적 카토는. 도저히 달랠 수 없는 욕망으로 자청해서 죽음 속으로 뛰어들었다. 망각한 권력으로부터 피할 수 없다는 걸 영리한 한니발이 알아차렸을 때, 그는 독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래 클레오파트라 역시 뱀을 움켜쥐었다. 경건한 마카비도 그렇게 행동했다, 브루투스와 솔론도 일순 광증에 사로잡혔고, 다윗 역시, 가트 지역의 왕에 대한 두려움으로. 예언자 요나가 어디론가 잠적한 뒤에 다시 돌아왔듯이, 나 또한 성스러운 마음으로 희생물을 바쳤다, 방화를 저지름으로써.“ (필..

22 외국시 2022.12.14

박설호: (1) 캄파넬라의 옥중 시편

너: 반갑습니다. 오늘은 저항이라는 주제로 토마소 캄파넬라의 철학적 옥중시편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왜 하필이면 저항과 관련하여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캄파넬라의 시문학을 선택하였는지요? 나: 미리 말씀드리지만 캄파넬라의 시작품은 두 가지 사항을 시사해줍니다. 1. “시인과 지식인은 고난의 가시밭길을 자청해서 걸어가는 존재다.” 2. “우리는 걸어가면서 조우하는 생명들에게 머리(首)를 낮추어야 한다. 도(道)의 정신이다.” 너: 멋진 말인데요? 나: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처절한 의미를 담고 있어요. 오늘날 대부분 예술가와 지식인들은 가난과 고독 속에서 살거나, 국가의 검열로 인해서 핍박당하곤 합니다. 시인과 작가는 카산드라의 운명을 안고 있으니까요. 카산드라가 시대의 암운을 예견하면,..

22 외국시 2022.12.14

디드로와 상상력 (2)

드니 디드로 (Denis Dederot, 1713 – 1784)의 철학적 대화의 기록인 『부갱빌 여행기 보유』만큼 후세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 작품은 없습니다. 그의 원고는 그가 죽은 뒤에 1796년 유작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작품이 발표된 다음에 수많은 사람들은 “저열한 본능”을 예찬하는 디드로를 비난하였습니다. 사실 예수회의 수사였던 편집자 한 사람은 자신의 발문에서 디드로의 작품을 신랄하게 비판하였습니다. 디드로는 자코뱅주의자의 선동자, 체제개혁자 그리고 사회의 도덕을 더럽히는 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사회의 도덕적인 토대를 파괴하고, 제어할 수 없는 동물적 충동 내지 성적 욕망을 부추긴다는 것이었습니다. 디드로는 폭동을 선동하고, 도덕을 더럽히며, 혁명을 부추기는 원흉이라고 했습니다. 타히티는 온화..

12 세계 문화 2022.12.09

서로박: 웰스의 모던 유토피아 (3)

11. 경제 문제에 있어서의 국가의 중재 작업: 웰스의 세계국가가 제 3의 경제적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여기에는 분명히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두 개의 서로 다른 영역은 크기와 세력에 있어서 어떤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세계국가는 어떤 경제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중재하고 어떤 좋은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서 문제점의 방향을 인위적으로 조절해나갈 수 있습니다. 앞에서 암시했듯이 세계국가는 유산 제도를 철폐함으로써 사유재산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데 직접 관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생시몽주의자들이 긍정적으로 수용한 경제적 대안과 관련됩니다. 이로써 세계국가는 생산에 가담하고 지하자원을 관장하며, 재산의 인위적 분배 작업에도 얼마든지 참여하게 됩니다. 나아가 국가는 공..

36 현대영문헌 2021.09.11

방랑 대신 칩거를, 여행 대신 독서를

1. 친애하는 P, 당신의 편지를 잘 읽었습니다. 당신은 지금 청송 교도소에서 살아가고 계시는군요. 그래도 틈틈이 책을 읽고 세상을 알려고 노력하는 당신의 태도는 무척 갸륵하게 여겨집니다. 2. 중요한 것은 인간이 어디에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는가 입니다. 3. 답답하시겠지만, 책을 읽으십시오, 책 속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젊은이는 광대무변한 그 가상적 웅대함에 찬탄을 금치 못할 것입니다. 4. 밖에서 여행을 떠나는 친구들을 부러워하지 마십시오. 해외여행은 자국을 이해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 다른 세계를 멍하니 바라보고 돌아온다고 해서 무슨 커다란 가치가 있습니까? 물론 해외여행은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하게 하고, 자신의 편견과 선입..

