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글

이제는 부디 검사의 법복을 벗어 던지세요.

필자 (匹子) 2022. 12. 17. 10:11

윤석열 대통령은 마치 전쟁을 치르듯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칼을 휘두를 때인가요? 장수가 전쟁에서 싸우는 일과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정치가는 타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던져야 합니다. 대통령은 깐깐한 반대파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하고, 같은 정당의 보기 싫은 인간을 끌어안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윤 대통령이 보여준 최근의 행적은 다음과 같은 11가지 특징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1. 공정의 객관적 잣대가 없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조건 공정입니다. 그는 검찰의 집단 이기주의를 고수합니다. 타인의 쓰라린 조언을 경청하지 않는다면, 윤석열은 안타깝게도 나중에 측근, 특히 안사람의 비리로 곤욕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윤석열은 집사람를 방어하기 위해서 정적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공격이 최상의 수비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정당한 대응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김건희의 죄를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게 앞으로 대통령으로서의 임무 수행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통합과 협치를 모른다. 윤석열의 야당 탄압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그는 여전히 검사의 옷을 걸치고 있습니다. 시스템을 가동하여 사람들을 뒷조사합니다. 법 우선주의가 문제입니다. 윤석열이 외치는 자유는 한마디로 “멸공”과 결부됩니다. 선거 당시에 윤석열은 멸치와 콩나물을 집어 들면서 은근슬쩍 멸공을 암시했는데, 이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퍼포먼스를 넘어서서, 내심을 반영한 것입니다. 21세기의 시대에 멸공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시대착오입니다. 국민들은 치졸한 당파 싸움을 끝내고, 민주당 대표와 대화를 나누기를 희망합니다.

 

3. 정책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특정 인간을 혐오한다. 그는 과거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일관하다가, “어통령 (어쩌다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에게는 미래 지향적 정책의 로드맵이 없습니다. 지금도 윤석열은 검경을 동원하여 사람들을 뒷조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관심사는 아무개가 과거에 무슨 죄를 저질렀는가를 따지는 데 있습니다. 미래의 비전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는 것이 대통령이 할 중대 역할인데, 과거의 문제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날이 막막하고 캄캄합니다.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문제에 관해서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4년 중임 대통령제라든가 대선거구 제도를 정착시키고, 중대재해 처벌법 내지는 노란봉투법 등을 실행에 옮기는 데 도움을 주면 좋겠습니다.

 

4. 자신과 친분이 있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했다. 정부는 서울대 출신의 오십대 남자들로 채워졌습니다, 왜 그가 알 박기 인사를 감행했을까요? 괜스레 모르는 사람을 천거했다가, -문재인이 자신에게 당했듯이- 자신도 호되게 당할까 전전긍긍한 것입니다. 자신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예스맨만 발탁한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엘리트 관료주의의 횡포의 전조적인 증세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의 크고 작은 결정이 김건희의 뜻에 의해 정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고, 400억이나 되는 비용을 감수하면서 한남동 저택으로 입성하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영빈관 건설을 위해 현 정부는 870억 이상의 혈세를 추가로 낭비하려고 합니다. 물론 윤대통령은 당장 시급한 불은 껐습니다. 그런데 국민들은 이러한 결정이 풍수지리를 신봉하는 김건희의 계획에서 나온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5. 통합적 중립 외교를 거부한다. 어떻게 해야 한반도의 평화 중립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대통령은 이 문제를 깊이 숙고해야 합니다. 외교 행정 가운데 친미 반중과 같은 기울어진 외교 정책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외교는 균형 잡힌 성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정책은 미국이 원하는 대로 전개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조 바이든이 내한했을 때 맨 처음 방문한 곳은 대통령 실이 아니라, 삼성 전자 공장이었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정책과 전기 차의 난관 앞에서 한국 정부는 그저 미국에 끌려 다니는 것 같습니다. 전기 차 지원 및 보호에 있어서 손해를 받아들이면 아니 될 것입니다. 그밖에 선제 타격에 관한 발언은 군인이 행해야 할 발언이지, 대통령이 행하는 발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급한 것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되, 외교적인 문제에서 우리가 원하는 바를 당당하게 얻어내야 하는 일입니다.

