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8

서로박: B. 슈미트의 '고향의 저편에서'

다음의 글은 블로흐의 제자, 부르크하르트의 책, "고향의 저편에서. 파괴성 속에 주도적으로 자리한, 유토피아에 적대적인 입장에 반대하면서 Am Jenseits zu Heimat. Gegen die herrschende Utopiefeindlichkeit im Dekonstruktiven." (1994)을 요약한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오늘날의 유토피아의 사고가 어떠한 기능을 지니는지, 그리고 현대의 디지털 기술 메커니즘의 사회에서 유토피아가 과연 어떠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천착하고 있다. 첫 번째 책은 1988년에 간행된 것으로서, 다른 글을 통해서 자세히 언급한 바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고, 여기서는 두 번째 문헌만을 고려하기로 한다. 『고향의 저편에서』는 후기 산업 사회에서의 유토..

23 철학 이론 2024.04.03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 내용 소개 (3)

14. 안젤름 포이어바흐, 사비니, 셸링의 어두운 자연 속에 도사린 이성법의 운명 이 장에서 블로흐는 사비니 Savigny의 낭만주의에 입각한 반동주의 그리고 안젤름 포이어바흐 Anselm Feuerbach의 만인의 인권을 중시한 자유주의의 형법 사상을 서로 비교하고 있다. 안젤름 포이어바흐는 독일의 루소로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중시한 가장 중요한 사상가로 손꼽힌다. 뒤이어 블로흐는 모순될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사상을 전개한 셸링의 자유 개념과 자연 철학을 언급하고 있다. 15. 바흐오펜, 가이아-테미스 여신 그리고 자연법 이 장에서 블로흐는 가톨릭을 신봉하는 낭만주의자 요한 야콥 바흐오펜의 모권을 비판적으로 다루면서 다음의 입장을 결론으로 도출해내고 있다. 즉 소피스트들로부터 장 작 루소까지 이어..

27 Bloch 저술 2023.06.08

서로박: 타우베스의 뒤섞인 정치 신학

야콥 타우베스는 기이하게도 파시즘에 동조한 독일의 법 철학자 카를 슈미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였다. 의식 있는 유대인 출신의 학자였지만, 카를 슈미트의 사상을 수미일관 추적하려는 자세에서 우리는 어떤 모순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극단은 서로 통하는 법일까? 우리는 타우베스의 입장에서 어떤 학문적 매혹 그리고 유대인 정체성 사이의 모순점을 접하게 된다. 야콥 타우베스의 태도에는 기이하게도 자신의 정체성을 거부하려는 어떤 이율배반적인 특성이 도사리고 있다. 그에게서 유대인이면서도 유대주의를 부정하는 기이한 변절자의 면모가 엿보이는 것이다. 마치 사도 바울이 이전의 율법학자, 사울이라는 이름을 저버리고, 기독교에 개종했듯이, 야콥 타우베스 역시 유대주의 그리고 가톨릭 사상으로부터 서서히 거리감을 취했다. 유..

24 신학이론 2022.03.22

서로박: 마이어의 무효 선고받은 독일인

독일의 비평가, 한스 마이어 (Hans Mayer, 1907 - 1998)의 "무효 선고받은 독일인 (Ein Deutscher auf Widerruf)"은 두 권으로 이루어진 회고록인데, 1982년에서 1984년 사이에 씌어졌다. 마이어는 문예 이론가 내지 에세이스트로 살아오면서, 많은 풍파를 겪었다. 그의 회고는 작품 속에서 50년대부터 시작되어 1980년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스 마이어는 계몽된 유대인 시민의 가정에서 태어나, 처음에는 법률학을 공부했다. 이 시기의 이야기는 제 1장 “물고기의 표시 속에서”에 자세히 서술되고 있다. 당시에 쿠르트 투콜스키 (K. Tucholsky)의 날카로운 산문은 그에게 커다란 감명을 주었다. 마이어는 1923년에 게오르크 루카치 (G. Lukács)의 "역사와 계..

