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36

서로박: (13) 여인들의 브레히트. 사랑의 슬픔

13. 나오는 말 여자: 브레히트는 쾌활한 바이에른 사람이었습니다. 기타 반주로 자신의 작품을 노래하기도 했지요. 남자: 그런가요? 그의 삶과 문학은 기독교를 도외시하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 가장 커다란 영향을 끼친 책이 마르크스의 『자본Das Kapital』인가? 하고 물었을 때, 브레히트는 다음과 같이 대꾸하였습니다. “만약 ‘성서’라고 대답하면 당신은 웃겠지요?” 그는 기독교 시민 사회가 개개인의 삶을 부자유의 질곡에 가둔다고 여겼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 그의 입장은 미셀 푸코의 기독교 비판과 일맥상통합니다. (Foucault: 28). 여자: 브레히트는 젊은 시절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자주 인용하였습니다. “여자에게 갈 때는, 채찍을 들고 가는 것을 잊지 말라.” 원래 그 말은..

46 Brecht 2024.04.11

서로박: (12) 여인들의 브레히트. 사랑의 슬픔

(앞에서 계속됩니다.) 12. 이조트 킬리안 (1924 - 1986) 여자: 킬리안은 브레히트의 마지막 여인이지요? 남자: 그미는 브레히트의 마지막 연인으로 살다가 떠났습니다. 1954년 무렵 브레히트는 예술적으로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개인적으로는 불행했습니다. 당시 바이겔은 브레히트와 심하게 다툰 다음에 별거에 들어갔고, 베를라우는 술에 찌든 채 살고 있었지요. 킬리안은 1950년대 초에 베를린 앙상블에서 배우로서 그리고 조연출가로서 일했는데, 놀라운 열정이 브레히트를 감복시킨 게 분명합니다. 여자: 킬리안은 솔직하고 꾸밈없는 여성이라고 알려져 있네요. 자동차를 타고 갈 때 브레히트는 자신의 어떤 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가? 하고 그미에게 물었고 합니다. 이때 그미는 예행 연습 시에 크게 소리치는 행동..

46 Brecht 2024.04.11

서로박: (11) 여인들의 브레히트. 사랑의 슬픔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마르가레테 슈테핀 (1908 – 1941) 여자: 슈테핀은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분이었습니다. 남자: 네, 마르가레테 슈테핀은 노동자들의 지역, 베를린의 쾨페니크에서 태어났습니다. 돈이 없어서 대학에 다닐 수 없었던 그미는 정치적 신념을 지녔을 뿐 아니라, 다섯 개의 외국어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덴마크어, 스웨덴어)를 자력으로 마스터하였고, 두 개의 외국어 (핀란드어, 노르웨이어)의 기본 실력을 갖추게 됩니다. 여자: 뛰어난 두뇌를 갖춘 분인 것 같습니다. 남자: 18세의 나이에 슈테핀은 노동자 스포츠 단체에서 노동자, 딤케를 사귄 후에 동거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가난 때문에 미래를 약속할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딤케가 바람을 피우게 되었을 때..

46 Brecht 2024.04.11

박설호: (20) 희망의 원리. 제 4차 강의

(19에서 계속됩니다.) 18. 고대인들이 꿈꾼 죽음 이후의 세계, 오르페우스의 바퀴: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죽음 이후의 세계는 태양 아래에 번창하는 이 세상의 삶과 반대되는 곳이었습니다. 폼페이에는 다음과 같은 묘비명이 있습니다. “비명을 읽는 친구여, 좋은 삶을 살아가거라. 죽은 뒤에는 웃음도, 농담도 그리고 기쁨도 없으니까.” 기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생각한 저세상이란 지하의 황량한 공간, 때로는 어떠한 목적도 의지도 자리하지 않는 공간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죽는 자는 망각의 강, 레테의 강물을 마시고, 지옥의 강 (STYX)은 삶과 죽음을 분리합니다. 그러면 뱃사공 샤론은 죽은 자들을 지하명부로 데리고 갑니다. 지하명부라고 해서 무조건 끔찍하고 사악한 분위기가 자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곳의 아랫부분에..

