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Bloch 저술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 내용 소개 (3)

필자 (匹子) 2023. 6. 8. 11:03

14. 안젤름 포이어바흐, 사비니, 셸링의 어두운 자연 속에 도사린 이성법의 운명

이 장에서 블로흐는 사비니 Savigny의 낭만주의에 입각한 반동주의 그리고 안젤름 포이어바흐 Anselm Feuerbach의 만인의 인권을 중시한 자유주의의 형법 사상을 서로 비교하고 있다. 안젤름 포이어바흐는 독일의 루소로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중시한 가장 중요한 사상가로 손꼽힌다. 뒤이어 블로흐는 모순될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사상을 전개한 셸링의 자유 개념과 자연 철학을 언급하고 있다.

 

15. 바흐오펜, 가이아-테미스 여신 그리고 자연법

이 장에서 블로흐는 가톨릭을 신봉하는 낭만주의자 요한 야콥 바흐오펜의 모권을 비판적으로 다루면서 다음의 입장을 결론으로 도출해내고 있다. 즉 소피스트들로부터 장 작 루소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자연법에 관한 철학적 논의는 틀림없이 바흐오펜에 의해 발견된 (데메터 여신과 연결되는) 모권과 여러 가지 중요한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16. 대립: 가이아-테미스 여신 그리고 자연법 사상가들에게 전체적으로 끼치는 그들의 지속적인 영향력.

이 장에서 블로흐는 자연법사상에 끼친 모권 내지 가이아=데메터 여신들의 영향력을 언급하고 있다. 고대의 모권의 특징들은 두 가지 형체로 드러난 여성의 사회상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 하나는 (아프로디테를 중심으로 한) 창녀의 자유 혼음사회라면, 다른 하나는 (데메터를 중심으로 한) 어머니에 의해 다스려지는 농경 사회를 가리킨다.

 

 

17. 스틱스 (Styx) 강에서의 맹세. 헤겔의 법철학에 담긴 중의적인 개념으로서의 우주

이 장에서 블로흐는 헤겔의 법철학 사상을 개관하고 있다. 헤겔은 처음에 정신의 개념을 땅이라는 토착적 혈연적 사고에서 끌어내었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결코 파기될 수 없는 국가의 자기 목적성에 기여하게 된다. 헤겔의 법철학은 전체적으로 보수 반동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헤겔의 법철학 전체가 매도될 수는 없다. 헤겔의 변증법적 사상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세계 변화의 과정에 커다란 비중을 둔다. 헤겔은 심지어는 전쟁을 통해서 진정한 의미의 올바른 현실이 출현 가능하다고 믿었다.

 

 

18. 죽음 그리고 후기 자본주의의 자연법이 주장하는 가상적인 삶

이 장에서 블로흐는 유럽 시민주의 사회에서 제기된 법철학 이론을 비판적으로 개관하고 있다. “가난한 자와 부자를 위한 시민적 법치국가”는 결국 개개인들을 기만하는 이데올로기적 형식주의의 도구이다. 그렇기에 그것은 나치 이데올로기에 빌미를 제공하여 제 3제국의 불법 국가를 태동하는 데 일조하게 된다. 두 번째로 블로흐는 후기 시민주의 시대에 나타난 현상학과 현상학자들이 고찰하는 법과 자연법에 관해서 비판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현상학자들은 법의 기본적 개념들이 법적으로 생산된 동인들에 의해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부인하고 있다. 라이나흐가 생각하는 선험적인 법은 근본적으로 자연법의 혁명적 기능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세 번째로 블로흐는 한스 켈젠의 법철학을 개관하고 있다. 켈젠은 신칸트학파 뿐 아니라, 현상학파의 법 이론을 배격하면서, 순수성의 형식주의라는 법 이론을 체계화하려고 하였다. 그는 내적으로 커다란 일원성이 존재하는 한, 법적으로 유효한 시스템이 성립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이론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남겼지만, 처음부터 파시즘 이데올로기에 대응하지 못하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네 번째로 블로흐는 카를 슈미트의 법 결정주의를 논하면서, 시민적 법치국가의 강령이 파시즘에 의해서 얼마나 왜곡되는가를 비판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법 결정주의는 법적 결정 내용 내지 이유를 외면하고, 결정 자체만을 중시하는 사고를 가리킨다. 이로써 가치, 도덕적 판단 등과 같은 합리적 이유는 법의 결정에 있어서 무시된다.

 

19. 아포리아들 그리고 삼색기에 담긴 유산: 자유, 평등, 동지애

 

(1) 이 장에서 블로흐는 자유의 여러 가지 의미를 해명하고 있다. 선택의 자유, 행동의 자유, 도덕적 자유, 종교적 자유가 그것들이다. 여기서 우리는 아직 개방된, 아직 마지막까지 결정되지 않은 세계의 관점에서 고찰할 수 있다. 다양한 유형의 자유 속에는 어떤 “운명에 대항하는 contra fatum” 특성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블로흐는 자유 속에 도사린 지속적 혁명의 특성을 강조한다. 뒤이어 블로흐는 평등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함의를 언급한다. 평등은 블로흐에 의하면 혁명의 견고한 실질적 모습을 내재하고 있다. 그 속에는 인류의 단일성 내지 아직도 도달하지 못한 인간의 정체성이 감추어져 있다.

 

세 번째로 블로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동지애는 프랑스 혁명에서 나온 구호이지만, 차제에는 혁명적 계급의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동지애가 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평화라고 한다. 결국 블로흐는 프랑스혁명의 정신 속에 혼재된 부르주아의 이기심 그리고 시토이앙의 추상주의를 예리하게 비판하고 있다. 혁명은 인간의 권리를 내세우지만, 사실 그것은 부르주아의 이기주의적 욕구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나아가 혁명의 고결한 정신을 추구한 시토이앙들은 고대 도시국가의 이상을 막연하게 추상적으로 추구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블로흐는 프랑스 혁명의 정신이 전적으로 매도되어서는 곤란하다. 만약 부르주아의 정태적 특성, 시토이앙의 추상성이 제거될 경우, 자유, 평등 그리고 동지애는 사회주의적으로 계승될 여지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