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 16

서로박: (3) 아리스토파네스의 "새들"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파이테타리오스의 성스러운 결혼식: 조만간 꿈나라에 하나의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것은 헤라클레스, 포세이돈 그리고 거칠게 생긴 야만의 신 등으로 구성된 신들의 사절이 도착하리라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새들은 제우스의 도전자, 프로메테우스로부터 회담을 유리하게 이끄는 방법을 미리 배운 바 있었습니다. 게다가 헤라클레스는 상습적인 대식가였는데, 새들은 융숭한 식사 대접으로 그의 배를 가득 채우게 합니다. 배부른 헤라클레스는 새 왕국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도록 돕겠다고 약속합니다. 꿈나라의 요리사들은 군침 돋게 만드는 음식 냄새를 풍겨, 헤라클레스로 하여금 모든 타협책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했던 것입니다. 결국 제우스는 파이테타이로스를 천국으로 초대하여, 천국의 여왕으로 하여금 인도..

37 고대 문헌 2023.02.08

서로박: 루키아노스의" 참된 이야기"

친애하는 C, 오늘은 후기 그리스 시대에 활동하던 작가, 사모사타 출신의 루키아노스 그리고 그의 문학 작품 “참된 이야기 (Αλήθη διχήγηματα)”에 관해 거론하기로 하겠습니다. 루키아노스의 생애는 확실하게 알려진 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는 루키아노스에 관한 정보들을 동초서초하여, 당신에게 전하려고 합니다. 루키아노스는 기원후 120년경에 (지금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역 근처에 있는) 사모사타 (삼사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 점토 모형을 만드는 재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조각가인 삼촌의 도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말다툼이 화근이 되어 가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친애하는 C, 흔히 말하기를 젊은이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일이 독서와 여행이라고 합니다. 독서가 사고의 깊이 내..

37 고대 문헌 2023.01.31

서로박: (2) 돈 앞에서 공정과 정의는 없다

(앞에서 계속됩니다.) 일단 서양의 역사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인간은 예외 없이 자유롭게 태어난 존재이다.” 이는 고대 로마 시대에 이미 하나의 국법의 기초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토대는 법의 제정 과정에서 본래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게 기술되었습니다. 예컨대 울피아누스는 “모든 인간은 자연법에 의하면 자유롭고 평등하다.”라는 문장을 맨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이어지는 문장을 위해서 끌어들인 하나의 허사에 불과합니다. 즉 노예 제도는 시민의 권한을 보충해주는 수단이 된다는 것입니다. 한 인간이 얼마만큼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한 인간이 주어진 국가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가? 하는 물음과 직결됩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

2 나의 글 2022.12.05

(명시 소개) (4) 타향에서 고향 찾기, 이교상의 연작시 "담양에서 쓰는 편지"

(앞에서 계속됩니다.) 6. 고향의 심리적 의미 (자아) 너: 세 번째 주제인 고향의 심리적 의미 역시 상기한 사항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요? 나: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인의 자세 내지는 사명일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학을 통해서 “댓잎”과 같은 삶의 자세를 견지해 나가는 일일 것입니다. 시인은 단양 지역의 여행을 통해서 자신을 성찰하고, 시 창작을 통해서 자신이 왜 존재하는가를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너: “말의 거품”을 가려내고, “헛꿈”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은 말하자면 창작 행위를 통해서 실현된 셈이네요? 나: 네, 젊은 시절에 시인은 가난과 고독 속에서 자신을 안데르센의 동화에 등장하는 “미운 오리새끼”라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시 창작을 통해서 자신이 오리가 아니라, ..

19 한국 문학 2022.07.08

(명시 소개) (3) 타향에서 고향 찾기, 이교상의 연작시 "담양에서 쓰는 편지"

(앞에서 계속됩니다.) 4. 고향의 지리적 의미 (공간) 너: 이어지는 시편들은 한결같이 놀라운 시적 상상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기회에 다루어볼까 합니다. 일단 시작품에 나타난 고향의 의미에 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선생님은 서두에서 고향의 1. 지리적 의미 (장소로서의 공간), 2. 문학적 의미 (세계), 3. 심리학적 의미 (자아) 4. 철학적 의미 (두 개의 시간) 등을 말씀하셨지요? 나: 네. 고향이란 흔히 “한 인간이 태어나 자란 곳”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이 과거에 체험한 안온한 공간을 떠올리고 이를 고향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향수 역시 자신이 살았던 과거의 공간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고향이 내재하는 지리적 의미가 도사리고 있습니..

