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 43

서로박: 정서적 능력, 혹은 EQ (2)

6. 정서적 자기 조절: 불쾌한 감정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능력이야 말로 기본적 삶의 능력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간은 자신에게 솟구치는 감정을 처음부터 차단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감정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첨예하게 커지는지에 관해 영향을 끼칠 수는 있습니다. 이를테면 분노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 수단은 일찍 작동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분노에 대한 잠재적 자극을 미리 차단시키는 게 좋습니다. 나아가 인간이 궁핍한 상태를 미연에 방지한다면, 근심으로 인한 고통 역시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떨칠 수 있습니다. 슬픔과 우울 역시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슬픈 정조가 지속되면 인간은 우울한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는 기분 전환의 방식으로 대처하..

5 사회심리론 2023.02.15

서로박: 정서적 능력, 혹은 EQ (1)

1. 감성 지수의 중요성: 친애하는 J, 오늘은 정서적 능력, 혹은 지능으로서의 감성 지수에 관해서 언급하려고 합니다. 나의 말씀은 인간의 감성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보완하고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자극하는 요인으로서 어떻게 기능하는가? 하는 물음과 관련됩니다. 부디 이 글이 심리학을 공부하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995년 미국의 의사인 다니엘 골만은 임상 심리 내지 자연과학의 저널리즘의 책을 간행하였습니다. 『감성 지수, 어째서 그것은 지능지수보다도 더 중요한가? Emotional Intelligence: Why It Can Matter More Than IQ』 하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하여 골만은 폭넓은 독자층을 형성하였을 뿐 아니라, 교육에 있어서 감성지수의 중요성을 인정받게..

5 사회심리론 2023.02.14

박설호: (2) 루카치의 "역사와 계급의식"

(앞에서 계속됩니다.) 루카치는 이로써 마르크스의 소외의 개념을 다시금 새롭게 규명하였다. [루카치가 글을 쓸 무렵 맑스의 「경제 철학 수고」 (1844)는 아직 세인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자본" 제 1권에서 설계된 바 있는, 상품의 물신 숭배적 경향을 확장시켰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방대한 저작에서 가치 형성의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 상품의 물신숭배주의를 거론했는데, 루카치는 사회적 행위의 전체적 영역으로 관련시켰던 것이다. 이로써 막스 베버 (M. Weber)의 합리성의 테제가 루카치에 의해서 보완되었다. 실제로 베버는 현대적 특성을 사회관계를 더욱 명확히 계산하려는 욕망 속에서 고찰하려고 하지 않았는가? 물론 루카치가 이렇게 개괄적으로 조망함으로써 마르크스의 분석을 어느 정도 왜곡시킬 수밖에..

23 철학 이론 2023.02.13

박설호: (1) 루카치의 "역사와 계급의식"

헝가리 출신의 대표적 문예 이론가, 게오르크 루카치 (1885 - 1971)의 "역사와 계급의식. 마르크스 변증법에 관한 연구 (Geschichte und Klassenbewußtsein)"은 논문 모음집으로서 1919년 3월에서 1922년 9월 사이에 집필되었다. 1918년 말에 루카치는 헝가리 공산당에 가입하였고, 헝가리 혁명 공화국에서 교육 담당 인민 대표위원 직책을 맡게 되었다. 1919년 혁명 공화국이 순식간에 몰락하자, 루카치는 빈으로 도주하였다. 이곳에서 루카치는 이 책에 해당하는 많은 부분을 집필하였으며, 부분적으로 1920년에서 1921년 사이에 잡지 "공산주의"에 싣게 하였다. 루카치는 1922년에 간행된 책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거론한다. 그는 “저자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그의 ..

23 철학 이론 2023.02.13

(명시 소개) 함석헌의 시 (2) "내 마음에다 칼질을 했을 뿐이다."

만 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말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너: 함석헌의 시는 시집 『수평선 너머』에 수록되어 있는데,..

19 한국 문학 2023.02.13

(명시 소개) 함석헌의 시 (1) "내 마음에다 칼질을 했을 뿐이다".

