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6 3

(단상. 536) 이순신 그리고 석 변호사

1970년대 말 젊은 나이에 고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당시 고등학생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입시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주야장천 국어, 영어, 수학만 공부해야 했다. 독일어 선생이었던 나는 고3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었다. 그래서 자습 시간 감독을 자청하곤 했다. 공부에 싫증을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서 틈틈이 『난중일기』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순신의 이야기는 어쩌면 박정희 독재에 대한 저항 의식을 부추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흔히 이순신 장군의 승리 비결은 거북선의 계발, 지형지물을 이용한 탁월한 용병술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풍전등화의 강토를 반드시 수호하리라는 당신의 마음가짐이었지요. 이러한 마음가짐이 있었으므로 장군은 당시의 크고 작은 전투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습니다...

3 내 단상 2025.01.06

서로박: (2)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1. 플라톤에서 모어까지 (고대 - 르네상스 초기) 서문

7. 스토아사상과 세계국가 유토피아: 스토아 사상은 귀족 학자들에 의해서 진척된 것으로서 공유제, 노예제, 전통적 가족제도 등의 개혁을 직접적으로 꿈꾸지는 않았습니다. 대신에 스토아 사상은 개인의 내면적 자세에 관해 많은 가르침을 남겼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가능한 세계 국가에 관한 그들의 기대감입니다. 초기 스토아 사상가들의 경우와는 달리 파나이티오스와 같은 중기 스토아학자들은 기원후의 시점부터 특히 거대 로마제국에 합당한 찬란한 세계국가의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점에서 소규모 도시 국가의 차원을 확장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8. 이암불로스의 『태양 섬』과 헬레니즘 유토피아: 이 장은 고대의 문헌, 에우헤메로스의 『성스러운 비문』과 이암불로스의 『태양 섬』을 다루고 있습니다. 에우헤메로스는 축복의..

26 유토피아 2025.01.06

(단상. 536) 멧돼지 포획을 방해하는 노인들

1. 팩트를 무시하고 견해만 내세운다. 우리는 크고 작은 편견에 휩싸여 살아갑니다. 나이들수록 아집(我執)으로 뭉쳐 있으며, 쉽사리 자신의 견고한 입장을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팩트를 무시하고, 자신의 견해만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자신이 쌓아올린 견해의 성(城)을 파괴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처사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커다란 고통을 안겨줄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겉으로 자신이 잘못했다고 토로하지 않습니다. 2. 보수적 의식은 겉으로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원래 인간의 의식은 마치 한 마리 개와 같아서, 주인에게 꼬리 치고, 낯선 자에게 컹컹 짖어대는 보수적인 습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낯 익은 사실이나, 평소에 조우하는 인간으로부터 거리감을..

3 내 단상 2025.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