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조립공은 “진실로 말하건대” 자신이 백작의 후예라고 술회했다. 아니, 자신이 미라보 백작의 후예라고 거의 맹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확인하기에는 우리가 아는 것이라곤 별로 없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남자가 지옥, 혹은 천국으로 향하기로 되어 있는, 결코 사멸되지 않는 영혼을 지녔다든가, 어느 하녀가 부엌 한구석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든가, 기계 조립공이 자신을 물화시켜 바라본다든가 하는 일밖에 없다. 사내는 순간적으로 생각에 잠긴다. 까놓고 말해서 매일 아침, 온갖 수수께끼로 가득 찬 신문기사, 거리의 모습 그리고 우리가 행하는 업무 등은 얼마나 진실과 거리감을 지니고 있는가? 일상적으로 주어진 질서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정확하게 우리 자신을 성찰할 수 있을까? 주어진 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