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 42

서로박: (4) 우베 텔캄프의 '탑'

(앞에서 계속됩니다.) (19) 세 번째 화자, 멘노 로데: 이번에는 세 번째 화자를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멘노 로데는 안네보다 다섯 살 나이 어린 남동생으로서 1940년 모스크바에서 쿠르트 로데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나중에 높은 정치적 경력을 쌓은 분이었습니다. 멘노는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동물학을 전공했는데, 루터교의 학생 종교단체에 속했기 때문에 전공에 맞추어서 바로 취업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출판 일을 전전하며 지냈습니다. 멘노는 하나라는 이름을 지닌 여의사와 결혼했으나, 이혼한 경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부인은 현재 프라하에 있는 동독 대사관 주재의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멘노의 직장은 베를린에 있는 헤르메스 출판사의 드레스덴 지점이며, 그곳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45 동독문학 2024.05.19

서로박: (3) 우베 텔캄프의 '탑'

(앞에서 계속됩니다.) (10) 두 번째 화자, 리하르트: 이제 두 번째 화자에 관해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리하르트 호프만은 1932년 시계공의 아들로서 에르츠 산맥 근처에서 태어났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드레스덴은 미군의 공중 폭격으로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13세의 나이의 리하르트는 공병 보조원으로 활동했는데, 안타깝게도 부당을 당했습니다. 그의 팔은 처음에는 움직이지 못했는데, 레니 뷔히터라는 의사의 수술로 거의 완쾌되었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뒤에 그는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합니다. 자신도 나중에 훌륭한 의사가 되어서 자신과 같은 위험에 처한 환자들을 성심껏 돕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리하르트는 외과 전문의가 되어, 자신보다 13세 나이어린 안네와 결혼하여 ..

45 동독문학 2024.05.19

서로박: (2) 우베 텔캄프의 '탑'

(앞에서 이어집니다.) (6) 크리스티안 호프만: 첫 번째 화자인 크리스티안은 맨 처음 16세의 청년으로 등장하며, 나중에는 하사관 신분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작가 텔캄프를 연상시키는 인물입니다. 그의 얼굴에는 여드름이 끼여 있고, 가끔 이상한 꿈을 꾸는 수줍은 학생입니다. 꿈속은 언제나 사랑의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것에서 요염한 여성이 아름다운 몸매로 자신을 유혹하는데, 그럴 때마다 크리스티안은 비틀거리며 쓰러집니다. 그는 공부를 잘하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의사가 되려는 꿈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학생들보다도 더 열심히 공부하는 편입니다. 자신의 목표를 실현시키려면 좋은 아비투어 성적을 취득해야 하며, 사회주의의 의미에서 더욱 열정적으로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렇지만 크..

45 동독문학 2024.05.19

서로박: (1) 우베 텔캄프의 탑

(1) 방대한 작품: 친애하는 T, 오늘은 방대한 소설, 우베 텔캄프 Uwe Tellkamp의 『탑 Der Turm』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작품은 2008년의 독일 출판문화상 수상작이며, 뒤이어 “독일 제 1방송국 ARD”에서 영화로 상연되기도 하였습니다. 작품은 뒤이어 극작품으로 만들어져서 2010년 9월 23일 드레스덴에서 공연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이 작품은 조만간 새로운 연속극으로서 TV 공연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작품 『탑』은 1982년 11월부터 1989년 11월까지의 구동독의 현실을 문학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80년대의 구동독 현실의 파노라마를 이처럼 세밀하게 그리고 폭넓게 보여주는 작품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전환기 독일 소설 내지 구동독을 비판적으로 반추하는 작품..

45 동독문학 2024.05.19

볼프 비어만: 맛있는 버찌 먹기에 관한 발라드

https://www.youtube.com/watch?v=Ap_ujvuQyAw  친애하는 J, 당신을 위해서 비어만의 시를 번역하여 올려놓았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고, 음악을 감상해 보세요. 감사드리면서...맛있는 버찌 먹기에 관한 발라드볼프 비어만 (박설호 역) 오늘 아침 얕은 잠 속에서아주 달콤한 꿈을 꾸었다.나의 옛 친구 마치 살아있는 듯걸터앉아 있네. 묄렌 호수가푸른 광야의 정원 버찌 나무 위에서로베르트 하베만이 앉아서가지를 바라보며 즐겁게 소리쳤다,이리 와, 시인!여기 곁에 다가앉아! 버찌 덩어리를 잔디 아래로던지고, 씨를 퉤 뱉는 그는나에게 미소 지었다. 어서 와 볼프!이제야 다시 집에 돌아왔구나.잃어버린 아들로서가 아니라,유순하고 얌전한 자가 아니라,마치 얻어맞은 개처럼 그렇게얄궂은 검은 양..