너: “겨레의 할아버지”, 함석헌의 시를 논한다는 것은 참으로 설레면서도 어려운 일입니다. 마음이 설레는 까닭은 작품 속에 강인한 목표 의식과 도덕성이 자리하기 때문이고, 시 해석이 어려운 까닭은 개인사와 한국 역사가 용해된 포괄적 해석을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나: 이해할만 하군요. 시작품 이해에 있어서 일단 함석헌의 삶과 사상을 일차적으로 이해하는 게 급선무일 것입니다. 함석헌의 삶을 깊이 파악하려면, 두 권의 책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치석의 『씨알, 함석헌 평전』(시대의 창, 2005) 그리고 김성수의 개정판 『함석헌 평전』(삼인 2011)이 바로 그 문헌입니다. 너: 한 번 참고하겠습니다. 함석헌의 삶은 일제 강점기와 분단 시대로 나누어집니다. 함석헌은 두 시기에 열정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비..

19 한국 문학 2023.02.13

박설호: (4) P. M.의 "볼로 볼로"

(앞에서 계속됩니다.) 16. 자적 야수로서의 자기 파괴적이고 성도착적 인간상: 20세기 중엽까지 인간은 수많은 전쟁, 인종 탄압 등을 자행하였습니다. 이로써 제기된 것은 타인종을 살상하는 야수의 모습입니다. 게다가 인간의 문명을 위해서 생태계는 서서히 파괴되기에 이르렀습니다. 70년대 이후에 나타난 문학 유토피아는 이러한 세계의 상황을 반영하면서 새로운 인간형을 설정합니다. 이를테면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기 파괴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신뢰할 수 없는 지적 야수라고 합니다. 인간은 역설적으로 자기 파괴적이며, 성 도착적 충동을 지닌 존재라는 것입니다. 이는 갈등을 해결하려는 여러 가지 유형의 유토피아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가령 칼렌바크의 『에코토피아』에서는 전쟁놀이가 정기적으로 치러지는데, 서로 피..

44 20후독문헌 2023.02.13

서로박: (3) 아리스토파네스의 "새들"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파이테타리오스의 성스러운 결혼식: 조만간 꿈나라에 하나의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것은 헤라클레스, 포세이돈 그리고 거칠게 생긴 야만의 신 등으로 구성된 신들의 사절이 도착하리라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새들은 제우스의 도전자, 프로메테우스로부터 회담을 유리하게 이끄는 방법을 미리 배운 바 있었습니다. 게다가 헤라클레스는 상습적인 대식가였는데, 새들은 융숭한 식사 대접으로 그의 배를 가득 채우게 합니다. 배부른 헤라클레스는 새 왕국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도록 돕겠다고 약속합니다. 꿈나라의 요리사들은 군침 돋게 만드는 음식 냄새를 풍겨, 헤라클레스로 하여금 모든 타협책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했던 것입니다. 결국 제우스는 파이테타이로스를 천국으로 초대하여, 천국의 여왕으로 하여금 인도..

37 고대 문헌 2023.02.08

서로박: (2) 아리스토파네스의 "새들"

(앞에서 계속됩니다.) 8. 새들의 왕국의 지도자: 친애하는 A, 인간의 영역이 확장되는 것은 인간에게는 좋겠지만,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에게는 커다란 손실로 작용합니다. 인간으로 인하여 이를테면 동식물의 영역이 축소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세요. 공중에 살고 있던 새들은 바로 이러한 위험의 가능성 때문에 두 남자가 창조하려고 하는 “꿈나라”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반대합니다. 합창이 계속되는 동안에 새들 그리고 주인공들 사이에 작은 마찰로 인한 싸움이 벌어집니다. 왜냐하면 새들은 두 사람을 적으로 생각하고, 오디새를 배반자로 간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파이테타이로스는 세부적 사항을 거론하면서, 새들을 차근차근 설득하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놀라운 계획을 실천에 옮깁니다. 파이테타이로스는 새들..

37 고대 문헌 2023.02.08

서로박: (1) 아리스토파네스의 "새들"

1. 갈망과 이상에 관한 고대인의 상: 친애하는 A, 유토피아에 관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사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작품을 숙고하다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새들」을 선택하였습니다. 물론 그의 희극 「여성 인민회의」라는 작품은 유토피아의 부분적인 이슈가 되는 남녀평등의 이상을 반영하고 있으나, 풍자문학의 특성이 강하게 풍긴다는 점에서 여기서 배제되었습니다. 여성 운동과 남녀평등의 문제는 20세기 후반부에 커다란 반향을 받게 되었을 뿐, 고대 사회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새들」이 유토피아의 사고를 풍자하는 문학의 계열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작품은 기원전 414년에 공연되었는데, 갈망과 이상에 관한 고대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작품입니다. 미리 말씀..

37 고대 문헌 2023.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