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젤라 만나다 박설호 어느 나라에서 오셨어요 어두움이 섞여 연파랑 눈이 내리는 뮌헨의 사월 어린이 놀이터 기젤라 너는 나에게 말 걸었다 같은 나라네요 저도 그래요 노랗다고 하는 피부 까만 단발머리 가느다란 실눈 위엔 다래끼 하나 소녀답지 않게 너는 애잔히 말했다 세 살 때 왔어요 홀트를 통해서요 너는 모르리라 대구의 어느 여공(女工) 피눈물 흘리며 남의 눈을 피해 핏덩이 버리고 달아나야 했음을 내 나라로 돌아가고 싶어요 기젤라 나의 딸 21세기가 되면 비둘기처럼 날아가리 피를 못 속이는 우리의 만남 십분 간 외국에서 ............. 1983년 뮌헨 슈바빙에서 완성한 미발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