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소 22

서로박: 스타로빈스키의 '장 작 루소'

장 스타로빈스키 (J. Starobinski, 1920 - 2019)의 "쟝 쟈크 루소. 투영과 장애 (Jean J. Rousseau. La transparence et l’obstacle)"은 1957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스타로빈스키는 소위 제네바학파의 레이몽 (M. Raymond)의 제자이다. 그럼에도 그는 의학의 수련 및 의학사 연구에 몰두하였고, “객관적” 인문 과학의 서술 방법 및 “발견 교수법 (Heuristik)의 방식”을 응용하였다. [발견 교수법은 주지하다시피 시행착오를 거듭하여 해결을 얻으려는 교수법으로서, 학생 스스로 깨닫게 조처하는 모든 방식을 가리킨다.] 그럼에도 서술 기법 그리고 발견 교수법적인 방법론 등은 다만 무언가를 보조하는 기능을 지닐 뿐이다. 다시 말해 상기..

25 문학 이론 2023.12.16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 내용 소개 (2)

7. 토마스 아퀴나스의 상대적 자연법 그리고 종교 개혁의 자연법 이 장에서 블로흐가 언급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토마스 아퀴나스 Thmas Aquin는 원죄를 전제로 한 상대적 자연법을 내세움으로써, 수직적 계층사회의 이데올로기를 공고히 하였다. 마르틴 루터 Martin Luther는 보복을 중시하는 법적 견해를 내세움으로써,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하였다. 칼뱅 Calvin은 십계명을 중시하는 자연법 이론을 완강하게 실천하였다. 예수회 수사 벨라민 Bellarmin과 마리아나 Mariana는 독재에 대한 강력한 저항 운동을 강조하였다. 8. 상대적 자연법에 합당한 이상: 위로부터의 정의 이 장에서 블로흐는 위로부터의 정의를 언급하면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상대적 자연법이 지닌 반동적 특징을 서술하고 있다. 원..

27 Bloch 저술 2023.06.08

서로박: (3) 사드의 "새로운 저스틴"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그미의 여동생 줄리엣이 겪었던 이야기: 이렇듯 『새로운 저스틴』 속에는 수없이 많은 범죄, 강간, 살인 등이 뒤섞인 채 묘사되어 있습니다. 저스틴의 이야기는 줄리엣의 이야기로 건너뜁니다. 줄리엣을 둘러싼 이야가들은 몇몇 장면을 제외한다면 줄리엣의 시각에서 서술되고 있습니다. 줄리엣은 누아케이에라는 한량을 만납니다. 그는 온갖 사악하고 끔찍한 일을 마치 밥먹듯 저지르는 자입니다. 게다가 대단한 허영심을 지닌 잔악하기 이를 데 없는 사내로서, 힘없고 착하며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을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착취하는 거머리 같은 인간입니다. 누아케이아는 줄리엣의 주인으로 등장하는데, 신을 모독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자신의 하녀들의 성을 차례로 농락하며 지냅니다. 그 뿐 아니라 그..

32 근대불문헌 2023.04.19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1. 몇 달 전에 K 교수는 정년으로 대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그는 한국이 낳은 위대한 물리학자로서 수십 년 간 교직에 몸담았던 분이다. K 교수는 많은 학계 사람들, 후학 그리고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고별 강연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렇지만 그의 몸과 마음은 여전히 젊은이처럼 정정하지 않는가? 나아가 물리학계에 끼친 그의 영향은 심대한 것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가 명예 교수로 학교에 남기를 원했지만, K 교수는 이마저 거절했다. 어느 제자가 그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선생님, 우리가 싫으십니까?” 그때 K 교수는 반문했다. “자네, 알고 있는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2. 한참 동안 입장 바꿔 생각해 보았다. 그렇지만 범인 (凡人)이 어찌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정확히 알 ..

2 나의 글 2023.01.05

서로박: 레티프의 '남쪽 지역의 발견' (2)

9. 이상적 공동체의 어떤 구조적 원칙: 이제 작품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소설은 사랑의 이야기에다 비행선 하나를 발명하는 에피소드를 첨가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빅토린은 자신의 기술을 활용하여 비행선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루키아노스 Lukian,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Cyrano de Bergerac, 프랜시스 고드윈 Francis Godwin 등이 언급한 비행물체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레티프가 이러한 작가의 상상을 모방한 것처럼 느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유토피아의 사고를 비행선에 결부시킨 사람은 다름 아니라 레티프 드 라 브레톤이었습니다. 시라노의 작품 『비행하는 인간』에서 주인공은 아침이슬을 가득 담아서 자신의 초능력을 실천에 옮깁니다. 태양이 병 속..

