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a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38

서로박: (3) 바이틀링의 기독교 공산주의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바이틀링의 사회주의 경제 시스템: 두 번째로 바이틀링이 추구한 바람직한 국가 공동체의 상에 관해서 개괄적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는 바이틀링이 이에 관해서 세부적으로 치밀하게 구성적으로 개진하지 않았다는 데에서 기인합니다. 첫째로 바이틀링의 경제 시스템은 엄격한 공동체 중심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사유재산제, 유산의 권한, 화폐 그리고 시장 등이 철폐되어 있습니다. 유산의 권한을 없앤다는 것은 이를테면 귀족과 같은 시민 사회의 특권층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발상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화폐 그리고 시장의 철폐는 이윤추구의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바이틀링의 유토피아는 사회주의의 계획 경제 구도와 인접해 있습니다. 사회주의 계획 경제의..

서로박: (2) 바이틀링의 기독교 공산주의

(앞에서 계속됩니다.) 7. 사유재산, 유산, 화폐 그리고 가정제도의 폐지: 미리 말씀드리지만, 바이틀링은 세부적으로 실현 가능한 이상 사회를 구성적으로 설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가 추구한 삶의 목표 그리고 그가 의식한 바람직한 국가 공동체에 관한 상에 관해서 흐릿하게 서술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첫 번째 사항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앞에서 미리 말한 바 있듯이 바이틀링은 예수 그리스도를 “가난한 불행한 사람들을 지켜주는 변호사와 같은 존재”라고 여겼습니다. 예수는 가난한 소시민들이 죄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을 바라보고 은총을 내리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바이틀링은 가난한 사람들이 굴욕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노여워하는 경건한 신앙인이었습니다.  노동자와 수공업자들은 당시 참담한 환경에서 살아가..

서로박: (1) 바이틀링의 기독교 공산주의

아래의 글은 필자의 다음과 같은 책에 실려 있습니다. 박설호: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3, 메르시에에서 마르크스까지, 2021,................1. 그리스도와 가난한 노동자: 빌헬름 바이틀링은 소시민 출신으로서 독일 노동자들의 권익을 옹호하다가 독일의 혁명가의 대열에 오른 사람입니다. 그는 프랑스의 신학자, 펠리시테 라므네 Félicité Lamenais의 영향을 받아, 죽을 때까지 “작은 것이 위대하다.”라는 기독교 정신을 고수하며 살았습니다. 라므네는 가톨릭의 입장에서 종교와 정치를 구분하는 게 옳다고 확신했으며, 자유주의의 시각에서 종교적 관용을 부르짖은 신앙인이었습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은 종교적 갈등의 시기에 관용을 주창하는 것은 그 자체 죽음을 불사하는 용기라는 사실입니다. ..

서로박: 생태 공동체와 대아 유토피아 (5)

14. 제도냐, 의식이냐?: 상기한 이유로 인하여 우리는 어쩌면 서양의 제도가 아니라, 동양의 의식에 대해 어떤 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체 유토피아 역시 인간의 의식과 직결되는 개념입니다. 그것은 전체주의적 권력의 횡포에 대해 개개인이 자신의 고유한 권리를 지키려는 노력에서 출발합니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사회주의 체제를 통하여 개개인의 권리가 사회적으로 용납되기를 갈구하였습니다. 개인의 권리가 사회로 확장되면, 사회는 보편적 권리를 개인에게 환원되리라고 성급하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동구의 사회주의 실험에서 드러났듯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여러 가지의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소수의 엘리트 관료들이 국가의 거대한 시스템을 인위적으로 작동시켰기 때문일 것입니다. ..

서로박: 생태 공동체와 대아 유토피아 (4)

(앞에서 계속됩니다.) 8. 21세기 유토피아의 세 가지 경향 (3): 셋째로 21세기에 출현할 두 번째 유토피아는 생태 공동체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국가 중심이 아니라, 비-국가 중심의 크고 작은 코뮌 운동을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려고 합니다. 가령 현대의 문제점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첫째로 계층의 구분으로 인하여 인간 사이의 갈등과 차별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둘째로 생태계를 파괴하도록 간접적으로 작용한 인간중심주의에 근거한 일방적 휴머니즘에 하자가 있습니다. 셋째로 성 그리고 인종 등의 차별을 들 수 있습니다. 넷째로 현대의 삶을 위협하는 것은 핵에너지 개발과 관련된 자연과학자의 일방적 연구 그리고 국가 이기주의에 근거한 범국가적 차원의 정책 등입니다, ..