 

6. 대기업 경제 정책. 빈부 차이 극복의 의지가 없다. 대 기업에 대한 감세가 일반 국민의 경제적 향상으로 이어지리라는 사고는 허황된 꿈에 불과합니다. 이명박 정권은 이러한 정책을 시행하다가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정부의 경제 개편 안에는 추상적 경제 활성화만 논의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나 투자와 고용이 늘어날지에 관한 구체적인 예측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고로 기업은 이윤 추구를 극대화시키는 데 목적을 두지, 빈부 차이를 해결하고 자선 사업을 수행하는 이타주의의 단체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경제 구도는 역삼각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앗고, 중소기업은 하청업자를 이용해 먹습니다. 하청업자들은 일용직 노동자를 일회용 물건처럼 다루고 있습니다. 모든 정책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목표에서 추진되어야 하는데, 대통령은 그러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7. 노조의 탄압: 윤 대통령은 화물 연대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화물 운전자들을 압박했습니다. 그의 눈에는 국민의 안전보다도 대기업의 이득을 도모하는 것만이 중요한 관건으로 비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야 국가의 책임자인 그가 정신을 차릴까요? 하루 14시간 운전대를 잡고 고속도로를 달려야 하는 화물 운전자들은 졸음 운전으로 다른 사람을 살상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면서 오늘도 무사히 일을 끝내기를 바라면서 운전대를 잡습니다. 윤석열에게 노동조합은 "국가의 기강을 흔들고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불법 단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에게서 계층 차이, 빈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 노조 탄압을 끝내는 정책을 바라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합니다.

 

8. 임대 주택의 구체적 계획이 없다. 현 정부는 문재인 정권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문제를 경시하고 있습니다. 태풍으로 인해 서민들의 피해가 몹시 큽니다. 반 지하 주택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한남동 저택의 보수비용으로 국민의 혈세인 400억을 낭비하였습니다. 모든 행정청의 이전 비용 및 보수 공사의 비용으로 일조 이상의 돈이 소용된다고 합니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그냥 청와대에 들어가면 될 것을 왜 이런 식으로 국고를 낭비하는가 하고 의아해합니다. 현재 한국의 젊은이들은 빚에 쪼들리며 살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취업과 결혼 그리고 그들의 미래 역시 부동산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는데, 정부는 이에 관한 구체적인 해결책 내지는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9. 평화, 공존, 배려의 정신이 결여되어 있다. 현 정권은 남녀 갈라치기, 계층 갈라치기, 세대 갈라치기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가한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해외여행을 즐긴다고 생각합니다. 장례식에 외무부 장관을 파견하면 되지, 대통령까지 굳이 나서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국가의 원수는 가장 힘든 문제에 골몰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만나기 싫은 사람과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가령 평양에 있는 김정은과 대화를 나누며, 이산가족의 문제를 논의하는 게 영국 방문보다 더 시급하지 않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야당 대표와 만나, 대화하는 것은 무척 수월한 일일 텐데요.

 

10. 인문학을 경시하는 등 교육 철학을 보여주지 않는다. 교육 정책의 로드맵이 없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당기겠다는 졸속 정책이 이에 대한 좋은 사례일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인문학을 불필요한 학문으로 매도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는 문화 예술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빚에 쪼들리는 젊은이의 고통과 미래에 대한 그들의 불안을 중시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기야 자식이 없으니, 젊은이의 고초를 직접 체험할 기회가 없었겠지요. 인문학을 경시하는 태도는 이명박과 박근혜와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반도체 AL에 대한 맹신으로부터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공계를 30% 이상 배정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11. 탄소 중립 정책을 알지 못한다. 기이하게도 현 정권은 재생 가능 에너지의 개발 사업 대신에 원전 정책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이전 정권의 에너지 정책에 반대될 뿐 아니라, 탈-원전이라는 세계적 추세와는 완전히 위배되는 것입니다. 그에게는 녹색 성장의 의미와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 체계를 위한 정책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대선 토론 당시에 이재명 후보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RE100이 무엇이지요?”하고 반문했습니다. 이는 재생 가능 에너지의 절대적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문재인 정권의 태양광 사업에 비리가 있다고 천명하면서, 이 문제는 검찰에 의해 밝혀져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삼성전자가 2050년까지 RE 100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로 그날 터져 나온 발언이니 참으로 기가 막힌 일입니다. 행여나 태양광 사업이 위축되어, 한반도에서의 탄소 중립의 가능성이 타격을 받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군인이 아니라, 상인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가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유화책인데, 이러한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토사구팽도 아니고, 야당 탄압도 아닙니다. 과거만 바라보고 혐의자의 뒤를 조사하는 그의 행보는 자신에 대한 지지율을 더욱 깎아먹게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라도 좋으니 야권에 대한 비난의 언사를 멈추고, 검경의 칼날을 거두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과 악수하기 위해서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화이부동 (和而不同)이 아닐까요? 견해는 다르지만, 잘 어울리는 자세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