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세계 문화

페미니즘과 아마존 여성들

필자 (匹子) 2023. 2. 20. 09:17

사람들은 오늘날의 사회를 "페모크라티 Femokratie"라고 명명하곤 합니다. 이 단어는 페미니즘과 데모크라티가 합성된 조어입니다. 그만큼 평등한 삶을 갈망하는 여성들의 외침이 커졌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사람을 능력에 따라 인정해주지 않고, 성별로 구별하여 차별하기 때문에 여성들의 불만이 높아졌습니다. 이와 병행하여 남자들 사이에서 여성 혐오의 감정 역시 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혐오라기보다는, 작은 사내들의 여성에 대한 증오의 감정으로 명명되는 게 타당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혐오란 약자의 감정이 아니라, 강자의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몇몇 정치가를 혐오합니다. 이로써 그는 도덕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그들보다도 훨씬 낫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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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커쳐는 여성의 소외를 그대로 말해줍니다. "신디? 제발 친절을 베풀어 우리를 위해 커피와 샌드위치를 만들어줘요, 그렇게 할 거지요?" 토론과 중요한 결정은 항상 남자의 몫이고, 여기서도 여성들은 커피와 샌드위치만 만드는 하녀처럼 취급당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여성이 성적 대상으로 물화 (物化)되기도 하지요. 이게 문제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혐오는 약자의 감정이 아니라, 강자의 감정입니다. 그것은 열등감과 패배의 표출이 아니라, 우월감과 자만심의 표출입니다. (김종갑: 혐오, 감정의 정치학, 167쪽) 약자는 힘센 자 앞에서 분노와 증오의 감정을 품을 수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혐오는 자신의 열등의식을 은폐시키려다 교묘하게 출현한 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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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차별은 오래 전부터 학문과 예술에도 출현하였고, 지금도 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플라톤의 사상에서 사르트르의 문학에 이르기까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곳에서 남성 우월주의 그리고 인간의 몸에 대한 역겨운 시각 등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페미니즘은 여성들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남성중심적 사회에 대항히기 위한 운동으로 근대 이후로 전개되어 왔습니다.

 

물론 페미니즘의 운동은 상당히 다양한 갈래로 이어져옵니다. 남녀평등을 지향하는 민주적인 방향도 있지만, 남성을 적으로 확정 짓는 전투적 페미니스트들도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페미니즘에 있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남성들의 여성 차별 내지 여성을 경멸하는 시각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예가 있겠지만,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 차별은 극심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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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감정은 고대에서도 있었습니다. 오로지 여성들만이 남성적 지배에서 벗어나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여성들만 모여서 살아가는데, 이웃 부족과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때 패배한 남성을 골라 짝짓기를 마칩니다. 열달 후에 아마존 여인들이 사내아이를 낳으면, 죽이고, 여식아이를 낳으면, 애지중지 키웁니다. 이로써 여성 공동체가 존속되고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베를린의 박물관에 설치되어 있는 아마존 부족의 한 여성. 자세히 쳐다보세요. 오른쪽 젖가슴이 잘려 있습니다. 이는 활을 잘 쏘기 위해서 젖가슴을 잘라내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두 가지 어원을 지닙니다. 그 하나는 "아마조스 ἀμαζός"로서 "가슴 없는"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대부분 아마존 여성들은 무예를 연마하기 위해서 어릴 때 오른쪽 가슴을 과감하게 잘라내야 했습니다. 다른 하나의 어원은 "아마자 ἀμᾶζα "로서 "빵 없는"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고대 사람들은 빵을 먹으면 신체가 약해진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단백질이나 비타민이 풍부한 생선, 과일 그리고 고기를 섭취하고, 빵은 노예들에게 건네 주었다고 합니다.

 

 

 

아마존 부족은 흑해 근처의 아르메니아 주위 테이스퀴라 지역에서 정주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그들은 그리스 그리고 트로이로부터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오랜 세월 외부의 침입 없이 스스로를 보호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혹자는 아마존 부족이 지금의 터키 남부 혹은 북아프리카의 리비아 지역에 거주하였다고 하는데, 이 역시 고대의 문헌 속에 언급되고 있습니다. 아마존 여성들이 과거 어디에서 살았는지는 아직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아마존 부족의 영웅 가운데 펜테질레이아가 있습니다. 신화에 의하면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우스는 트로이의 영웅인 헥토르를 죽인 다음에 트로이를 공격합니다. 트로이군은 수세에 몰립니다. 이때 펜테질레이아는 트로이를 도우려고 전쟁에 참가합니다. 펜테질레아 그리고 아킬레우스 사이에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벌어집니다. 결국 승리를 거둔 아킬레우스는 펜테질레이아의 투구를 벗깁니다. 투구 아래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펜테질레이아의 얼굴이 나타났습니다. 일순간 아킬레우스는 욕정을 품습니다. 결국 그는 아마존 부족의 영웅인 펜테질레이아를 살해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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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는 극작품 "펜테질레이아"에서 사랑과 죽임의 동시적 감정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였습니다. 인간은 어떠한 심리적 상황 속에서 사랑과 죽임을 동시에 실행하게 될까요? 하는 게 극작가의 고민이었습니다. 죽임과 살해 욕구는 배반과 미움의 욕망이 극대화될 때 나타나는  정서입니다. 이는 정 (情)이 차단될 때 나타나는 한 (恨)과 같습니다. 히스테리로서의 한 (恨)이 축적되면, 자기 살해, 혹은 타자에 대한 살인 욕구가 고개를 들게 됩니다. 자신에 대한 미움과 증오가 결국 타인에게 이전되는 게 살해 욕구인 셈이지요.클라이스트는 이러한 심리적 작용을 다만 머릿속에서 사변적으로 생각해내어, 이를 문학적으로 형상화시켰습니다.

