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 36

Lindenberg: 천사의 유혹에 관하여 (2)

브레히트는 천사를 의도적으로 비아냥거리기 위해서 시를 집필하였습니다. 천사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상의 존재입니다. 그는 남성이지만, 여성처럼 치장하고 있습니다. 아니, 천사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불분명합니다. 브레히트는 천사를 비아냥거림으로써 기독교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유럽 사회에서 얼마나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는가를 고발하려고 했습니다. 사실 기독교에서 죄는 언제나 성 Sex과 관련됩니다. 가령 모든 죄를 포괄하는 존재는 바빌로니아의 창녀로서 상징화되고 있습니다. 바빌로니아의 창녀는 성스러운 결혼식의 신부입니다. 고매한 쌍으로서의 해와 달의 삭망에 관한 비유를 생각해 보세요. 해와 달이 서로 만나 합치면 (개기일식, 혹은 개기월식), 고대 사람들은 이를 해와 달의 결혼식으로 수용했습니다. 해와 달의 ..

8 Lindenberg 2021.12.02

서로박: 괴테의 에그몬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747 - 1832)의 5막극 「에그몬트」는 1788년에 발표되었으며, 1791년 3월 31일 바이마르에서 처음 공연되었습니다. 작품은 1775년에 집필되어, 1787년까지 지속적으로 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작품 자체가 주제의 측면에서 일원성을 지니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 모릅니다. 괴테는 예수회 교도인 파미아누스 스트라다 (F. Strada)의 "10년간의 벨기에 전쟁" (1651) 그리고 에마누엘 폰 메테렌 (E. v. Meteren)의 "네덜란드 전쟁의 고유한, 완성된 기록" (1627)을 읽고 작품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극작품의 등장인물은 품위와 자유롭고도 관대한 정신을 지닌, 그러나 현실 감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추상적인 인물 에그몬트 백작입니다. 그는..

40 근대독문헌 2021.10.30

서로박: 렌츠의 가정교사 (1)

친애하는 L, 오늘은 독일의 문화적 황금 시기에 좌절과 가난으로 고통스럽게 살아간 한 작가의 작품 하나를 고찰하려고 합니다. 야콥 미하엘 라인홀트 렌츠 (Jakob Michael Reinhold Lenz, 1751 - 1792)의 「가정교사」라는 희극작품이 그것입니다. 작품의 제목은 어쩌면 “접장”이라고 번역되는 게 타당할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당시의 가정교사는 주로 고위 귀족층의 자녀들을 가르치는 지식인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처음부터 신분상의 차이를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되었지요. 보수가 너무나 박한 것은 물론이요, 시도 때도 없이 귀족들로부터 푸대접을 받았습니다. 헤겔, 실러를 비롯하여 평민 출신의 수많은 젊은 지식인들이 가정교사 직을 통해서 생계를 이어가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

40 근대독문헌 2021.10.04

서로박: 소네트 패러디 (1)

다음의 글은 나의 논문 "고상한 소네트에서 조야한 소네트로"의 일부이다. 나: 소네트는 현대인의 사랑과 성을 담기에는 진부한 형식, 다시 말해 헌 부대에 불과하지요. 현대인들이 목숨 건 사랑을 체험하는 경우는 이제 드뭅니다. 사랑을 가로막던 장애물들이 오늘날 거의 철거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비극을 처절하게 노래할 필요성이 사라졌어요. 이에 반해 과거에는 구태의연한 관습, 도덕 그리고 법이 온존하였으므로, 죽음을 각오하는 사랑의 열정은 실제로 출현했고, 이는 소네트를 통해 묘사될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사랑을 생각해 보세요. 피에르 아벨라르 (1079 - 1142)는 엘로이즈라는 아리따운 처녀의 가정교사로 일했는데, 그들은 활활 타오르는 연정을 주체하지 못하다가, 끝내 살을 섞었습..

22 외국시 2021.09.05

서로박: 괴테의 "서동시집"

괴테는 "서동 시집"에서 페르시아 시인 하피스 (1317/ 25 - 1389/ 90)의 시를 읽고 오리엔트의 세계를 작품화했다. 당시 1814년 요젭 폰 함머-푸르크슈탈의 하피스의 독일어 번역 작품이 괴테에게 감동을 주었다. "서동 시집"은 東西의 문화 그리고 두 시인의 交感을 형상화시키고 있다. (당시 이미 신대륙의 삶이 전해졌으나, 유럽인들은 페르시아 지역을 여전히 동방이라고 믿고 있었다.) 괴테는 스스로를 하피스의 쌍둥이 동생이라고 간주하고, 자신의 고유한 모방시를 하피스보다 더 탁월하게 창조하려고 했다. 괴테는 하피스의 시를 읽고,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젊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하여 그는 1814년 라인 강 마인 강 그리고 네카 강변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때 “동방의 세계는 인류의 근..

