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잡글 152

이제는 부디 검사의 법복을 벗어 던지세요.

굥석열 대통령은 마치 전쟁을 치르듯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칼을 휘두를 때인가요? 장수가 전쟁에서 싸우는 일과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정치가는 타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던져야 합니다. 대통령은 깐깐한 반대파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하고, 같은 정당의 보기 싫은 인간을 끌어안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굥 대통령이 보여준 최근의 행적은 다음과 같은 11가지 특징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1. 공정의 객관적 잣대가 없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조건 공정입니다. 그는 검찰의 집단 이기주의를 고수합니다. 타인의 쓰라린 조언을 경청하지 않는다면, 굥석열은 안타깝게도 나중에 측근, 특히 안사람의 비리로 곤욕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굥석..

2 나의 잡글 2022.12.17

서로박: (5) 돈 앞에서 공정과 정의는 없다

(앞에서 계속됩니다.) 13. 통치에 유리하게 활용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의 개념: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한 정의의 개념은 처음부터 가부장주의의 사고로부터 한 치도 벗어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인민이 아니라 지배자, 다시 말해서 통치 기관에 유리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개인으로서의 정당성 내지 개개인들의 사적 관계로서의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어떤 (마치 관대한 자선이라든가 고결한 마음씨와 같은) 정서 내지 지조와 관계되는 미덕이 아니라, 처음부터 오로지 외부적으로 드러난 행동으로 국한되어 있을 뿐입니다. 자고로 개인은 스스로 공명정대한 자세를 취하면서 얼마든지 불법적 행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정의라든가 불의를 허용하거나 허용하지 않..

2 나의 잡글 2022.12.05

서로박: (2) 돈 앞에서 공정과 정의는 없다

(앞에서 계속됩니다.) 일단 서양의 역사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인간은 예외 없이 자유롭게 태어난 존재이다.” 이는 고대 로마 시대에 이미 하나의 국법의 기초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토대는 법의 제정 과정에서 본래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게 기술되었습니다. 예컨대 울피아누스는 “모든 인간은 자연법에 의하면 자유롭고 평등하다.”라는 문장을 맨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이어지는 문장을 위해서 끌어들인 하나의 허사에 불과합니다. 즉 노예 제도는 시민의 권한을 보충해주는 수단이 된다는 것입니다. 한 인간이 얼마만큼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한 인간이 주어진 국가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가? 하는 물음과 직결됩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

2 나의 잡글 2022.12.05

서로박: (1) 돈 앞에서 공정과 정의는 없다.

- “정의는 제반 국가들의 토대이다. Iustitia fundamentum regnorum” (토마스 아퀴나스) - “형벌은 대부에게 적용되지 않으며, 예절은 서인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刑不上大夫 礼不下庶人.” - “급진적 자연법은 만인의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주체의 저항에서 출발한다.” (블로흐) 1. 친애하는 J, 미국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인구의 5%가 남한 토지의 80%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빈부 차이가 심한 나라에서 정의에 대한 관심이 끓어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 모릅니다. 사실 샌델 교수가 바람직한 것으로 지향하는 공동선 사회는 거시적으로 고찰할 때 사회주의 국가에서 추구하던 공동선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

2 나의 잡글 2022.12.05

박설호: 기본 소득을 넘어서 기본 의료 보장으로.

1. 대선 유감: 친애하는 P, 지난 대선의 결과는 많은 분을 침울하게 만들었습니다. 선거의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들에 관해서 결과론적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령 안철수 후보가 교활하게 중도에 사퇴하여,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을 조금 올렸다는 점, 심상정 후보가 뻣뻣하게 버티다가 80만 표를 잠식하여 윤 후보가 불과 20만 표의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점 등을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유권자의 과반수가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자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재명 후보자가 추구하는 정책 방향이 어느 정도 범위에서 빗나갔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2. 좌우 노선의 정책 차이는 크지 않다.: 한국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80% 이상 존재하고,..

2 나의 잡글 2022.10.22

만인을 위한 병원

1. 요즈음에는 그렇지 않지만, 병원이나 약국은 나에게 무척 생소하게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천혜의 도움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결벽증”인지는 몰라도 잔병이 났을 경우 나는 대체로 약을 멀리하고, 마치 병든 개처럼 며칠 드러누워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곤 했으니까 말입니다. 오늘 아들의 치료를 위해서 실로 오랜만에 대학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 입구에서 많은 직원들이 열 지어 병원 방문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내 눈에는 그것이 무척 신기하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더욱 신기한 것은 그들이 병원 문을 나서는 사람들에게 한번도 고개 숙여 인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아니, 그들의 눈빛은 몇몇 표독스러운 교도소 경비자의 그것을 방불케 했습니다. 왜 병원은 들어오는 자를 반기고, 나가는 자를 ..

