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13

서로박: (2) 미셸 투르니에의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앞에서 계속됩니다.) 7. (부설) 맨드레이크: 맨드레이크는 라틴어로는 “만드라고라”, 독일어로는 “알리우네”라고 불리는 약초입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악마의 사과Devil’s appl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약초는 지중해 근해에서 자라는데, 마치 인삼처럼 다육질의 뿌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줄기는 약 30센티 자라며, 통상적으로 꽃 한 송이만을 피웁니다. 맨드레이크는 구약성서 「창세기」 그리고 「아가」에서는 사랑의 묘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혼하는 남녀는 만드라고라, 즉 맨드레이크의 즙액을 마시면, 첫날밤을 황홀하게 보낸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작가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는 자신의 5막 희극작품, 「만드라고라」에서 이 약초를 최음제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육질의 뿌리..

33 현대불문헌 2023.08.24

(단상. 571) 나누어라 그리고 지배하라

"나누어라 그리고 지배하라!Divide et impera"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루이 14세라고 한다. 그는 "나누어라 그리고 지배하라. Diviser pour régner"하고 말하곤 하였는데, 나중에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이 말을 인용하였다. 모든 것을 구분하는 것은 남성적 시각적 요소론적인 사고에서 유래한 것이다. (윤노빈) 무언가를 정복하려는 자는 눈으로 대상을 깔본다. 그리고는 이 대상을 구분하고 분할한다. 대상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그 대상을 소유하고 정복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구분하고 분할하는 것은 악마의 소행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을 구분하고, 이간질하며 서로 싸우게 만드는 자는 사악한 의도를 지니고 있다. 호모 아만스는 이러한 구분을 처음부터 배격한다. 성을 남..

3 내 단상 2023.05.30

서로박: (1)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1. 토머스 모어와 마키아벨리 그리고 에라스뮈스: 친애하는 J, 오늘은 토머스 모어 (Thomas Morus, 1477/78 - 1535)의 『유토피아』에 관해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이 책은 국가에 관한 철학적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작품은 1516년 간행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훌륭한 국가의 법과 새로운 섬 유토피아에 관한 정말로 멋진, 일시적이라기보다는 어떤 구원을 담은 소책자 Libellus vere aureus nec salutaris quam festivus de optimo republicae statu deque nova insula Utopia.” 16세기 유럽은 정신사적으로 고찰할 때 전환과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이를테면 바로 이 시기에 훌륭한 문헌..

35 근대영문헌 2023.05.20

서로박: (3) 군주론, 혹은 마키아벨리의 고독

(앞에서 계속됩니다.) 15. 운명의 여신에 대항하는 권력으로서의 미덕: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의 제25장에서 운명의 여신이 끼치는 영향력을 서술합니다. 운명의 여신의 영향력은 엄청난 크기와 양으로 흘러가는 격노하는 강물과 같습니다. 운명의 여신의 에너지는 이처럼 막강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에너지를 가로막고 차단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주의 질서에 해당하는 미덕의 힘입니다. 특정 사회에서 출현한 위대한 인간은 마키아벨리에 의하면 이러한 미덕의 힘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미덕의 힘은 궁극적으로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에 대적하고 저항하는 하나의 방어막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 데목에서 마키아벨리가 내심 갈구하던 희망 사항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즉 모세, 키루스 대제,..

34 이탈스파냐 2023.01.22

서로박: (1) 군주론, 혹은 마키아벨리의 고독

친애하는 M, 군주론 한 권을 읽는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해서, 필자는 군주론의 핵심 사항만 요약한 글을 올려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필자 OTL ................................. 1. 마키아벨리, 악마의 대변인인가, 아니면 최악의 냉소주의자인가?: 강의 중에 필자는 정치학을 논하는 자리에서 두 권의 필독서를 권하곤 합니다. 그 하나는 니콜로 마키아벨리 (Niccolo Machiavelli, 1469 - 1527)의 『군주론Il Principe』이며 (마키아벨리: 군주론 (군주국에 대하여), 곽차섭 역, 길 2017.), 다른 하나는 에치엔 드 라 보에시 (Étienne de La Boétie, 1530 – 1563)의 『자발적 복종 Discours de la servi..

