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183

(단상. 568) 전세 제도를 철폐할 수는 없을까?

1. 마키아벨리는 사악한 유형과 관련하여 여우와 사자를 예로 들었다. 여우는 거짓과 사기를 일삼고, 사자는 끔찍한 폭력을 저지른다고 했다. 권력자는 이 두 가지 속성을 교묘하게 역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거짓과 사기를 일삼는 인간형 (보이스피싱 범죄자, 전세사기꾼) 그리고 전쟁을 일으키는 인간형 (푸틴과 같이 전쟁을 부추기는 권력자) 등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 2. 전세 제도는 다른 나라에는 거의 없다. 전세 사기는 더더욱 없다. 거금을 맡기고 세들어 사는 나라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월세를 주고 부동산을 임대한다. 3. 전세든 월세든 간에 문제는 무기한 살 수 없다는 데 있다. 독일에서 세들어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기간만큼, 무기한 세들어 설 수 있다. ..

3 내 단상 2023.04.28

(단상. 567)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1. 20세기 최고의 시집이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라면, 필자는 20세기 최고의 소설집으로 조세희의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꼽고 싶다. 2.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작품은 시로 쓴 산문이고 (작가는 글을 잘못 썼을 때 원고지 한 칸 씩 가위로 오려서 정성스럽게 붙였다), 피로 쓴 산문이다. 3. 작품은 필자에게 기쁜 슬픔 그리고 슬픈 기쁨을 동시적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그 하나가 예술적 탁마의 차원에서 감지되는 무한한 희열이었다면, 다른 하나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체험해야 하는 가난 그리고 자본(가)의 횡포에 대한 비애와 분노의 감정이었다. 4. 작가는 의도적으로 "난쟁이"가 아니라, 난장이로 표현했다. 장애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겠다는 세심한 배려 때문이었다. 누가 그들을 세상..

3 내 단상 2023.04.20

(단상. 564) 부활, 부활이라

부활절 일요일이다. 부활Resurrektion이란 말 그대로 아나스타시스ἀνάστασις, 즉 그리스도의 다시 태어남을 의미한다. 이는 자연과학적으로 해명 불가하다. 왜냐하면 죽은 인간은 다시 생명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정신은 내 몸속으로 빙의하여 체화될 수는 있다. 부활이란 지금까지의 삶과는 달리 살리라는 결단이며 갱생(更生)의 마음가짐이다. 그것은 깨달음을 통한 변혁이며, 더 나은 삶을 위한 실천과 관련된다. 말콤 엑스는 감옥에서 일라이자 무하마드를 만나 진정한 이슬람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 후에 그는 콩크 머리의 부랑자 인생을 청산하고, 흑인 운동가로 거듭나게 된다. 당신은 (아니, 나는) 지금까지 어떠한 삶을 살았는가? 지금까지의 삶이 탐욕적이고 이기적이며 근시안적이지 ..

3 내 단상 2023.04.09

(단상. 563) 큰학교에서의 흙문학 교육 방법

1. 중요한 사실을 객관적 자세로 전달하기 인(흙)문학 교육에서 현재 내지 과거의 사실은 엄청나게 많다. 역사는 한마디로 "찾아서 얻어낸 견해ἱστορέω"이다. 그 가운데에서 중요한 것으로 판단되는 것을 무엇보다도 엄선하여 수강생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중요성은 지금 여기의 이슈와 관련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사실을 선별하는 것은 교사의 임무이자, 아울러 강의의 방법론에 해당하는 무엇이다. 2. 학생들의 관심을 도출하여 첨예화시키기 수강생들을 일단 길들이지 않은 세퍼트라고 간주하자. 그들은 아직은 모자라지만, 언젠가는 강의하는 당신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다. 현실에게 젊은이들에게 주어지는 정보들 가운데에는 불필요한 게 너무나 많다. 이것을 뇌리에서 씻어내게 하고 그들의 두뇌를 일차적으로 텅빈 칠판, ..