2 나의 잡글 2022.10.20

서로박: 루디 두치케

(루디 두치케는 아내 그레텐과 1968년 1월 10일 태어난 아들 "호세아-체" (예언자 호세아와 체 게바라의 합성 이름)와 함께 체고로 가서, 1968년 4월 9일 프라하 대학 강당에서 연설하였다. 사진의 왼쪽에는 두치케의 머리 부분이 보인다.) 루디 두치케는 1968년에 학생 운동을 이끌었던, 놀라운 지식인 운동가였습니다. 그는 불과 28세의 나이에 83세의 에른스트 블로흐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는 당시에 어느 몰지각한 우익 청년에 의해서 세 발의 총상을 입었지요. 불행 중 다행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두치케의 뇌가 손상되었습니다. 시인, 볼프 비어만은 「루디 두치케에게 향한 세 발의 총성」에 관한 발라드를 불러서 독일 내의 우파, 어용 지식인 그리고 재벌들을 통렬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언어 장애에 시..

2 나의 잡글 2022.10.01

검찰, 마피아 독점 권력

- 검사들 가운데 영특하고 청렴하며 공명정대한 분들이 많이 있다. 부디 이 글이 일부 검사들의 명예에 손상을 가하지 않기를 바란다. (필자) = 1. 검사들은 비판당하지 않는다.: 검찰은 어떻게 해서 괴물 마피아 권력 집단이 되었는가? 우리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서 세 가지  사항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로 검찰은 말하자면 어느 누구에 의해서 견제당하거나 비판당하지 않는다. 검찰 조직은 가장 강력한 집단 트러스트를 형성하고 있다. 왜냐하면 검찰이라는 특권을 누리고 있을 뿐 아니라, 어느 누구도 그들의 집단적 태도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었으며, 실제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이 없었다.  검찰은 일반 사람들 가운데 죄를 지은 사람을 법정에 고소하고 단죄하며 구형하지만, 정작 자신은 고소당하거나, 구형 당하는 경..

2 나의 잡글 2022.09.29

비행하는 이카로스 (4)

4. 이어지는 글들은 유대주의와 관련되는 글 모음입니다. 열한 번째의 글 「소련과 동독에서의 반유대주의, 그 배경과 경과」는 다음의 사항을 천착하고 있습니다. 즉 반유대주의는 히틀러의 집권 시기에 독일 지역에서만 나타난 게 아니라, 제 2차 세계대전 이전 동유럽 지역에서 널리 펴져 있었다는 사항 말입니다. 인종 탄압이라는 단어 “Pogrom”이 러시아에서 파생되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 하나의 좋은 범례인 셈입니다. 유럽에서의 반유대주의는 비단 독일 뿐 아니라,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는 소련과 동독에서도 적지 않게 출현하였습니다. 열두 번째의 글 「동독 유대인의 정체성과 과거 극복의 문제. 유렉 베커의 브론슈타인의 자식들」은 유대 출신의 작가 유렉 베커의 마지막 소설 『브론슈타인의 자식들』을 작품 내재적으로..

2 나의 잡글 2022.08.29

비행하는 이카로스 (3)

3. 네 번째의 글 「프란츠 베르펠의 태어나지 않은 자들의 별」은 프란츠 베르펠이 죽기 전에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대작 『태어나지 않은 자들의 별』을 작품 내재적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필자는 지금까지 5권의 『서양 유토피아의 역사』를 집필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베르펠의 미래 소설이자 사이언스 픽션인 이 작품을 분석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서양의 유토피아의 역사에 수록되기에는 주제상의 다른 측면을 지닌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자고로 문학 유토피아 속에는 주어진 사회에 대한 비판 내지 정치적 시스템으로서의 새로운 구조가 설계되어야 마땅한데, 이 작품에는 이러한 요소가 결핍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서양 유토피아의 역사와는 별개로 본서에서 이 글을 소개하기로 작심하였습니다. 다섯..

2 나의 잡글 2022.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