 

트로이 전쟁 동안에 아마존 여성들은 여왕 펜테질레이아의 지휘 하에 전쟁터로 향해 싸웁니다. 그들은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의 갈등을 잘 모르면서도 한쪽 편에 가담한 것입니다. 아마존의 법에 의하면 처녀는 스스로 남자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펜테질레이아는 전쟁의 와중에서 그리스 장수 아킬레우스에게 묘하게 이끌립니다. 아킬레우스가 등장하면, 그미는 일부러 그에게 다가가 싸움을 걸곤 합니다. 남자들을 납치하는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었는데도, 펜테질레이아는 아킬레우스와의 싸움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미는 오로지 자신이 갈망하는 남자, 아킬레우스를 무찌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끝없는 전투를 치르고 난 뒤에 펜테질레이아는 쓰러져서 의식을 잃습니다. 말하자면 아킬레우스가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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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영웅과 아마존 여왕 사이의 결투는 살인을 위한 구애 행위나 다름이 없습니다. 실제로 제 7장면에서 펜테질레이아는 전쟁에서 노획한 번쩍이는 장신구를 걸치고, 자신의 투쟁욕을 드러내면서 춤을 춥니다. 이러한 유형의 역설적인 상들이 전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펜테질레이아가 처해 있는 비극적 상황입니다. 아마존의 삶의 양식은 여자들로 하여금 전쟁터에서 남자를 굴복시킨 뒤 납치하여, 단 한번 남자와 교접하게 합니다. 그렇지만 여주인공은 누군가를 개인적으로 사랑합니다. 이러한 모순적 상황은 여주인공을 결국 파국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미에게는 삶의 의미를 자발적으로 찾아서,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자유가 박탈되어 있습니다. 펜테질레이아가 광기의 혼돈 속에 사로잡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사랑을 어떤 죽음의 파국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킬레우스는 전령을 보내, 다시 결투하자고 펜테질레이아에게 제안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내심 그미에게 져주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원래 아마존 여성들은 자신의 검으로 승리를 구가한 남자와 하룻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아킬레스는 소문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한편 펜테질레이아는 아킬레우스가 일부러 져주기로 작심했다는 사실을 조금도 모릅니다. 그미는 아킬레우스에 대한 사랑과 증오심을 품으며, 모든 끔찍한 결과를 각오하고 그에게 달려듭니다. 펜테질레이아는 아킬레스의 목을 노리고 활을 쏩니다. 아킬레우스는 말에서 떨어져 피를 흘립니다. 개들이 몰려들어 그의 살을 찢어먹으려고 합니다. 결국 아킬레우스는 자신의 부주의로 인하여 목숨을 잃게 됩니다. 펜테질레이아는 혐오감 그리고 동정심을 표명하는 아마존 여성들에게 되돌아가서, 연인의 뒤를 따라 자결합니다. (이는 극작품의 내용일뿐, 신화 이야기와는 약간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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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폭력은 정 반대의 특성을 지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대체로 폭력을 행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이 차단되어 한으로 돌변할 때 사람들은 폭력을 저지르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사랑을 실천하려고 합니다. 가령 파파라치의 스토킹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 Obsession 내지 소유욕이지요.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사회적 조건이 사랑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살육하게 강요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펜테질레이아가 처한 비극적 현실의 조건이지요.

 

다시 페미니즘의 문제를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미투 운동은 페미니즘과 관련되지만, 페미니즘의 방향과 노선과는 약간 다른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미투 운동은 특정한 상황, 즉 무엇보다도 권력을 이용하여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활용한 (?) 진상들을 비판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속에서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한 여성은 이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요약하건대 오늘날 페미니스트의 행동과 말이 과격한 것은 그만큼 사회가 남성 중심적으로 영위되고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성적으로 너무 핍박당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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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네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1. 서로 좋아하는 남녀 (혹은 남남, 여여), 2. 서로 싫어하는 남녀들 (혹은 남남, 여여), 3. 남자가 좋아하는데, 여자가 싫어하는 경우, 4. 여자가 좋아하는데, 남자가 싫어하는 경우입니다. 이 가운데 비극적인 것은 3번과 4번의 경우입니다. 서로 좋아하거나, 서로 싫어할 경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서로 "포옹"하거나 서로 "생까면" 그만이니까요. 문제는 짝사랑 그리고 짝미움에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자와 여자를 구별하지 않는 것입니다. 구별이 없으면, 차별도 없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구분과 구별은 정복 내지 소유의 욕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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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아요. 신문광고에도 적었지만, 나는 유머러스한 사람을 찾고 있어요. 그렇지만 ... " 유럽에서는 신문에 이성을 찾는 광고가 실립니다. 이 경우는 매춘과는 상관 없이 진지한 자세이며, 삶의 동반자를 찾으려고 하는 광고입니다. 그림 속의 여성은 신문 광고를 내어 남자와 만난 것 같습니다. 여성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유머가 아니라, 사랑이지요. 남자와 여자는 겉보기에만 달리 보일 뿐입니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의 육체적 차이점은 오로지 생식기의 구조에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들의 리비도 그리고 심리는 개인에 따라 약간의 강도 차이가 있을 뿐, 성 차이와 병행하는 심리적 차이는 거의 발견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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