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183

(단상. 498) 정치 테러 대신에 투표 참여를 !!!!!!!

1968년 4월 11일 독일의 젊은 네오나치는 베를린에서 학생 운동가, 루디 두치케에게 세 발의 총을 쏘았습니다. 이때 두치케는 쓰러졌습니다. 뇌에 커다란 손상을 입은 그는 그 여파로 몇 년 후에 사망했습니다. 사람들은 끔찍한 테러의 주범을 누구보다도 독일 정부와 악셀 슈프링어 재단으로 돌렸습니다. 악셀 슈프링거 재단이 발간하는 빌트BILD 신문은 학생 운동을 공산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말하면서 그들을 악마화하는 데 열을 올렸던 것입니다. 독일의 시인 볼프 비어만은 시작품, "두치케에게 향한 세 개의 총알Drei Kugeln auf Dutschke"에서 보수 정부, 국회의원 그리고 언론이 안타까운 젊은이를 죽음으로 몰아갔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로부터 57년 후에 비슷한 사건이 한국에서 발생했습니다. 2024..

3 내 단상 2024.01.06

(단상. 497) 격분하라! Entrüstet euch!

1. 해외 순방은 해외 여행인가?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까지 16 차례 해외 순방을 떠났다. 18 개월 동안 16차례 해외로 나갔으니, 매달 한 번 해외 여행을 떠난 셈이다. 약 666 억원 이상의 경비가 해외 순방에 소요되었다. 이 돈을 조달한 사람들은 모조리 국민들이다.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 7000억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국제 대회인 두바이 기후 협약 COP 28 총회에는 불참하였다. 가야할 곳에는 가지 않고, 가지 말아도 될 곳에 방문한 셈이다. 윤석열은 원전만을 예찬한다. 그러나 재생 가능 에너지의 비율을 높이는 것만이 미래의 살길이다. 2. 가만히 있으면 손해보지 않는데...: 2030 엑스포 유치의 실패는 쓰라리다. 돈만 낭비했다. 당시에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의 ..

3 내 단상 2023.12.16

벤야민의 개념, '깨닫는 사고 Eingedenken'

Eingedenken 은 "회상"으로, 혹자는 "불망 不忘"으로 번역되곤 합니다. 혹자는 회억으로 번역하기도 하고, 혹자는 기억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 단어는 자구적으로 고찰할 때 어떤 상념을 떠올리는 행위입니다. 홍윤기 교수는 메츠의 신학 사상을 번역할 때 이 단어를 "명심 銘心"이라고 번역한 바 있습니다. 명심이란 "마음에 새긴다."는 의미를 함축합니다. gedeneken 이라는 단어에 접두어 ein- 이 첨가되었기 때문에 번역의 난해함을 부추깁니다. 우리는 언어학적 차원보다는 벤야민의 사고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사고가 이미 과거에 존재한 사고 내지 생각을 "재기억 remember, anamnesis"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Eingedenken..

3 내 단상 2023.12.14

(단상. 496) 서로박: 공감의 상상력

공감의 상상력을 키우는 데 가장 좋은 훈련 방법은 문학 작품을 읽는 일이다. (너스바움) 소설을 읽으며 연민의 감정을 가지고 공감하면서 등장인물과 소통하는 것은 그들의 운명과 나의 운명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문학적 상상력의 힘은 감정의 연금술이 만들어낸 그 무엇들, 특히 공감력, 연민, 분노 이행, 관대함과 무조건적 사랑, 혐오에 대한 혐오를 가능하게 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나는 너다. 나는 당신의 얼굴을 통해서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 무감어수 감어인(無鑑於水 鑑於人) 우리는 친구와 부모 그리고 연인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어가서 상대방에게 빙의할 줄 알아야 합니다. 김용환: 마사 너스바움, 감정의 연금술사, 실린 곳: 오늘의 문예비평 111호 2018년 겨울호, 190쪽. (..

3 내 단상 2023.12.14

(단상 592) 껍질 문화

한국의 도서는 표지부터가 화려하다. 저자의 이름. 필자들은 필자의 이름 뒤에 “저 (著)”, 혹은 “지음”이라는 구차한 꼬리말을 첨부한다. 얼마나 남의 책을 교묘하게 표절하였으면, 이다지도 구차한 꼬리말을 남발하는 것일까? 도대체 저자 약력이란 무엇인가? 학벌과 직위가 이름과 그 사람의 사상보다 먼저 인정받는 세상이기 때문일까? 왜 사진을 첨가하는가? 얼굴이 잘 생겼으면, 책이 더욱 가치 있게 변한단 말인가? 왜 이름석자만 번듯하게 달지 못하는가? 또한 책마다 부제가 첨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번역서일 경우, 책의 뒷부분에는 역자 소개까지 구차하게 덧붙여 있다. 출판사 측의 대답도 가관이다. 그렇게 달아야 책이 잘 팔린다나. 허나 생각해 보라. 책이란 오로지 내용의 훌륭함에 의해서 인정받아야 하지 않겠는..