2 나의 글 2021.09.05

서로박: 캄파넬라의 철학시편 (4)

나: 마지막으로 한 편의 시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의 시는 캄파넬라의 대표작인가요? 너: 네, 「나라를 지닌 자가 왕이 아니라, 다스릴 줄 아는 자가 왕이다. Non è re chi ha regno, ma chi sa reggere」를 대표작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 작품은 권력의 본질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붓과 물감을 가진 자가 괴발개발 그림 그려 벽과 먹지 더럽힌다면, 그는 화가가 아니리. 설령 먹, 펜, 필통이 없더라도, 그림 그릴 능력을 지니면 그가 참다운 화가이리라. 삭발한 머리, 성의가 성직자를 만들지 않듯이 거대한 왕국과 땅을 지닌 자는 왕이라 할 수 없지 예수와 같이 천한 노예 출신이라도 마치 혹성 팔라스와 화성처럼 그들은 차제에 반드시 왕이 되겠지. 현명함의 관을 쓰고 세상..

34 이탈스파냐 2021.06.30

서로박: 캄파넬라의 철학시편 (3)

나: 시집에 관해서 언급하기로 합시다. 그렇게 오랫동안 갇혀 있었는데, 어떻게 시집이 간행될 수 있었는지요? 제가 알기로는 1622년에 그의 시집이 프랑크푸르트에서 간행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시기에 그는 나폴리 감옥에 수감되어 있지 않았나요? 너: 네. 시집이 간행된 데에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1612년, 그러니까 캄파넬라가 나폴리 감옥에 수감된 지 12년 째 되는 해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독일의 인문학자이며 법률가인 토비아스 아다미 (Tobias Adami, 1581 – 1643)는 자신의 제자와 함께 여행 중이었습니다. 그는 작센의 귀족이며 나중에 군주가 되는 제자, 루돌프 폰 뷔르나우와 함께 그리스, 예루살렘 그리고 몰타를 여행한 뒤 나폴리에 잠시 체류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때 그는 이..

34 이탈스파냐 2021.06.30

서로박: 캄파넬라의 철학시편 (2)

너: 일단 캄파넬라의 시 한 편을 인용하려고 합니다, 제목은 「침대를 불지르고 미쳐버린...Di se stesso, quando, ecc...」이라는 작품입니다. “카이사르를 피해, 그리스와 리비아로 자유를 찾아 떠났다, 독재자의 적 카토는. 도저히 달랠 수 없는 욕망으로 자청해서 죽음 속으로 뛰어들었다. 망각한 권력으로부터 피할 수 없다는 걸 영리한 한니발이 알아차렸을 때, 그는 독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래 클레오파트라 역시 뱀을 움켜쥐었다. 경건한 마카비도 그렇게 행동했다, 브루투스와 솔론도 일순 광증에 사로잡혔고, 다윗 역시, 가트 지역의 왕에 대한 두려움으로. 예언자 요나가 어디론가 잠적한 뒤에 다시 돌아왔듯이, 나 또한 성스러운 마음으로 희생물을 바쳤다, 방화를 저지름으로써.“ (필..

34 이탈스파냐 2021.06.30

서로박: 캄파넬라의 철학시편 (1)

생존과 저항은 꿈을 위한 것이다. - 토마소 캄파넬라의 『옥중시편』을 중심으로 나: 반갑습니다. 오늘은 저항이라는 주제로 토마소 캄파넬라의 철학적 옥중시편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왜 하필이면 저항과 관련하여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캄파넬라의 시문학을 선택하였는지요? 너: 저항이라는 단어는 통상적으로 국가의 폭력에 대한 개인의 반항을 연상시킵니다. 외국의 예를 들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강정 마을 해군기지 반대 데모, 밀양의 송전탑 건설에 대항하는 데모를 생각해 보세요, 그렇지만 저항은 다양한 의미론적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습니다. 완강한 반항 대신에, 조심스러운 사보타주를 생각해 보세요. 자기 보존의 노력으로서의 생존 역시 저항의 한 가지 방식일 수 있지요..

34 이탈스파냐 2021.06.30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2가 태어났습니다.

망각의시대에 당신한분이라 도이책으로감 명을받았으면 필자로서는더 할나위없이감 사하겠습니다 0. 서문 제 2권 1. 모어 이후의 르네상스 유토피아 2. 라블레Rabelais의 텔렘 사원의 유토피아 (1551) 3. 안드레에Andreae의 『기독교 도시 국가』 (1619) 4. 캄파넬라Campanella의 태양의 나라 (1623) 5.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기술 유토피아 (1627) 6. (요약) 계몽주의, 라이프니츠Leibniz의 「우토피카 섬에 관하여」 (1688) 7. 윈스탠리Winstanley의 『자유의 법』 (1652) 8. 베라스Vairasse의 세바랑비 유토피아 (1675) 9. 푸아니Foigny의 양성구유의 아나키즘 유토피아 (1676) 10. 퐁트넬Fontenelle의 무신..

1 알림 (명저) 2020.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