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하더라도 유럽에서 이혼이 불가능한 유일한 나라는 아일랜드였다. 가톨릭 교리에 의하면 이혼은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어느 누군들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과 오랫동안 살고 싶지 않겠는가? 아무리 원하더라도 안 되니까, 지지고 볶고 싸우는 게 아닌가? 성격 차이는 성의 격식 차이로서, 맞지 않을 때에는 절대로 맞지 않는다. 이는 제 아무리 이성적인 노력을 다해도 수정되지 않는다. 이혼을 나쁘게 생각하는, 금실 좋은 (속은 어떤지 모르지만) 아일랜드 부부들은 고통과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부부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결혼이란 이런 거야’ 하고 말하며, 장님 코끼리 더듬듯이 자기 결혼 생활의 범례로써 수많은 개연성을 지닌, 각양각색의 결혼 생활을 하나로 일반화시킨다. 그런데 아일랜드에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