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 단상 193

(단상. 534) 이순신 그리고 석 변호사

1970년대 말 젊은 나이에 고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당시 고등학생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입시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주야장천 국어, 영어, 수학만 공부해야 했다. 독일어 선생이었던 나는 고3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었다. 그래서 자습 시간 감독을 자청하곤 했다. 공부에 싫증을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서 틈틈이 『난중일기』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순신의 이야기는 어쩌면 박정희 독재에 대한 저항 의식을 부추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흔히 이순신 장군의 승리 비결은 거북선의 계발, 지형지물을 이용한 탁월한 용병술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풍전등화의 강토를 반드시 수호하리라는 당신의 마음가짐이었지요. 이러한 마음가짐이 있었으므로 장군은 당시의 크고 작은 전투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습니다...

3 내 단상 2024.12.28

(단상. 532) 내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게 나라인가?

계엄군과 맞서 대항한 국민들 그리고 담을 넘어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간 국회의원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리고,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그들이 아니었더라면 한국의 정치적 지형도는 현재 계엄 치하에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데 한덕수 권한 대행이 지금 이 순간에도 마구잡이로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 국민이 그를 직접 국무총리로 뽑지 않고, 굥석열이 뽑았으므로, 내란 수괴를 지지하는가? 자과부지(自過不知)란 아시다시피 "자신의 잘못을 자기가 찾지 못한다."라는 말이다. 자기 성찰과 반성을 알지 못하는 자들의 전형적인 행동 패턴이다. 한덕수 권한 대행 그리고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이 갈팡질팡 갈 "지(之)"자로 행동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어떻게 행동하는 게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가? 를 먼저 따..

3 내 단상 2024.12.26

(단상. 533) 사랑, 얽힘과 섞임

깊은 사랑은 당사자의 말문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다. 내면의 격노하는 감정이 언어적 표현을 방해하는 것이다. 수많은 호모 아만스들의 삶 속에는 얼마나 구슬픈 사연과 애환이 숨어 있을까? 말이나 글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몹시 어렵고 부담스러울 것이다. 이 경우는 마치 자신의 알몸을 드러내는 것처럼 겸연쩍음을 느끼든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든가, 둘 중 하나이리라. 왜냐하면 말과 글이란 타인을 전제로 한 것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아이에게 우리와 동일한 본능이 주어지듯이, 일자무식의 하녀에게도 어느 순간 연정이 찾아들어, 그미의 가슴속에 오래 머물곤 한다. 세상에는 말로 표현되지 않은 사랑 그리고 이와 결부된 비극은 무수히 출현한다. 이를테면..

3 내 단상 2024.12.25

(단상. 531) 김건희 그리고 평강 공주

여성이 남자를 선택할 때 무엇을 따지는가? 돈과 권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구혼남의 좋은 패로 활용되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낭군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일까? 평강 공주는 바보 온달과 결혼하여 그를 훌륭한 장수로 거듭나로록 도와주었다. 사실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의 이야기에는 현실성이 결핍되어 있다. 구중궁궐에서 살아가는 평강 공주가 온달을 직접 만날 가능성은 별로 없었다. 그 밖에 바보와 결혼하리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중에 온달을 찾는 자극제가 되었다는 점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쨌든 평강 공주는 인간의 적극성과 희생정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수동적으로 행복의 감이 자신의 입안으로 떨어지기를 바라는 신데렐라보다 더 우리를 감동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과도한 적극성은 때로는 혼인 생활의 독이 될 수 있다...

3 내 단상 2024.12.07

(단상. 530) 문학과 역사 왜곡

몇몇  (이름을 거론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작품, "소년이 온다" 그리고 "작별하지 않는다"가 역사를  왜곡했다고 혹평하였다. 꽉 막힌 인간들이 문학의 "문"자도 모르고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 1. 문학은 실제 현실을 다루는 게 아니라 실제로 나타날 수 있는 가능한 현실을 다루는 예술적 장르다. 그러니 역사적 팩트와는 다른 차원을 전제로 한다. 작가의 체험 이야기는 문학 작품 속에 반영될 때 작가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객관화의 과정을 거친다.  2. 사실을 따지는 일은, 문사철 인문학의 영역에서 학문적으로 가능하다. 문학 예술 속에는 속에서의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이 일차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러한 주관적 경험은 -팩트이든 아니든 간에- 우리에게 역사에 대한 비판적 ..

