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글

서로박: 윤노빈의 한울 사상 (5)

필자 (匹子) 2020. 9. 9. 17:59

17. 생명 사상을 태동해내는 엔텔레케이아: 그렇지만 윤노빈의 신생의 철학은 차제에 얼마든지 어떤 새로운 각도로 발전될 수 있습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한울 사상에서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은 모든 권위적 체제에서 태동하는인위적 人偽的죽임을 간파하고, 한울의 생존을 위해 실천적으로 투쟁해나가야 합니다. 신생철학이 간행된 지는 벌써 40년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한반도는 분단 상태로 남아 있으며, 생태 문제, 과학 기술 내지 핵문제 등,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난제가 도처에 깔려 있습니다.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가 전체주의의 정책으로 일관하는 제반 국가들은 개개인의 삶을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분단의 극복 외에도 국가의 거짓 이데올로기에 대응하며, 자유롭고도 평등하게 그리고 자연 법칙에 위배되지 않게 살아가는 실천적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윤노빈 사상은 김지하의 생명 사상에 어떤 사상적 모티프를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준건: 28). 생각과 믿음 속에서 더 큰 나를 찾고 이를 가꾸어나가야 한다는 윤노빈의 주장은 엄밀하게 고찰할 때 일차적으로 새로운 인간학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는 김지하의 내유신령사상과 간접적으로 접목될 수도 있습니다.내유신령 외유기화 일세지인 각지불이자야. 内有神霊 外有気化 一世之人 各知不移者也” (天道教 経典: 12) 모든 생명체, 모든 무기물 속에는 스스로 우주적인 영성이 도사리고 있는데, 이는 김지하에 의하면 모든 생명체, 박테리아, 무기물질의 입자 속에서 일관적으로 활동한다고 합니다.

 

18. 자청해서 고통을 감수하며 협동적 사랑을 도모하는 한울: 생명의 출발은 개체와 개체 사이의 흐름 속에서 접촉, 상호 교류 그리고 분화의 과정을 거칩니다. 마찬가지로 생존 역시 개별적으로 분화되고 구분될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사고는 개체로서의 자아더 큰 자아사이의 상호 작용에 관한 윤노빈의 이론에서 그대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피에르 테야르 드 샤르댕 Pierre Teilhard de Chardin의 창조적 진화론에서 유래한 것일 수 있으며, 나아가 에른스트 블로흐 Ernst Bloch의 자연 주체에 관한 가설에서 암시된 바 있습니다. 어쨌든 윤노빈의 인간학은 장일순의 무위사상과 함께 상기한 생명사상을 태동해내는 엔텔레케이아를 지니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오늘날신생 철학을 깊이 탐독하면, 그는 아마 두 가지 사항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큰 기쁨을 위해서 자청해서 고통을 감수하려는 인간 유형내지 권력의 거짓된 폭력에 저항하면서 협동적으로 사랑을 도모하는 한울에 대한 견고한 믿음말입니다.

 

 

참고 문헌

 

- 라명재: 천도교 경전 공부하기, 모시는 사람들 2013.

- 박설호: 실패가 우리를 가르친다. 통일 전후의 독일 소설 연구, 열린책들 2013.

- 박준건: 김지하 생명사상과 율려사상에 대한 하나의 고찰, in: 대동 철학, 20, 2003, 23 - 50.

- 윤노빈: 신생 철학, 학민사 개정 증보판 1973/ 2003.

- 윤노빈: 동학의 세계사상적 의미, 실린 곳: 앞의 책, 333 363.

- 윤노빈: 생각의 사회적 성격, 실린 곳: 철학 연구 71972. 105 - 127.

- 윤석산: 동학 경전, 동학사 2009.

- Ernst Bloch: Spuren, Frankfurt a. M. 1985.

- Ernst Bloch: Das Prinzip Hoffnung, Frankfurt a. M.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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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곳: 박설호, 자연법과 유토피아, 에른스트 블로흐 읽기 3, 울력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