25 문학 이론 2021.02.03

서로박: 아르노 슈미트의 '쪽지의 꿈' (2)

5. 카를 마이 그리고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속에 배치되는 네 사람의 관계는 슈미트의 작품에 이미 묘사된 적이 있었습니다. 1964년에 발표된 『절반의 혼인 속의 암소Kühe im Halbtrauer』가 바로 그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16세의 소녀 헬과의 불행한 사랑의 결말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1963년에 아르노 슈미트는 「시타라 그리고 그리로 향하는 길Sitara und der Weg dorthin」이라는 논문에서 소설가 카를 마이Karl May의 작품과 인간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슈미트가 카를 마이의 작품과 전기에서 자신과 유사한 심리적 동인을 도출해내려고 시도하였습니다. (오늘날 카를 마이의 연구에 의하면 카를 마이는 잠재적으로 동성연애의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이..

44 20후독문헌 2018.12.22

서로박: 아르노 슈미트의 '쪽지의 꿈' (1)

1. 놀라울 정도로 방대한 실험 문학 작품: 장 주네Jean Genet가 프랑스 문단에서 기이한 작가라면, 아르노 슈미트 (Arno Schmidt, 1914 - 1979)는 독일 문단에서 기인 작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는 평생 소도시 내지 시골에서 칩거하면서 살면서, 실험 문학의 산문을 집필하였습니다. 특히 그의 글은 제임스 조이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프로이트의 심리학적 모티프를 작품에 반영하였습니다. 오늘은 8권으로 간행된 그의 대작 『쪽지의 꿈Zettels Traum』(1970)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작가가 쓴 작품의 총결산이며, 동시에 과거 작품으로부터의 도피의 과정에서 남긴 흔적입니다. 그것은 A4 용지로 도합 1330장에 여러 개의 단으로 나누어진 채 빽빽이 기술되어..

44 20후독문헌 2018.12.22

서로박: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비판 (2)

6. 법은 정의와 폭력을 결합시킨 것인가? (1): 법은 아감벤에 의하면 정의와 폭력을 인위적으로 결합시킨 것입니다. 만약 법의 내부에 폭력의 특성이 조금이라도 담겨 있다면, 법은 정의롭지 않은 명령으로 인간을 옥죄이게 됩니다. “최상의 법은 최상의 불법일 수 있다. Summum ius summa iniuria.”라는 음험한 명제를 생각해 보세요. 키케로는 자신의 『의무론 De officiis』에서 이러한 명제로써 명백한 법적 정의를 흐릿하게 희석시키고 중화시켰습니다. 하기야 법 자체가 처음부터 정의와 폭력 두 가지 사항을 담고 있다면, 우리는 더 이상 법에 대해서 신뢰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아감벤이 “법이 정의와 폭력의 인위적 결합체이다.”라는 명제에서 출발하는 한, 그의 사고는 처음부터 법적 ..

23 철학 이론 2018.01.24

서로박: 통독 이후의 장벽 붕괴의 문학에 관하여

친애하는 J, 독일이 통일이 된 지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20년의 시기는 한 세대를 가리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해인 1989년에 태어난 사람은 이제 20세가 되었으니까요. (한반도는 아직 통일과는 거리가 멀 정도로 여전히 분단 상태입니다. 그동안 나 자신 무얼 하며 살았는지 스스로 반성해 봅니다. 사회적 현안들에 대해서 지금까지 수수방관하며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렇지만 깊이 자학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 지식인의 영향력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으니까요. 일반 사람들은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치는 소년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해 왔습니다. 그러니 때로는 차라리 입을 다물고 TV만 시청하는 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ㅠㅠ) 2009년에 독일에서는 『장벽이 붕괴되던 그날 밤 Die N..

48 최신독문헌 201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