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20

서로박: (1) 블로흐의 카테고리 이론

역동적 개방성으로서의 카테고리 “현실적인 것은 과정이다. 이것은 현재, 완결되지 않은 과거 그리고 기능한 미래 등을 폭넓게 중개한다. 그래, 현실적인 것은 가능성으로 향하는 과정이라는 전선으로 나아간다. 부분적으로 조건화되어 있는 모든 것은 가능하며, 아직 완전히 폐쇄적으로 결정되어 있지 않다.” (Bloch, PH: 225) 1. 카테고리는 보편적 존재에 대한 발언군이다.: 카테고리는 논리학에서 가장 보편적인 존재에 관한 발언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고대에는 정태적인 무엇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카테고리는 고발, 고소, 고발의 원인이라는 어원을 지닙니다. (김진성: 18). 카테고리는 법적 진술과 연결되는 술어입니다.  진술 내지는 발언에는 주어가 있습니다. 주어는 실제로, 혹은 언어상으로 ..

27 Bloch 저술 2025.02.21

서로박: (4) 디드로의 '부갱빌 여행기 보유'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작품의 틀과 내용: 일단 작품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장은 작품의 틀로 작용하는데, A와 B 사이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B는 작가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화자입니다. A와 B는 부갱빌 여행을 재론하면서, 여행의 체험에서 필연적 결론을 도출해냅니다. 두 번째 단락은 타히티 노인이 프랑스 선원들과 작별할 시기에 남긴 연설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노인은 프랑스의 비양심적이고 파렴치한 제국주의 정책을 통렬하게 비판합니다. 타히티 사람들은 오로지 선의에 의해서 유럽의 손님들을 성심껏 대접했으나, 유럽인들은 원주민들의 호의를 악용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평화롭던 섬은 유럽 선원들을 통해서 낯선 문명을 받아들이게 되었는데, 이..

32 근대불문헌 2023.09.27

서로박: (1)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1. 토머스 모어와 마키아벨리 그리고 에라스뮈스: 친애하는 J, 오늘은 토머스 모어 (Thomas Morus, 1477/78 - 1535)의 『유토피아』에 관해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이 책은 국가에 관한 철학적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작품은 1516년 간행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훌륭한 국가의 법과 새로운 섬 유토피아에 관한 정말로 멋진, 일시적이라기보다는 어떤 구원을 담은 소책자 Libellus vere aureus nec salutaris quam festivus de optimo republicae statu deque nova insula Utopia.” 16세기 유럽은 정신사적으로 고찰할 때 전환과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이를테면 바로 이 시기에 훌륭한 문헌..

35 근대영문헌 2023.05.20

페미니즘과 아마존 여성들

사람들은 오늘날의 사회를 "페모크라티 Femokratie"라고 명명하곤 합니다. 이 단어는 페미니즘과 데모크라티가 합성된 조어입니다. 그만큼 평등한 삶을 갈망하는 여성들의 외침이 커졌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사람을 능력에 따라 인정해주지 않고, 성별로 구별하여 차별하기 때문에 여성들의 불만이 높아졌습니다. 이와 병행하여 남자들 사이에서 여성 혐오의 감정 역시 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혐오라기보다는, 작은 사내들의 여성에 대한 증오의 감정으로 명명되는 게 타당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혐오란 약자의 감정이 아니라, 강자의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몇몇 정치가를 혐오합니다. 이로써 그는 도덕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그들보다도 훨씬 낫다고 믿습니다. 캐리커쳐는 여성의 소외를 그대로 말해줍니다. "신디? ..

12 세계 문화 2023.02.20

디드로와 상상력 (2)

드니 디드로 (Denis Dederot, 1713 – 1784)의 철학적 대화의 기록인 『부갱빌 여행기 보유』만큼 후세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 작품은 없습니다. 그의 원고는 그가 죽은 뒤에 1796년 유작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작품이 발표된 다음에 수많은 사람들은 “저열한 본능”을 예찬하는 디드로를 비난하였습니다. 사실 예수회의 수사였던 편집자 한 사람은 자신의 발문에서 디드로의 작품을 신랄하게 비판하였습니다. 디드로는 자코뱅주의자의 선동자, 체제개혁자 그리고 사회의 도덕을 더럽히는 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사회의 도덕적인 토대를 파괴하고, 제어할 수 없는 동물적 충동 내지 성적 욕망을 부추긴다는 것이었습니다. 디드로는 폭동을 선동하고, 도덕을 더럽히며, 혁명을 부추기는 원흉이라고 했습니다. 타히티는 온화..