34 이탈스파냐 2023.01.22

서로박: (3) 몽테를랑의 "젊은 처녀들"

(앞에서 계속됩니다.) 13. 소설 속에 묘사되는 남성의 심리: 사부작 소설은 20세기 초 프랑스에 살던 젊은 여성들 그리고 엘리트 의식을 지닌 남성 작가의 무의식적 욕망을 꿰뚫고 있다. 그런데 작품에는 남성들의 이기주의적 자세, 여성에 대한 경멸하는 시각 그리고 결혼제도에 대한 비판 등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수많은 남성 독자들은 작품을 읽으면서 자신을 돌이켜볼 정도로 주인공 코스탈이 자신과 유사하다고 느끼곤 했다. 그렇다면 『젊은 처녀들Les jeunes filles』의 주제는 남성적 일방적 오만 그리고 편견으로 요약될 수 있을까? 이 문제와 관련하여 몽테를랑은 자신이 주인공 코스탈과 동일시되는 데 대해 반기를 들었다. 코스탈은 자신과는 다른 남성적 주체라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작가의 냉소적 태도..

33 현대불문헌 2023.01.05

서로박: 마키아벨리의 "만드라골라" (2)

마키아벨리와 그의 아내 사라 뒤낭 5. 무대의 언어, 피렌체 방언: 마키아벨리는 실제 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시기에 작품을 집필하였습니다. 사실 『만드라골라』는 그의 첫 번째 희극작품에 해당합니다. 물론 1504년에 그는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에 착안하여 「가면들Le maschere」를 집필하였습니다만, 이 작품은 오늘날 전해 내려오지 않습니다. 물론 마키아벨리는 테렌티우스Terenz의 「안드리아Andria」를 피렌체 방언으로 번역한 바 있습니다. 마키아벨리는 작품을 쓰기 이전에 무대에 활용될 수 있는 이탈리아어 방언에 관해서 숙고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그의 논문 「언어 혹은 우리 언어에 관한 대화discorso o dialogo intorno alla nostra lingua」에 자세히 언급..

34 이탈스파냐 2021.12.08

서로박: 마키아벨리의 "만드라골라" (1)

1. 극작가로서의 마키아벨리: 흔히 사람들은 니콜로 마키아벨리 (Niccolò Machiavelli, 1469 - 1527)를 『군주론』의 저자로 이해하고, 그를 이탈리아의 지식인 한 사람으로 파악합니다. 『군주론』은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려는 목적으로 어떠한 술수와 간계조차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점을 차근차근 기술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의 대표작을 읽으면,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권력자의 속내를 간파할 수 있음을 역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키아벨리는 이판이 아니라 사판의 삶을 살아가면서, 명성을 드높인 적도 있었고, 6년 동안 비참하게 망명생활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사항은 우리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즉 마키아벨리가 군주의 사악하고 음험한 술수를 기술한..

34 이탈스파냐 2021.12.08

Lindenberg: 천사의 유혹에 관하여 (2)

브레히트는 천사를 의도적으로 비아냥거리기 위해서 시를 집필하였습니다. 천사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상의 존재입니다. 그는 남성이지만, 여성처럼 치장하고 있습니다. 아니, 천사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불분명합니다. 브레히트는 천사를 비아냥거림으로써 기독교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유럽 사회에서 얼마나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는가를 고발하려고 했습니다. 사실 기독교에서 죄는 언제나 성 Sex과 관련됩니다. 가령 모든 죄를 포괄하는 존재는 바빌로니아의 창녀로서 상징화되고 있습니다. 바빌로니아의 창녀는 성스러운 결혼식의 신부입니다. 고매한 쌍으로서의 해와 달의 삭망에 관한 비유를 생각해 보세요. 해와 달이 서로 만나 합치면 (개기일식, 혹은 개기월식), 고대 사람들은 이를 해와 달의 결혼식으로 수용했습니다. 해와 달의 ..

8 Lindenberg 2021.12.02

서로박: 캄파넬라의 철학시편 (2)

너: 일단 캄파넬라의 시 한 편을 인용하려고 합니다, 제목은 「침대를 불지르고 미쳐버린...Di se stesso, quando, ecc...」이라는 작품입니다. “카이사르를 피해, 그리스와 리비아로 자유를 찾아 떠났다, 독재자의 적 카토는. 도저히 달랠 수 없는 욕망으로 자청해서 죽음 속으로 뛰어들었다. 망각한 권력으로부터 피할 수 없다는 걸 영리한 한니발이 알아차렸을 때, 그는 독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래 클레오파트라 역시 뱀을 움켜쥐었다. 경건한 마카비도 그렇게 행동했다, 브루투스와 솔론도 일순 광증에 사로잡혔고, 다윗 역시, 가트 지역의 왕에 대한 두려움으로. 예언자 요나가 어디론가 잠적한 뒤에 다시 돌아왔듯이, 나 또한 성스러운 마음으로 희생물을 바쳤다, 방화를 저지름으로써.“ (필..

34 이탈스파냐 2021.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