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노빈 19

서로박: 라스카사스의 혀를 빌려 고백하다, 서문

라스카사스는 왜 중요한가? - “사유 思惟는 사유 私有가 아니다.” (윤노빈) - 친애하는 J, 당신을 위하여 라스카사스의 연구서를 간행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에스파냐 출신의 신부이자 수도사인 라스카사스 (Las Casas)는 게오르크 지멜 (Georg Simmel)도 말한 바 있듯이, “인류의 가장 커다란 고통을 환기시켜주는 인물”입니다. 그는 16세기 서인도 제도에서 오랫동안 자행된 가장 끔찍한 대학살의 생생한 증인이었습니다. 라스카사스는 약 1500만의 원주민들이 정복자의 총과 칼에 의해 학살당하는 것을 당국에 보고하였으며, 평생 고통당하는 인디언들의 생존을 위해 살았습니다. 만약 본서를 읽으면, 당신은 상기한 내용, 라스카사스의 신념과 신학적 입장 그리고 라스카사스의 혀를 빌려서 ..

24 신학이론 2021.01.06

서로박: 윤노빈의 한울 사상 (5)

17. 생명 사상을 태동해내는 엔텔레케이아: 그렇지만 윤노빈의 신생의 철학은 차제에 얼마든지 어떤 새로운 각도로 발전될 수 있습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한울 사상에서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은 모든 권위적 체제에서 태동하는“인위적 人偽的” 죽임을 간파하고, 한울의 생존을 위해 실천적으로 투쟁해나가야 합니다. 『신생철학』이 간행된 지는 벌써 40년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한반도는 분단 상태로 남아 있으며, 생태 문제, 과학 기술 내지 핵문제 등,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난제가 도처에 깔려 있습니다.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가 전체주의의 정책으로 일관하는 제반 국가들은 개개인의 삶을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분단의 극복 외에도 국가의 거짓 이데올로기에 대응하며, 자유롭고도 평등하게 그리고 ..

2 나의 글 2020.09.09

서로박: 윤노빈의 한울 사상 (4)

14. 사고는 협동적 행위로 이해될 수 있다.: 스피노자에 의하면 인간은 신의 섭리에 따라 유동하다가 사라지는 티끌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러나 “나”는 상대방의 응답 속에서 언제나 우리일 수 있습니다. (김상봉: 287). 인간의 행위는 우주 전체를 고려할 때에는 휴식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렇지만 윤노빈에 의하면 소우주로서의 인간은 오로지 상호 도움을 통해서 대우주에 해당하는, 자연 속의 “불카누스”를 포괄하는 가장 고귀한 생명체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살아계시는 인간은 모든 불신, 거짓, 갈등, 싸움, 구속, 분단 등을 극복하고, 같은 생각을 공유하며, 이웃과 한울타리 속에서 서로 협동하고 살아갈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사유 (思惟)는 윤노빈에 의하면 사유 (私有)가 아닙니..

2 나의 글 2020.09.09

서로박: 윤노빈의 한울 사상 (3)

9. 무신론을 뒤집은 인간신 사상: “사람이 한울이다.”라는 전언은 궁극적으로 “왜 신은 인간인가? Cur Deus homo?”라는 포이어바흐의 인간학적 질문에 대한 해답과 같습니다. 포이어바흐는 신은 인간이 떠올린 하나의 가상적인 상이라는 점을 밝히려고 했습니다. 이로써 포이어바흐는 신의 권위적 허구성을 허물고 종교의 무신론을 입증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윤노빈은 신이 없다는 단순한 확인을 넘어서서, 인간의 발전 가능성을 타진합니다. 그것은 인간이 악마의 탈을 벗어던지고, 신으로 격상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리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한 예를 인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사랑을 통해서 악마가 심화시킨 편협한 자아의 존재 구속성에서 벗어나 찬란하게 해방되어야 합니다. ..

2 나의 글 2020.09.09

서로박: 윤노빈의 한울 사상 (2)

5. 거짓말과 흑색선전: 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생명을 이어주는 “제 2의 피”입니다. 그러나 악마는 참말을 거짓으로 왜곡시키며, 거짓을 참이라고 전달합니다. 악마가 사용하는 무기는 거짓말과 흑색선전입니다. 윤노빈은 인간의 언어에 관하여 놀라운 사상을 피력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언어의 여백의 공간을 가리킵니다. 이로써 형성되는 것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여백 내지 틈 (間)이 형성됩니다. 바로 이러한 여백과 틈이 악마가 돌아다니는 통로와 같습니다. 언어 여백의 공간에는 금지된 언어, 강요된 침묵과 발언되지 못한 언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람들이 결코 인내천의 혁명 사상을 쉽사리 깨닫지 못하는 것도 바로 사악한 자들의 간계 때문입니다. “사람이 한울이다. 人乃天”이라는 혁명적 명제는 “사람이 지..