3 내 단상 2024.10.30

(단상. 521) 한강 작가와 노벨 문학상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탁월한 한국 작가의 작품들이 문을 두드렸지만, 채택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한국 여성이, 그리고 핍박 받은 땅, 광주 출신의 소설가가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이 나를 기쁘게 한다. 수탈과 오욕의 광주, 그 피묻은 땅에서 자라난 영혼이 저항의 글쓰기로 승리를 구가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놀랍고도 멋지지 않는가?  가까이는 어머니의 희생, 여자라는 이유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살아온 내 누이의 삶 그리고 멀리서는 역사 속 한국 여성들의 수모 그리고 남편과 나라를 위한 내조와 헌신 등이 뇌리를 스친다. 노벨상 수상작 "흰"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작품 제목이 백의 민족 여성의 삶과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우연일까?   노벨 문학상의 선정 기준은 작품의 ..

3 내 단상 2024.10.11

(단상. 520) 자동차의 색, 색채 심리학

한국 사람들은 어떠한 자동차 색을 좋아할까? 단연코 검정이다. 사람들은 흑 -> 백 -> 회색 순서대로 차를 고른다. 통계에 의하면 젊은 사람들은 검은색을 선호하고, 나이 든 사람은 회색 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MW, 볼보, 벤츠 메르체데스 회사는 한국의 고객을 위해서 색깔 있는 자동차를 모델로 권하지 않고 있다. 요즈음은 독일에서도 서서히 색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 다음의 도표는 이를 말해주고 있다.  검정이 지니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흑(黑)은 진지함, 우아함, 영리함, 사치 그리고 성공을 상징한다. 그래서 번쩍거리는 까만색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여성들은 하얀 자동차를 선호한다. 백(白)은 순결함과 순수함을 드러낼 수 있다. 또한 솔직함과 청결함을 상징하는 게 흰색이다. 한국 사람들은 ..

3 내 단상 2024.10.10

당신은 국민의 힘인가, 국민의 짐인가?

대다수 국민들은 채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을 간절히 원한다.특검의 도입은 죄 있음과 죄 없음을 엄정하게 밝히기 위한 조처이다.죄가 없으면 회피할 필요가 없다.그런데도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대통령의 뜻을 따르려 한다.그들 가운데 이탈자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누구의 편인가?누가 당신에게 국회의원의 배지를 달아주는가? 대통령인가?대체 누가 당신들에게 힘을 실어주는가?

3 내 단상 2024.10.02

(단상. 517) 한국인은 홍익(弘益)을 갈구한다.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한류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이제 세계는 문화적 일방 통행성을 극복하고, 변방이 중심으로, 중심이 변방으로 변화하는 모양새다. 좋은 조짐이 아닐 수 없다.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호감은 K 팝 그리고 K 드라마와 같은 단순히 외형적 전파 때문은 아닌 것 같다. 한국 문화의 진수는 한국인의 본원적 정서 그리고 근원적 정신에 도사리고 있다. 한국인의 특징은 -많은 석학들이 언급한 바 있지만,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정이 깊은 인성, 2. 끈기 그리고 불굴의 노력, 3. 남을 배려하는 마음, 4. 협동 정신, 5. 갈등과 투쟁을 싫어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요약하건대 한국인은 홍익을 갈구한다. 널리 이롭게 하는 마음 그것..

3 내 단상 2024.09.10

(단상. 516) 탄핵이 진정한 광복(光復)의 시작이다.

안중근 열사의 손. 그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려는 각오로 손가락을 잘랐다. 토착 왜구를 대통령으로 지지한 안철수씨, 같은 안씨로서 부끄럽지 않는가? 1.오늘은 광복절. 일본 군국주의로부터 독립을 이룬 기쁜 날이지만, 우리의 마음은 그렇게 편치 않습니다. 오탁악세(五濁惡世)의 원인은 주로 권력자에게서 발견됩니다. 유관순,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의열단의 열사들이 목숨을 바쳤지만, 구국을 위한 정신은 사라지고, 이 땅에서는 친일 잔당들이 여전히 권력과 부를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 정부는 독립기념관 관장으로 친일 잔당을 앉히고 말았습니다. 독립 투사들이 지하에서 피눈물을 흘릴 것 같습니다. 2.굥석열이 권력을 잡은 뒤 2년 4개월이라는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현재의 정치판은 우리를 답답하게 만듭니다. 송..

3 내 단상 2024.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