19 한국 문학 2022.07.08

정여울: 문학 바깥에도 문학은 있다

소설가 정여울 선생님의 글 "문학 바깥에도 문학은 있다"를 한겨레 신문에서 퍼 왔습니다. 그냥 읽고 넘기기에는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많은 참고를 바랍니다. ....................... 문학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소설 속에? 시 속에? 혹은 작가나 독자에게? ‘이런 것이 바로 문학이다’라는 모든 편견을 내려놓고 바라보면, 문학은 우리가 감동을 느끼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문학은 책이나 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산소나 습기처럼 세상 모든 곳에 흩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문학의 형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우리가 언어를 통해 느끼는 감동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모든 곳에 문학은 있다. 예컨대 문학이 아닌 다른 분야의 창작자 중에서도, ‘이토록 문학적인 아티스트가 있다니!..

2a 남의 글 2022.05.05

서로박: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스' (1)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오레스테스”는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 “오레스테스”는 원래는 4개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가멤논”, “무덤가의 희생자들” “복수의 여신들” 그리고 “프로테우스”). 여기서 마지막의 “프로테우스” 편은 앞의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서 씌어졌는데, 안타깝게도 오래 전에 유실되어 오늘날 전해지지는 않는다. 세 편의 작품들은 제각기 네 개의 장면으로 나누어지며, 이 장면들은 사건의 진행상 평행을 이루고 있다. 극작품은 기원전 458년에 아피드나 출신의 크세노클레스 (Xenokles)에 의해서 맨 처음으로 상연되었다고 한다. 일단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 트로야에서 귀환한 왕, 아가멤논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오랫동안 그리스를 떠나 있었으므로, 그의 아내, ..

37 고대 문헌 2022.04.16

서로박: 볼프의 "카산드라" (3)

(앞에서 계속됩니다.) 카산드라는 안치세스를 찾아가서 자신의 심정을 하소연합니다. 안치세스는 몇몇의 트로이 여인들 그리고 그리스의 노예들을 돌봐주고 있었습니다. 카산드라의 여동생, 폴릭세나는 에우멜로스의 부하로 근무하는 장교 안드론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트로이 왕궁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지만, 두 연인은 어느새 살을 섞어 임신해 있었습니다. 불행하게도 폴릭세나는 전쟁의 난리 통에 태아를 사산하고 맙니다. 카산드라는 더 이상 안치세스에게 가지 않고, 사원에 머물면서 은신합니다. 아버지 프리아모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쇠약해집니다. 어느 날 카산드라는 적장인 아가멤논과 조우합니다. 아가멤논은 그미에게 보석을 선물합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이 이피게니에와 많이 닮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언젠가 아가멤논은 아우리스 섬에..

47 Wolf 2022.02.05

서로박: 뮐러의 "아이아스" (초록)

1. 뮐러가 장시 몸젠의 블록 그리고 이를테면 아이아스를 집필하게 된 게기 하이너 뮐러는 통일된 독일에서 한 편의 극작품도 집필하지 않았습니다. 집필하고 싶은 욕구는 있었지만, 주위의 여건이 참담했습니다. 독일이 통일된 다음부터 서독의 문화계는 동독 작가들에게 부정적 시선을 보냈습니다. 서독의 문화계 사람들은 오히려 구동독을 떠나지 않은 작가, 이를테면 크리스타 볼프, 하이너 뮐러, 그리고 폴커 브라운 등으로 향해서 비판의 화살을 지속적으로 발사했습니다. 이를테면 볼프, 뮐러 그리고 브라운 등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독서 국가 der künstlich gemachte Lesestaat”인 동독에서 특권을 누리면서 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동독 문학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동서독이 통일..

45 동독문학 2022.01.20

서로박: 천일야화, 세계의 비밀과 사랑 (1)

1. 우리의 인식 능력은 제한적이다.: 우리는 지구가 태양을 돌고, 달이 지구 주위를 회전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사람들은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믿었습니다. 갈릴레이의 이전 시대에는 지구 중심설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인간은 해가 동쪽에서 뜨고 서쪽에 기운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인간의 인지 능력은 편협하고 제한적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과거 사람들은 다른 물질로 금을 창조해낼 수 있다고 지레짐작하였습니다. 연금술사들은 단순한 기술자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목욕재계한 다음에 수없이 실험에 임했습니다. 이를 위해 사용된 것은 수많은 다른 물질들이었습니다. 황Sulphur은 물질을 태우고, 수은Merkur은 물질을 용해시키며, 소금..

38 중세 문헌 2021.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