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벤 7

박설호: (6) B. 트라벤의 망각된 독일 문학

(앞에서 계속됩니다.) 9. 나오는 말 “나는 자유롭기를 원한다. 나는 기쁠 수 있기를 원한다.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에 대해 기뻐하고 싶다. [..] 그렇지만 내 주위에 있는 다른 모든 인간들이 즐거워할 경우에만 나는 즐거울 수 있다.” (트라벤) 마지막으로 서문에서 제기된 질문에 관해 언급해 보자. 1. 어떠한 이유에서 트라벤은 인디언 문화를 통해서 황금만능주의 및 이윤 추구의 성향을 극복하려 했는가? 인디언 문화에 대한 트라벤의 애착은 하나의 이상인가, 아니면 유럽 문화로부터의 도피에 불과한가? 트라벤은 (유럽인들의) 개인주의적 세계관이 황금만능주의 내지는 이윤 추구 정신을 잉태시키는 것으로 파악했다. 무릇 과잉된 자기 보존 욕구는 나아가 재화 확장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창출한다. 더 이상 피해입..

43 20전독문헌 2023.01.28

박설호: (5) B. 트라벤의 망각된 독일 문학

7. "백 장미 Die weisse Rose “백인과 인디언 사이의 첫 번째 만남은 16세기 초에 이루어졌다. 황금에 혈안이 된 백인들의 배후에는 장검과 권총이 감추어져 있었고, 인디언들은 하늘나라에서 내려온 듯한 손님들을 맞으려고 온갖 과일과 선물을 가지고 왔다.” (G. B. de Las Casas) 라스카사스의 "신대륙 발견과 인디언 학살의 역사" 이래로 유럽 문명과 인디언 문화 사이의 대립을 가장 정밀하게 다룬 작품으로서 우리는 "백 장미"를 들 수 있다. 트라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백장미"는 20년대 말에 집필되었다. 소설 형식의 측면에서 본 소설은 지금까지의 발표된 소설들과는 약간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소설적 화자로서 ‘나’, 제랄드 게일 Gerald Gale이 등장했는데, "..

43 20전독문헌 2023.01.02

박설호: (4) B. 트라벤의 망각된 독일문학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시에라 마드레의 보물"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는 한 인간은 굶주린 위의 노예가 된다. 그러나 무언가를 소유하면, 그는 자신 소유의 노예가 된다.” (B. 트라벤) 1914년에서 1920년 사이의 방랑자, 부랑인, 집시, 이주자 - 이들은 사회의 가장자리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로서, 트라벤 초기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그들은 어느 계급, 어느 집단에도 속하지 않으나, 실제로는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도 한 곳에 머무를 수도 없다. 하찮은 직업은 그들을 떠돌아다니게 만든다. 방랑자는 일견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으나, 어떻게 해서든지 가난을 극복해야 한다. 방랑에 대한 대가는 한마디로 말해 고독이며, 고향의 상실이다. 트라벤은 부랑인들의 자유로운 삶을 문학적으로 형상..

43 20전독문헌 2022.12.30

박설호: (3) B. 트라벤의 망각된 독일문학

(앞에서 계속됩니다.) 5. 「정글속의 다리」 “다만 이단자만이 이단자를 깨달을 뿐입니다. 다만 이단자만이 이단을 전파할 수 있고,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아끼지 않을 테니까요.” (B. 트라벤) “이단자만이 이단자를 깨달을 수 있다”는 발언은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해주는가? 유럽인들은 스스로 유럽을 떠나 살아가지 않는 한, 백인들의 자유와 평등이 그리고 경제적 풍요로움이 제 3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영위된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한다. 유럽인들이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다만 손님으로서만 맞아들이는 한, 그들은 자기 우월 의식을 저버리지 못하고, 자신의 문화속의 맹점 盲點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다. 멕시코에 도착 직후 트라벤이 쓴 중편 소설이 바로 「정글속의 다리」이다. 특히..

43 20전독문헌 2022.12.28

박설호: (2) B. 트라벤의 망각된 독일 문학

(앞에서 계속됩니다.) 3. 트라벤의 이력 “오 누가 한번 다른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뷔히너: 「레옹세와 레나」) 호적을 말소시키는 일 - 그것은 트라벤의 소설에서는 혁명가의 행위로 묘사되고 있다. 스스로 선택한 나라, 멕시코는 트라벤에게는 증빙 서류에 관해 묻지 않는 땅이었다. 이곳에서는 이름, 직업, 출신지, 행선지 등을 묻는 게 거의 모욕적 질문으로 간주되니까 말이다. 1924년 멕시코에 도착했을 때 트라벤은 스스로를 지금까지 끌고다녔던 마루트라는 이름을 팽개치고, 자신을 B. 트라벤 토르스반이라고 칭하였다. 언젠가 그는 토로했다. “나는 하나의 조국을 가지고 있지요, 선생님. 그것은 나 자신이랍니다.” 그렇다면 트라벤은 어떻게 유럽에서 살다가 도주했는가? 처음에 B. 트라벤/ 마루트는 ..

43 20전독문헌 2022.12.27

박설호: (1) B. 트라벤의 망각된 독일 문학

1. 들어가는 말 “삶이란 당사자가 쓴 책보다도 더 가치 있다.” (트라벤) “내 책에서 당신은 나의 모든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작가를 무시하고, 작품을 논하세요. 내가 무엇에 대해 어떻게 완강히 저항했는가를. 그게 공산주의든, 볼셰비즘이든 간에.” (트라벤) 본고의 목적은 망각된 독일 작가, B. 트라벤 (1882? - 1969)의 초기 작품의 분석을 통해 유럽 문명의 이윤 추구적 특성, 개인을 억압하고 조종하는 전체주의 그리고 권위주의적 소시민적 관료주의 등에 대한 작가의 비판을 규명하려는 데 있다. 트라벤의 문학은 모험 문학 그리고 오락 문학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 그것은 톨스토이나 잭 런던 Jack London보다는 오히려] 철학적 혁명가로서의 기질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헨리 토로 H. Thor..

43 20전독문헌 2022.12.27

서로박: 아이히의 꿈들 (1)

귄터 아이히 (Günter Eich, 1907 - 1972)의 방송극 「꿈들」은 1951년에 씌어져서 함부르크 북서 방송국에서 처음으로 방송되었습니다. 당시에 그는 신문과 TV를 통해서 한국동란 그리고 비키니 섬의 원폭 투하의 소식을 접한 것 같습니다. 아이히는 방송극 장르의 개척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그의 방송극 가운데에서 이 작품은 아이히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G. 프라거 (G. Prager)의 말에 의하면 이 작품의 방송은 방송극의 “출생 시간”이라고 일컫게 되었습니다. 아이히의 이 방송극은 가장 실험적인 방송 문학에 해당합니다. 작가들은 청각적 그리고 언어적 전위주의를 포기하지만, 전통적인 극적 구성으로부터 결별을 선언합니다. 다섯 개의 꿈들은 제각기 독자적인 것들로 이루어져 ..

44 20후독문헌 2018.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