2 나의 글 2020.09.09

서로박: 윤노빈의 한울 사상 (1)

1. 배달민족에 대한 충직한 조언: 『신생 철학』은 현세에서 고통당하며 목숨을 이어가는 분들의 피와 땀과 관계되는 문헌입니다. 그것은 식자들을 위한 현학 서적도 아니고, 부유층 자제를 위한 교재도 아니며, 배부른 자세로 주문을 외는 사제들을 위한 교리서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것은 억압과 강제 노동에 시달리며, 무거운 짐을 진 채 살아가는 인간을 위한 지침서와 같습니다. 1973년에 간행된 윤노빈의 『신생 철학』은 세상에서 가장 핍박당하는 민족, 그것도 배달의 민족을 위한 충직한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책은 모든 “인위적 人為的”이고 “인위적 人偽的”인 억압, 강제 노동, 감금, 고통, 죽임 등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이러한 부자유의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해방 Exodus의 삶을 선택할 수 ..

2 나의 글 2020.09.09

(명저 소개) 김진: 증산 사상의 세계신학적 의미

약간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명저 한 권을 소개합니다. 그것은 울산대 김진 교수의 "증산 사상의 세계신학적 의미" (울산대 출판부 2004)입니다. 이 책은 증산 사상 속에 담긴 네 가지 특성들을 차례로 해명하고 있습니다. (1) 위대한 후천개벽의 정신, (2) 메타 종교의 가능성, (유불선, 도교, 기독교의 통합) (3) 천지공사를 통한 구원의 특성 (해원상생)과 페미니즘의 유토피아, (4) 인간신 사상 우리는 현재의 증산교에 대해 무조건 쌍수를 들 필요는 없지만, (자고로 대부분의 종교들은 수많은 종파들로 구성되고, 그러다 보니 원래의 의미가 퇴색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렇지만 저자가 증산 사상의 핵심적 내용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윤노빈의 논문 "동학의 세계사상적 의미"..

1 알림 (명저) 2020.07.27

블로흐 읽기 (3) 목차

자연법과 유토피아 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3) 목차 서문 제 1부: - 사상의 보석은 아직 숨어 있다. 이 장에서 필자는 블로흐 사상과의 만남을 서술하고 있다. 필자는 학교에서 누군가에게 배운 게 아니라, 자신의 독서를 통해서 블로흐를 알게 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 - 유토피아의 정신, 1. 2. 이 장은 에른스트 블로흐의 초기 저작물 유토피아의 정신 제 1판 그리고 제 2판을 소개하고 있다. 20세기 초에 제 2판이 소개된 다음에 약 50년이 지난 다음에 제 1판이 발표되었다. - 혁명의 신학자, 토마스 뮌처 이 장은 블로흐의 토마스 뮌처 연구서를 요약하고 있다. - 문학과 환상에 관한 12개의 고정관념 통상적으로 문학은 리얼리티를 담아야 한다고 한다. 리얼리즘 문학은 진실되고, 리얼리즘 문학의 ..

27 Bloch 저술 2019.05.15

서로박: 블로흐가 파악한 기독교 속의 유토피아 (1)

1. 혁명적 선취의 상으로서의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나라: 이 장에서 우리가 다루려는 것은 기독교 사상과 유토피아 사이의 접목 가능성에 관한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무신론자인 에른스트 블로흐가 파악한 기독교 사상 속에 도사리고 있는 유토피아로 논의를 제한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기독교의 신앙인이 아니라, 기독교의 밖에서, 다시 말해서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기독교와 유토피아 사이의 관련성을 가장 명징하게 지적한 학자가 블로흐라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기독교 사상은 블로흐가 1910년대에 자신의 연구 대상의 확장의 일환으로 접한 영역에 불과했습니다. 예컨대 그에게 중요한 것은 마르크스가 생각한 자유의 나라의 구체적인 범례였는데, 이것이 공교롭게도 원시 기독교 교회에서 발견될 수 있다고 생각되었습..

26 유토피아 2017.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