블로흐: 서로 다른 욕구

누군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개 한 마리는 말 한 마리와 친구가 되었다. 개는 최상의 뼈다귀를 먹지 않고 친구를 위해서 남겨 놓았다. 말은 친구에게 주려고 건초를 그릇에 담아두었다. 말하자면 각자가 친구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으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마련해 놓았던 것이다. 그래서 두 동물은 자신의 배를 든든하게 채우지 못했다. 이러한 경우는 가까운 사람, 혹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출현하는 안타까운 오해를 그대로 시사하고 있다. 이는 특히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거나,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느슨할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따금 일반적으로 그리고 통상적인 측면에서 선한 마음을 타인에게 전할 경우가 발생한다. 이 경우 자그마한 선을 베푸는 것이 오히려 낫다. 우리는..

28 Bloch 흔적들 2024.05.15

볼프 비어만: 용기 북돋우기

용기 북돋우기볼프 비어만 그대, 굳어버리지 말라이 완강한 시대에딱딱한 모든 것은 꺾이고뾰족한 모든 것은 찔리지동시에 부러지고 말아 그대, 쓰라림을 느끼지 말라이 쓰라린 시대에그대는 이제 철창 속에 있고 -지배자는 부들부들 떨어그대의 고통 때문은 아니야 그대, 끔찍하게 놀라지 말라이 경악의 시대에그들은 거대한 투쟁이발발하기 전에 우리가 무기거머쥐기를 노리고 있어 그대, 닳고 닳지 말라그대의 시대를 활용해 봐그대는 쓰러져 죽을 수 없어그대는 우리를, 우리는 바로 그대의쾌활함을 필요로 하니까 우리는 침묵하지 않으려 해이 침묵의 시대에초록이 가지에서 꺾인다는 사실을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려 해그럼 그들은 내막을 알겠지 Ermutigung von Wolf Biermann:Du, laß dich nicht verhä..

서로박: (2) 블로흐와 부버

(앞에서 계속됩니다.) 실제로 부버는 모든 유토피아의 사고를 종말론의 세속화된 현상으로 이해하였다. 그는 종말론의 전통적 유형을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그 하나는 예언적 종말론으로서, 바람직한 무엇에 대한 준비 행위 내지 준비 자세를 주창한다. 다른 하나는 계시의 종말론으로서, 바람직한 무엇이 이미 사라졌다고 간주한다. 계시의 종말론은 부버에 의하면 순수 유토피아와 동일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주어진 현실에서의 실현과 다른 차원의 사항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면 예언적 종말론은 구체적 유토피아로 작용할 수 있다. 계시의 종말론에 의하면 바람직한 무엇은 이미 지나가고 없다. 그렇기 때문에 수단은 목표와 분명하게 구분될 수 있다. 그렇지만 지나간 목표는 개방된 분명한 언어로 기술될 ..

27 Bloch 저술 2024.05.13

서로박: (1) 블로흐와 부버

사진은 1961년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에서 강의하는 부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유토피아에 어떤 적극적 참여 정신을 부여한 사람은 유대인 철학자, 마르틴 부버였다. 그가 마르크스주의에서 어떤 비판적 결함을 추출하여, 마르크스주의의 발전을 의도했다는 점은 블로흐, 벤야민 그리고 브레히트 등의 경우와 유사하다. 마르틴 부버가 중시하는 것은 실천이라는 주관적 영역이다. 개개인이 자유와 평등의 삶을 실천하려는 뜻은 역사적 관련성이라는 객관성에 대항하는 새로운 현실의 장을 제공한다. 실천하는 행위는 역사성의 객관주의와는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는다. 그것은 부버에 의하면 "사행 철학 Tathandlungsphilosophie"을 내세운 피히테주의와 다름이 없다. 부버의 사상은 종교에서 출발한다. 마르틴 부버는 기..

27 Bloch 저술 2024.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