27 Bloch 저술 2024.04.08

서로박: (10) 여인들의 브레히트. 사랑의 슬픔

(앞에서 계속됩니다.) 10. 루트 베를라우 (1906 – 1974) 여자: 루트 베를라우의 성격은 혼란스럽고 까다롭다고 들었습니다. 남자: 네, 이러한 성격은 비극적인 가정사에 기인합니다. 코펜하겐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추측하건대 친아버지에 의해 성폭력을 당한 것 같습니다. (Kebir 2006: 35). 이로 인하여 베를라우는 13세의 어린 나이에 낙태 수술을 받았는데, 어머니는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 자살까지 시도했습니다. 여자: 그런데 젊은 시절의 성폭력에 관해서 자신의 회고록에서 침묵을 지켰어요. (붕에: 45). 남자: 남우세스럽다고 생각했지요. 아빠에 대한 굴욕감, 수치심 그리고 가증스러움은 그미의 청춘을 망치게 하였고, 쓰라린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했습니다. 젊은 베를라우..

46 Brecht 2024.04.08

(단상. 505) 대파로 윤석열 군주를 대파하자

1. 기울어진 운동장 "기울어진 정치적 운동장에서 중립을 고수하려는 수직의 태도는 그 자체 편향적이다." 2. 군주는 법 위에 서성거린다. 윤석열은 왕이 아니다. 원래 "군주는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다. 이 문장은 라틴어로는 다음과 같이 표기된다. Princeps legibus solutus est. 왕은 법보다 더 중요한 존재다. 왕은 법의 우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절대 군주제도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윤석열은 천공의 말을 믿고 시대착오적으로 스스로 왕이라고 믿고 있다. 그 앞에는 수많은 법적인 제약이 도사린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그는 시도 때도 없이 격노하는 것이다. 3. 조중동은 조만간 늙은 개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조중동 신문은 죽어가는 늙은 개로 전락할..

3 내 단상 2024.04.08

박설호: (19) 희망의 원리. 제 4차 강의

(18에서 계속됩니다.) 13. 음악 예술: 음이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가장 내면적인 항성으로부터 퍼져나오는 빛과 같습니다. 음악은 블로흐에 의하면 인간의 감정을 가장 열정적으로 분출하게 하는 예술적 장르라고 합니다. 그것은 문학의 경우처럼 언어를 매개로 하지 않으며, 회화 예술의 경우처럼 시각을 매개로 하지 않습니다. 음악은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소리, 즉 청각에 의존할 뿐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는 타악기를 제외하면 목적(牧笛)이라고 합니다. 목자들은 피리를 불면서 사랑에 대한 동경을 음악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오늘날에도 젊은 인디언은 평원으로 내려가서 목적을 불면서, 이별의 슬픔을 음악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면 인디언 처녀는 멀리서 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이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27 Bloch 저술 2024.04.05

서로박: (9) 여인들의 브레히트. 사랑의 슬픔

(앞에서 계속됩니다.) 9. 헬레네 바이겔 (1900 = 1971) 여자: 헬레네 바이겔은 법적으로 브레히트의 두 번째 아내였지요? 남자: 그런데 브레히트와 바이겔 사이에는 혼인할 때 아무런 협약이 없었습니다. 브레히트의 일방적 성적 자유에 대해 바이겔이 그냥 동의하는, 불평등 관계가 암묵적으로 맺어졌지요. 여자: 흔히 사람들은 사르트르와 보바르 사이의 계약 결혼을 언급합니다. 프랑스의 두 작가는 결혼하면서, 세 가지 사항을 실천하려 하였습니다. “첫째로 시민 사회의 일부일처제는 용납될 수 없다. 둘째로 두 사람은 상대방의 성적 자유를 용인한다. 셋째로 어떤 경우에도 비밀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약속을 어긴 사람은 사르트르였으며, 보바르는 크고 작은 심리적 고통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브레히트는 자기중심..

46 Brecht 2024.04.05

서로박: 한국과 독일의 대학, 당신의 미래

1. 적성이냐 취업이냐: 유럽의 대학생과 남한의 대학생들은 처음부터 대학 수업을 달리 생각합니다. 유럽의 대학생은 대체로 제일 먼저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가를 깊이 숙고합니다. 한국의 대학생은 대체로 어떻게 하면 나중에 가난하게 살지 않을까 하고 고민합니다. 유럽의 대학생은 일차적으로 학문하기 위해 대학을 선택하지만, 당신은 남들보다 더 잘 살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여기에는 신분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깔려 있습니다. 2. 학문이냐, 학벌이냐: 유럽의 대학생들은 대학을 선택할 때, 교수가 누구인가하고 물으며, 그의 전공분야가 나의 적성과 일치되는가? 하고 문의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남한의 대학생은 대학을 선택할 때 무엇보다도 학벌 ..

13 독일 문화 2024.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