40 근대독문헌 2021.09.02

서로박: 에우리피데스의 "이피게니에"

친애하는 P, 오늘은 에우리피데스 (BC. 484 - 406)의 극작품 하나를 살펴보기로 합시다. 에우리피데스는 아이스킬로스 그리고 소포클레스에 비해서 신의 권능 및 이로 인한 인간의 비극적 숙명 등으로부터 멀어져 있었습니다. 나아가 그는 비교적 인간적 영욕에 대해 호의적 태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우리피데스는 고대 그리스 비극 시인들 가운데 가장 현대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가 특히 여성들에 대해 동정적인 태도를 취한 것도 특징적입니다. “타우리스 섬의 이피게니에”는 후세에 라신 (Racine), 괴테 (Goethe)의 작품에 의해서 더욱더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언제 탄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창작 동기라든가 연극의 구조 등을 감안하여 작품의 집필 시기..

37 고대 문헌 2021.08.19

서로박: 괴테의 친화력 (2)

소설의 제 2부는 두 여인의 일과로 시작됩니다. 그들은 성에 남아서 묘지를 가꾸고 예배당을 증축하는 일에 매달립니다. 말하자면 제 2부는 죽음의 그림자로 시작되는 셈이지요. 독자는 어느 건축가와 나누는 오틸리에의 대화에서 지루한 일상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샤를로테의 딸인 루시안네가 성을 찾아와서, 어머니에게 바깥세상의 복잡다단한 사건들을 전해줍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영지 내에서 지내는 귀족들의 한가한 삶과 대립되는 것들이지요. 아들은 성장할수록 오토와 너무나 닮아갔습니다. 샤를로테는 이에 대해 스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어느 날 에두아르트는 전쟁으로부터 무사히 귀환하게 되었습니다. 오틸리에는 아이를 데리고 호숫가로 가서 애인과 뜨겁게 재회합니다. 에두아르트는 자신의 아이를 보는 순간 에두아르트는 ..

40 근대독문헌 2021.06.27

서로박: 괴테의 친화력 (1)

친애하는 C., 오늘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749 - 1832)의 소설 한편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것은 다름 아니라 1809년에 발표된『친화력 (Die Wahlverwandtschaften)』이라는 중편입니다. 괴테는 처음부터 이 작품에 집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약 2년 전 『빌헬름 마이스터의 방랑시대』를 집필하던 과정에서 한 가지 착상이 떠올랐는데, 이 착상으로 인하여 결국 한 편의 중편 소설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괴테는 언젠가 스웨덴 출신의 화학자 토르베른 베르히만 Torbern Bergman이 1775년에 발표한 논문 「금속의 인력 引力에 관하여 (De attractionibus electivis)」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 논문에서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금속의 성분이 상호 충동하여..

40 근대독문헌 2021.06.27

서로박: 모나리자, 눈부신 현혹 (2)

8. 모나리자는 미소를 짓고 있는가?: 그림 속에서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모나리자의 눈썹 부분 그리고 입술 부분입니다. 그미의 눈길은 약간 왼쪽으로 향해 있습니다. 입을 다물고 있지만, 왼쪽 입가가 약간 올라가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모나리자가 미소를 짓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모나리자의 입은 측면에서, 혹은 정면에서 고찰할 때 약간 달리 보입니다. 과연 그미는 미소를 짓고 있을까요? 이러한 물음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나리자의 미소야 말로 여성의 모든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스푸마토sfumato”라고 하는 기법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 현상일 수 있습니다. 스푸마토는 붓으로 서른 번에 걸쳐 계속 덧칠하여 윤곽이 흐릿하게 변하게 하는 기법으로서 공기원근법..

11 조형 예술 2021.04.28

커피. 신의 선물 (1)

오늘날 커피는 대중적 음료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달면서 쓴 맛은 우리의 감각을 기분 좋게 만들지요.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에다 집중력을 향상시켜줍니다. 카페인의 성분은 이렇듯 작은 양일 경우라도 우리를 매혹시키지요, 커피의 어원은 Kahve 인데, 이는 아라비아어로 "기분 좋게 하는 음료수"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카페인이 담긴 검고 뜨거운 음료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진은 커피의 열매를 보여줍니다. 커피나무는 아프리카에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기원전부터 자생하는 열매를 으깨어, 동물성 지방과 함께 경단 모양으로 빚어서 가지고 다니면서 먹었다고 합니다.그런데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지는 500년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슴람 종교의 창시자, 무함마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가..

12 세계 문화 202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