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르노는 호르크하이머가 부분적으로 용인했던 유토피아의 이데올로기 비판이라는 기능마저 부인한다. 아직 존재하지 않은 미래를 선취하는 태도는 아도르노에 의하면 주어진 현실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전체로 매도하는 자세와 다를 바 없다. 어떤 다른 현실은 미래의 선취하는 의식에서 파생되는 게 아니라, 과거에 이미 주어졌던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재현되는 것이라고 한다. 현실의 모순은 그 과정에 있어서 언제나 계획이나 진단에 의해서 전개될 뿐, 일반 사람들이 갈구하는 바는 결코 현실로 나타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실의 모순은 변증법적으로 발전되거나, 사회적 진보를 추동하는 게 아니라, 영원히 모순 상태로 남아 있을 뿐이다. (Hermand: 109). 그것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주어진 현실에서 해결되거나, 극복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