32 근대불문헌 2022.09.26

서로박: 마지 피어시의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2)

9. 미래 사회에서의 종교와 교육: 미래 사회에서는 종교 그리고 신이 그다지 커다란 영향을 떨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신을 숭배하는 종교가 존속되면, 사회의 구성원 역시 계층을 구분하게 되고, 권력을 탐하게 되며, 다른 사람들을 감시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사항 때문에 마지 피어시의 소설은 출간 이후에 미국의 많은 종교인들로부터 혹독한 비난을 받았습니다. 피어시의 문학은 전통 윤리와 기독교의 세계관을 허물게 하며, 혼란과 무질서를 부추기고 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렇지만 작가가 종교의 영향을 지극히 제한시킨 까닭은 무작정 종교를 부정하고 싶은 의도 때문은 아닙니다. 작가는 대부분의 종교가 전통적인 관습을 준수하고, 계층 사회를 유지하게 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예리하게 간파하고, 이를 수정하..

36 현대영문헌 2022.08.28

서로박: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4)

(앞에서 계속됩니다.) 22. 작품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 (1), 어머니 없이 자라는 아이들의 정서적 불안: 작품은『프랑켄슈타인』은 심리학적 차원에서 분석될 수 있습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심리적으로 하자를 지닌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는 사이비 과학 그리고 마법적 사고에 집착하는 인물로서 마치 자신과 같은 어떤 생명체를 기필코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한 그의 이념은 처음부터 편집적 광기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게다가 프랑켄슈타인은 환청에 시달리고, 아침저녁으로 깊은 우울증에 사로잡히는 인물입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인조인간은 빅터 프랑켄슈타인 자신의 분신이라고 명명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인조인간을 만들려는 확고한 의지는 자신이 스스로 사랑하는 자신의 육체를 별도로 재구성하려는..

35 근대영문헌 2022.03.28

서로박: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1)

1. 낭만주의와 인간 소외: 19세기 초는 서양의 정신사에서 하나의 획을 긋는 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시기에 이르러 학문이 분화되고, 정신과학과 자연과학이 분리되고,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이 분명하게 구분되기 시작합니다. 당시의 시대적 화두는 산업 혁명과 인간 소외였습니다. 이를테면 증기기관의 발명은 인간의 편안한 삶 그리고 경제적 부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런데 산업혁명은 나쁜 영향 또한 불러일으켰습니다. 그것은 바로 물화되는 삶 그리고 인간 소외의 문제점이었습니다. 산업 혁명은 생산력을 증강시켜 주었지만, 더 많은 재화를 창출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이와는 다른 가치를 허물어뜨리게 작용하였습니다. 특히 자연은 정복 가능한 처녀지로 간주되었는데, 이로 인하여 자연 속에 도사린 마력적..

35 근대영문헌 2022.03.19

서로박: 횔덜린의 "히페리온" (1)

(1) 위대한 명작은 끝없는 집필과 퇴고의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친애하는 K, 독일 최대의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 (1770 - 1843)의 소설, "히페리온"은 1797년에서 1799에 두 권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초고는 이미 1792년에 집필되었는데, 현재 유실되고 없습니다. 1794년에 시인은 발터스하우젠의 칼프 부인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일했습니다. 이때 시인은 「히페리온에 관한 단편」 [1]을 집필하여, 실러 (Schiller)의 잡지, "탈리아 Thalia"에 간행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횔덜린의 작품은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795년 여름에 코타 출판사는 시인에게 100 굴덴을 지급하고 본격적 집필을 종용하였지요. 그리하여 횔덜린은 「휘페리온 운문 판」 ..

40 근대독문헌 2022.01.02

서로박: 라이제비츠의 "율리우스 폰 타렌트"

친애하는 L, 작품 하나로 문학사에 남은 작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라이제비츠의 경우가 그러했습니다. 요한 안톤 라이제비츠 (1752 - 1806)는 하노버에서 포도주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1770년에서 1774년까지 그는 예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시인 뷔르거 Bürger, 횔티 Hölty 보이에 Boie 등과 사귀었습니다. 1775년 브라운슈바이크에서 변호사로 일했습니다. 레싱과 친교를 맺었습니다. 1776년 베를린으로 거주지를 옮겨서 프리드리히 니콜라이와 교우 관계를 맺습니다. 그는 생계를 위해서 1785년 브라운슈바이크 영지의 비서로 일했습니다. 1780년 바이마르에서 괴테, 빌란트, 헤르더 등을 만났습니다. 1781년 라이제비츠는 소피 자일러와 결혼합니다. 1785년 브라운슈바이크-..

40 근대독문헌 2021.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