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칼립소
박설호
남쪽의 해변에 쓰러진 나에게
어슴푸레 접근한 그림자 하나
당신은 알려주었지요 사랑은 처음에는
새순 키우는 자양이라는 것을
왕궁에서 담은 술 소담한 식사
근심을 잊게 하는 단잠
당신은 속삭였지요 사랑은 귓속말로
간여도 방관도 아니라는 것을
딸기나무 숲 너덜겅에서
내 마음 녹이게 하던 당신의 미소
무심결에 전했지요 사랑은 시나브로
질투를 삭이는 기쁨이라는 것을
은은한 촛불 아래 바라보던
알몸으로 잠이 든 당신의 모습
새삼 느낄 수 있었지요 사랑은 부끄러운
황홀 탐하는 몸부림이라는 것을
차마 고백할 수 없었던
수평선 너머 가족의 기다림
그래도 깨달았지요 사랑은 치렁치렁
자라는 넝쿨 한 줄기라는 것을
https://www.youtube.com/watch?v=iP71UXzMYno
크레타 섬에 있는 칼립소 해변
https://www.youtube.com/watch?v=-ZonmQZG0GQ
존 덴버의 노래 칼립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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