3 내 단상 2023.11.28

(단상. 491) "선거 철에는 북풍이 분다."

그런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오로지 총선의 승리에만 심혈을 기울인다면, 어떨까? 이는 이득을 챙기려는 술수로밖에 비치지 않을 것이다. 이태원 참사 1주년에 불참한 대통령은 다른 교회에 참석하여 명복을 빌었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겉으로는 유족의 아픔을 안타까워 한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무지렁이들의 죽음이 무슨 대수인가?"하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서울대 엘리트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은 그처럼 자기 중심적이고 앞을 내다볼 줄 모른다. 술을 한 잔 걸친 다음에 한 시간에 59분 장광설을 내뱉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이득만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총선의 승리에 올인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처량하게 보일 정도다. 이동관은 박민 사장으로 하여금 KBS를 장악하게 한 다음에 9..

3 내 단상 2023.11.26

(단상. 490) 이소정 앵커가 잘렸다.

민주주의는 유약한 아기와 같아서, 조금만 방심하게 되면, 한 순간 관료주의의 "폭정"으로 바뀔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은 항상 눈을 부릅뜨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렇지만 멀리서 발생하는 사건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귀로 방송을 들어야 한다. 만약 우리에게 아무런 비판이 들리지 않는다면, 이는 중우 정치로 향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주진우 기자가 라디오 방송에서 잘리고, KBS 9시 뉴스를 담당하던 이소정 앵커가 중도하차했다. 이소정 앵커는 평소에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로 정평이 나 있는 분이다. 평소에 그분의 보도는 너무 온건한 것 같았다. 그런데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잘리다니, 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장이라고 절차를 무시하고 직원을 함부로 자를 수 있는..

3 내 단상 2023.11.15

(단상. 589) 위성 정당은 필요한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김포를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전형적인 게리멘더링”이라고 해석하면서, 이를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옳은지 그른지는 시민들이 판단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이슈는 다른 한편 양평 고속도로 문제와 김건희 친인척 비리에 대한 관심사를 다른 데로 돌리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국가는 지금까지 부정부패한 정치가를 단죄하기 위해서 엄한 벌금형을 내린 바 없었습니다. 일반 시민이 무전 취식하거나 무임 승차로 적발 당했을 때 10배 이상의 벌금을 내는 데 반해, 고위 공직자는 부정부패의 혐의가 있더라도 몇 달 유치장에 갇혀 있다가 변호사를 통해서 금방 풀려나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법은 지배층에 관대하게, 일반 대중에는 근엄하게 적용되었습니다. 신문과 방송은 여당 내에서의 이준석..

3 내 단상 2023.11.08

(단상. 586) 오르플리트 혜윰

한국인은 내단(內丹)의 자세로 끝없이 자기 자신을 수련하고,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며 공동체를 위하는 희생정신을 중시해 왔다. 이것이 바로 한국인의 고유한 아비투스이며, 고조선 시대 이후로 이어온 유산이다. 한국인의 인내와 지구력, (도남 조윤제 선생의 표현을 빌면) “은근과 끈기”는 바로 여기서 발원하며, 한반도는 온갖 어려움에도 막힘 없이 (無窮) 크고 작은 나라로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나라는 남북으로 분단되고, 많은 사람들은 물질에 대한 탐욕으로 눈이 뒤집혀 있다. 사소한 일에 분개하며, 아집에 사로잡혀서 올바른 뜻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학교 폭력은 그 자체 형용모순이다. 지금 여기의 학교를 바라보라. 학교는 사회의 북제판이다. 학교에는 온갖 폭력 (언어폭력, 주먹질, 성폭..

3 내 단상 2023.11.05

(단상. 585) 아, 팔레스타인 ㅠㅠ

이스라엘은 유대 국가입니다. 1947년 이스라엘이 건국하게 된 것은 2000년 동안의 유대인의 숙원이 해결되는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문제는 영국이 수에즈 운하의 권리만을 생각했을 뿐, 이스라엘 지역에서 살아가던 팔레스타인 인민들에 대한 권리 문제 그리고 그들의 국가에 관한 문제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의 고향을 잃고, 예루 살렘의 서안 지구 그리고 가자 지구로 쫓겨났는데, 이후에도 끊임없이 이스라엘 군의 공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천년 동안 피해자로 살아온 유대인들은 이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억압하는 가해자로 돌변하였습니다. 과유불급이라, 욕심이 많으면 탈이 난다고 했습니다. 자기 보존의 열망이 과하면 공격성향으로 돌변하는 법인가요? 이스라엘은 끊입..

3 내 단상 2023.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