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의 시

박설호의 시, '굿바이 칼립소'

필자 (匹子) 2025. 4. 12. 14:55

 

굿바이 칼립소

박설호

 

 

남쪽의 해변에 쓰러진 나에게

어슴푸레 접근한 그림자 하나

당신은 알려주었지요 사랑은 처음에는

새순 키우는 자양이라는 것을

 

왕궁에서 담은 술 소담한 식사

근심을 잊게 하는 단잠

당신은 속삭였지요 사랑은 귓속말로

간여도 방관도 아니라는 것을

 

딸기나무 숲 너덜겅에서

내 마음 녹이게 하던 당신의 미소

무심결에 전했지요 사랑은 시나브로

질투를 삭이는 기쁨이라는 것을

 

은은한 촛불 아래 바라보던

알몸으로 잠이 든 당신의 모습

새삼 느낄 수 있었지요 사랑은 부끄러운

황홀 탐하는 몸부림이라는 것을

 

차마 고백할 수 없었던

수평선 너머 가족의 기다림

그래도 깨달았지요 사랑은 치렁치렁

자라는 넝쿨 한 줄기라는 것을

 

 

 

 

https://www.youtube.com/watch?v=iP71UXzMYno

 

크레타 섬에 있는 칼립소 해변

 

https://www.youtube.com/watch?v=-ZonmQZG0GQ

존 덴버의 노래 칼립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