서로박: 생태 공동체와 대아 유토피아 (3)

8. 21세기 유토피아의 세 가지 경향 (3): 셋째로 21세기에 출현할 두 번째 유토피아는 생태 공동체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국가 중심이 아니라, 비-국가 중심의 크고 작은 코뮌 운동을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려고 합니다. 가령 현대의 문제점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첫째로 계층의 구분으로 인하여 인간 사이의 갈등과 차별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둘째로 생태계를 파괴하도록 간접적으로 작용한 인간중심주의에 근거한 일방적 휴머니즘에 하자가 있습니다. 셋째로 성 그리고 인종 등의 차별을 들 수 있습니다. 넷째로 현대의 삶을 위협하는 것은 핵에너지 개발과 관련된 자연과학자의 일방적 연구 그리고 국가 이기주의에 근거한 범국가적 차원의 정책 등입니다, 이것들은 더 이상 거대한..

서로박: 생태 공동체와 대아 유토피아 (2)

(앞에서 계속됩니다.) 4. 지배 이데올로기로서의 성: 성과 관련되는 또 한 가지 지배 이데올로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컨대 일부일처제의 결혼제도는 인간의 영원한 이상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한 인간이 자신의 유일무이한 배필과 오랫동안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에서 입센의 「페르귄트」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왔으며, 언제나 문학 작품을 통해서 아름답게 칭송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배 이데올로기는 이러한 이상으로서의 결혼 제도를 하나의 근엄한 철칙으로 규정함으로써, 사람들이 인간 삶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발적인 사랑을 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차단해 왔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일부일처제의 결혼제도는 옳든 그르든 간에 가부장적 남성 사회의 관습을 정당화시키기 위해서 인위적으..

서로박: 생태 공동체와 대아 유토피아 (1)

“심리적 고통에서 해방되려면 자아에 대한 집착을 떨쳐야 한다.” (Sogyal Rinpoche) “기존의 것만 얻으려 한다면, 결코 변화를 이룩하지 못할 것이다. 무언가 변화시키려면, 과거의 것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어떤 새로운 모델을 축조해야 하리라.“ (Buckminster Fuller) 1. 미래의 가능성: 지금까지 우리는 비판적 역사적 시각에서 유토피아의 역사를 세부적으로 천착해보았습니다. 이는 고대 그리스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적 흐름과 병행해서 나타난 것들이지만, 시각과 방향에 있어서는 수미 일관적으로 미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들입니다. 다시 말해서 연구의 대상은 역사 속에 출현한 것이지만, 연구 내용의 방향은 언제나 미래로 향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U, 나는 이 자리에서 다시금 ..

서로박: 노이만의 레본나 (5)

23. 몬드라곤 그리고 파레콘: 상기한 사항과 관련하여 우리는 에스파냐 바스크 지역에 존재하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공동체 구도를 하나의 예로서 지적할 수 있습니다. 몬드라곤 사람들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무조건적인 기본 소득을 공동체로부터 수령합니다. 이러한 체제는 우리에게 기본 소득제의 실천 가능성 및 난제 등에 관한 많은 사항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나아가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두 가지 화폐, 즉 달러와 쿠폰을 병행해서 사용합니다. 이로써 그들은 이윤 추구의 시장 경제의 폐해를 최소화시키고 있습니다. (라이트: 347쪽)  달러는 생산이든 소비든 간에 상품 구매에 사용되는 반면, 쿠폰은 주식을 위한 시장에서만 사용하도록 못 박고 있습니다. 이 경우 달러와 쿠폰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

서로박: 노이만의 레본나 (4)

18. 구체적 유토피아, 작가의 제안 사항 (1): 작품의 마지막에는 작가가 제안하려는 사항이 6페이지로 요약되어 있습니다. 1. “급진적이고 합리적인 평의회 당이 구성되어야 한다.” 의회민주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직접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소규모 공동체의 사회에서는 모두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 있으며, 수용되어야 합니다. 사회의 규모가 작으면, 직접 민주주의의 체제는 얼마든지 작동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세력이 더욱 세분화되어야 하고, 지방 자치운동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2. “새로운 노동과 생산의 네트워크가 결성되어야 한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새로운 직업은 얼마든지 출현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는 이러한 벤처 기업에 대해 호의적 태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