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디 두치케는 아내 그레텐과 1968년 1월 10일 태어난 아들 "호세아-체" (예언자 호세아와 체 게바라의 합성 이름)와 함께 체고로 가서, 1968년 4월 9일 프라하 대학 강당에서 연설하였다. 사진의 왼쪽에는 두치케의 머리 부분이 보인다.)
루디 두치케는 1968년에 학생 운동을 이끌었던, 놀라운 지식인 운동가였습니다. 그는 불과 28세의 나이에 83세의 에른스트 블로흐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는 당시에 어느 몰지각한 우익 청년에 의해서 세 발의 총상을 입었지요. 불행 중 다행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두치케의 뇌가 손상되었습니다.
시인, 볼프 비어만은 「루디 두치케에게 향한 세 발의 총성」에 관한 발라드를 불러서 독일 내의 우파, 어용 지식인 그리고 재벌들을 통렬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언어 장애에 시달리던 두치케는 독일어를 처음부터 새롭게 배워야 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잊은 언어를 새로 복원하기가 처음 배우는 것 보다 쉽다는 사실입니다.
이때 한 가지 에피소드: 두치케는 새롭게 언어를 습득하면서 마르크스의 포이어바흐에 관한 11번째의 테제를 암송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다양하게 해석하였다. 문제는 그것 (sie)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Die Philosophen haben die Welt nur verschieden interpretiert, es kommt drauf an, sie zu verändern" 이 문장은 무엇보다도 어떤 바람직한 실천을 염두에 두려는 혁명적 사상가, 마르크스의 의지를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11번째의 테제에 대한 두치케의 해석입니다. 두치케는 독일어를 새롭게 배우는 과정에서 11번째의 테제를 잘못 이해하였습니다. 그는 “그것 (sie)”에 해당하는 세계 대신에 “sich (자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다양하게 해석하였다. 문제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Die Philosophen haben die Welt nur verschieden interpretiert, es kömmt drauf an, sich zu verändern ”
혹자는 이게 언어 습득의 과정에서 나타난 지엽적인 오류라고 여길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말을 전해들은 두치케의 친구들은 그의 시대를 뛰어넘는 발상에 혀를 내둘렀다고 합니다. 마르크스의 발언은 그 자체 누구보다도 노동자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어 장애에 시달리던 두치케의 발언은 이러한 차원에서 설명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학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인간학적 사고를 생태학적 사고로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두치케의 발언에 비하면 미국으로 망명한 독일 철학자, 루드비히 마르쿠제 Ludwig Marcuse -허버드 마르쿠제 (Herbert Marcuse)가 아님!- 의 다음과 같은 발언은 어째서 보수적 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것일까요?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다양하게 해석하였다. 문제는 세계를 보존시키는 일이다. Die Philosophen haben die Welt nur verschieden interpretiert, es kommt drauf an, sie zu bewah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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