3 내 단상 2023.04.07

(단상. 561) 평화 통일 그리고 탄소 중립의 정책

필자는 윤석열 정권의 특징에 관해서 여러 차례 언급하였다. 그것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언론, 국민과의 의사 소통의 차단, 2. 협치 거부 및 야권 대표에 대한 정치 수사, 3. 미국과 일본에 의존하는 불균형 외교 , 4. 대기업 위주의 정책 및 노조 탄압, 5. 여성가족부 폐지를 둘러싼 젠더 갈라치기, 6. 2030 세대와 장년층 사이의 세대 갈라치기 7. 일본에 대한 굴욕 외교 등. 이보다 심각한 문제는 다음과 같다. 현 정권의 정책에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구체적인 미래 지향적인 로드맵이 결핍되어 있다. 첫째로 현 정권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한 단계적 정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는커녕 북한과 중국에 대한 비난에 골몰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이전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 파기에만 혈안이 되..

3 내 단상 2023.04.01

(단상. 560) 두 줄의 시구

"남자들은 알까 여자가 허리 아래 숨겨놓은 그곳이 또다른 심장이라는 걸" 김해자: 가죽 가방 (녹색평론; 139호, 135쪽.) 대부분 남자들은 안타깝게도 그곳을 텅빈 "자식의 궁궐"로만 이해할 뿐입니다. 오 통재라. "가로수 밑 식탁에 작년 꽃의 두개골을 올려놓지 말 것" 김선우: 아직, (실린 곳: 김선우 시집,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107쪽.) 글쎄요, 언젠가 때가 되면 종려나무 아래 생전의 내 꿈을 뼈 삼아 묻고 싶습니다.

3 내 단상 2023.03.26

(단상. 559) "식민 지배 받은 나라 가운데..."

1. 윤 대통령은 삼일절 연설에서 마치 이완용처럼 조선을 비하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가해자는 가만히 있는데, 피해자의 잘못을 지적하고, 가해자의 모든 악행을 덮으려고 하다니, 안중근, 유관순, 윤봉길, 이봉창 열사들이 이 말을 들으면, 아마 저승에서 통곡할 것입니다. 2. 역사적으로 왜구는 끊임없이 한반도 해안을 공격하였습니다. 세종대왕은 이종무로 하여금 대마도를 정벌하게 했습니다. 그곳의 주민들이 복속을 거부하자, 세종대왕은 그들에게 자치권을 넘겨주었습니다. 광대한 고조선 시대에도 한인들은 중국과 일본을 공격한 바 없습니다. 가령 단군 2세 부루는 기원전 2240년에 임금이 되었는데, 중국의 우왕이 부루 에게 찾아와서 물 다스리는 법을 배워 갔는데, 이로써 황허를 장악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

3 내 단상 2023.03.23

(단상. 560) 정조의 활쏘기

정조는 마치 신궁 (神弓)처럼 활을 잘 쏘았다. 50 개의 화살 가운데 항상 과녁에 맞춘 것은 49개의 화살이었다. 놀라운 것은 그가 백발백중의 결과를 의도적으로 피했다는 사실이다. 마흔 아홉의 화살을 과녁에 내다꽂은 뒤에 정조는 마지막 한발을 의도적으로 맞추지 않았다. 완벽을 거부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다음의 활쏘기에 스스로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일까? 이에 대해서 역사가들은 정확하게 답할 수 있을지 모른다. 챔피언이 된 뒤에 타이틀을 지키는 것은 챔피언을 따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일보다, 갑절로 어려운 법이다. 완벽함을 고수하는 일은 어쩌면 신의 행위가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 정조처럼 모든 일에 있어서 한 가지 잘못을 의도적으로 저지르는 게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나의 정신 건강..

3 내 단상 2023.03.16

(단상. 558) 누가 검찰을 징계할 수 있을까?

1. 검찰은 한 인간에게 죄의 혐의가 있다고 말하면서 재판에 회부한 다음 구형한다. 재판의 과정이 피를 말리게 한다. 피고는 몇 년 간 재판으로 시달리다가 무죄 판결을 받는다. 잘못을 저질러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검찰은 "아니면 말고."하는 식으로 대꾸한다. 2. 정순신 전 검사는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검찰이 정의로움을 저버리고, 승리만을 추구하다니. 그래서 고위층은 벌금형으로 출소하고, 일반인들은 감옥에 갇혀 있는구나. 3. 윤미향 의원은 오랜 소송 끝에 무죄 7건 벌금 1건을 선고받았다. 보수 언론이 검찰을 뒤에서 도왔다. 그동안 윤 의원이 법정에서 겪었던 심적 고통을 아무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윤..

3 내 단상 2023.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