12 세계 문화 2022.12.09

서로박: (1) 돈 앞에서 공정과 정의는 없다.

- “정의는 제반 국가들의 토대이다. Iustitia fundamentum regnorum” (토마스 아퀴나스) - “형벌은 대부에게 적용되지 않으며, 예절은 서인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刑不上大夫 礼不下庶人.” - “급진적 자연법은 만인의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주체의 저항에서 출발한다.” (블로흐) 1. 친애하는 J, 미국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인구의 5%가 남한 토지의 80%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빈부 차이가 심한 나라에서 정의에 대한 관심이 끓어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 모릅니다. 사실 샌델 교수가 바람직한 것으로 지향하는 공동선 사회는 거시적으로 고찰할 때 사회주의 국가에서 추구하던 공동선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

2 나의 잡글 2022.12.05

호모 아만스 치유를 위한 문학 사회심리학. 서문 (1)

“분노, 미움, 비애, 공포 등으로 인하여 고통을 당하는 자가 인간 동물이다. 물론 영원한 사랑이라는 허상을 끝없이 추종하며 살아가지만, 우리는 사랑으로써 심리적 아픔을 치유 받고, 삶의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필자) “한국 사회의 관습, 도덕 그리고 법에서 나타나는 장단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유교의 질서에 근거한 가부장적 씨족주의와 관계된다.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이 장점이라면, 이로 인해 타인과 이방인에게 선을 분명히 긋는 태도는 단점이다. 이로 인해 생겨나게 되는 성향은 한편으로는 타인의 행복한 사랑에 대한 질투심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성 소수자들에 대한 배타적 거부감이다.” (필자) 1. 들어가는 말씀 친애하는 S, 당신을 위해서 다시 책을 간행하게 되었습니다. 본서의 집필 계기는 두 가지로..

5 사회심리론 2022.05.28

서로박: 플라톤의 '필레보스'

“필레보스”는 플라톤의 철학적 대화를 담은 글로서 기원전 360년경에 탄생하였다. 이 문헌은 내용상 "정치학 (Politikos)" 그리고 "티마이오스 (Timaios)" 사이에 편입될 수 있다. 필레보스는 필사본으로 전해지는데, 여기에는 “혹은 쾌락에 관하여, 윤리적 대화”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사실 플라톤의 모든 작품들은 이른바 논리학, 물리학 그리고 윤리학 등으로 나눈 스토아 학자들의 구분에 의해 나누어지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음의 사항을 확정할 수 있다. 즉 플라톤은 그리스 정신사에서 오랫동안 민중적 전통을 지녔던 테마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다는 사항 말이다. 가령 모든 생명체에게 선한 무엇은 과연 쾌락 속에 자리하고 있는가, 아니면 정신 속에 결정되어 있는가? 하는 물음을 생각해..

37 고대 문헌 2022.05.10

서로박: 뮐러의 "아이아스" (초록)

1. 뮐러가 장시 몸젠의 블록 그리고 이를테면 아이아스를 집필하게 된 게기 하이너 뮐러는 통일된 독일에서 한 편의 극작품도 집필하지 않았습니다. 집필하고 싶은 욕구는 있었지만, 주위의 여건이 참담했습니다. 독일이 통일된 다음부터 서독의 문화계는 동독 작가들에게 부정적 시선을 보냈습니다. 서독의 문화계 사람들은 오히려 구동독을 떠나지 않은 작가, 이를테면 크리스타 볼프, 하이너 뮐러, 그리고 폴커 브라운 등으로 향해서 비판의 화살을 지속적으로 발사했습니다. 이를테면 볼프, 뮐러 그리고 브라운 등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독서 국가 der künstlich gemachte Lesestaat”인 동독에서 특권을 누리면서 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동독 문학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동서독이 통일..

45 동독문학 2022.01.20

서로박: 횔덜린의 "히페리온" (2)

(앞에서 계속됩니다.) (5) 선하고 아름다운 여성, 디오티마: 작품을 언급하기 전에 주인공 히페리온이 사랑했던 여인 디오티마에 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디오티마 Διοτίμα는 플라톤의 대화록 『향연』에서 언급되는 인물입니다. 그미는 만티네키아 출신의 현명한 여인으로서 작품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소크라테스가 에로스와 관련되는 대화에서 그미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디오티마는 올바른 철학의 방향은 에로스틔 열정을 포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당시 고대 사회 사람들은 선과 미의 융합을 하나의 이상으로 간주했습니다. 착한 마음과 아름다움은 하나로 일원화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디오티마라는 인물이 드러내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여기다가 진리 추구..

40 근대독문헌 202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