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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557) 박설호: "순수한 "행복이 있는가?

1. 기쁨은 의외로 슬픔과 괴로움이 첨가될 때 두배 이상 감지된다. 2. 맛없는 식자재는 영양이 풍부하다 (당근, 토마토, 시금치 등). 맛있는 음식은 건강에 적신호다. (과자, 빵, 아이스크림) 맛과 영양을 뒤섞으면, 최상의 요리가 완성된다. 3.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 : "병든 왼쪽 다리를 지니면, 건강한 오른쪽 다리를 바라보면서 왼쪽 다리를 사랑하게 되지요." 4. 순혈주의는 정치경제학적으로 파시즘을 잉태하였다. 순수 인종을 고수하려는 욕구는 생물학적으로 끔찍한 유전병을 낳는다.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 Le Comte de Monte-Cristo"은 근친상간으로 인해 끔찍한 유전병에 시달리는 왕족을 묘사한 바 있다. 드니 디드로 Denis Diderot는 가장 바람직한 인간을 혼혈인 크레올에서 발..

3 내 단상 2023.02.17

서로박: 쥘리앵 그린의 "표류물" (2)

7. 상호 의존적 인간 그리고 사랑으로 향하는 방랑: 필리프는 자신의 권태를 달래기 위해서 자주 영화관을 찾는데, 이러한 장면 역시 주인공의 지루한 비극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지루함은 필리프의 경우 존재론적 차원에서의 어떤 불안과 연결됩니다. 필리프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사적인 사랑의 삶에서 실패한 인간으로 나타납니다. 주인공에게는 자신의 절망을 파악하고 이해해주는 대상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필리프는 아들에게 집착하게 됩니다. 두 남자는 이런 식으로 제각기 위태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하자면 아버지의 무기력함은 아들의 존재라는 무의미한 받침대에 지탱하게 되고, 아들의 무의지는 편안함을 보장해주는 아버지의 재산에 의해 수동적으로 채워진다고 할까요? 엘리안은 집을 뛰쳐나..

33 현대불문헌 2023.02.17

서로박: 쥘리앵 그린의 "표류물" (1)

1. 끈 떨어진 뒤웅박: 쥘리앵 그린 (Julien Green, 1900 – 1998)은 20세기 전반부에서 활동한 프랑스 작가인데, 작품의 특성은 삶의 깊은 의미를 냉엄한 필치로 서술한다는 점에서 작가, 프랑스와 모리아크 (Francois Mauriac, 1885 - 1970)를 방불케 합니다. 그린의 부모는 청교도 신자인 영국계 미국인인데, 프랑스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어린 그린은 영어와 프랑스어를 동시에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1914년 어머니가 사망한 다음에 그는 아버지와 함께 일시적으로 가톨릭으로 개종하기도 했습니다. 그린의 관심사는 이성에 교묘하게 작용하는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고도 냉철하게 서술하는 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가 묘사하는 세계는 아무런 출구가 없는 감옥과 같은 세상입니다. 등장..

33 현대불문헌 2023.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