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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설호: (5) 블로흐의 물질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21. 물질은 객관적 현실적 가능성의 실체이며, 마지막 목표를 지향한다. 세계의 실험 과정에 처해 있는 물질: 블로흐는 아리스토텔레스 좌파, 브루노, 스피노자 그리고 셸링의 사상을 차례로 언급하면서, 물질의 어떤 새로운 지평을 정의하려고 합니다. 물질은 블로흐에 의하면 “앞으로 향해 나아가는 개방적인 특징”을 고수합니다. (Bloch, MA: 20). 1937년 프라하 원고에서 앞으로 향해 나아가는 개방적인 물질에 관해 논평한 바 있을 정도로 블로흐는 평생 이 개념을 추적하였습니다. 이 개념은 “객관적 현실적 가능성의 실체”로 이해되는데, 세상의 새로운 무엇을 보장해주고 증명해주는 무엇입니다. (Bloch, MA: 469).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필수불가결한 전제 조건이 첨부됩..

27 Bloch 저술 2024.09.14

박설호: (4) 블로흐의 물질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16. 물질 이론과 변증법적 물질 이론: 블로흐가 물질 개념에서 찾아내는 두 번째 사항은 근본적으로 변증법적 물질 이론과의 관련성을 가리킵니다. 블로흐는 여러 문헌을 바탕으로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데모크리토스의 사상을 연결하고, 헤겔의 사상과 토머스 홉스의 사상적 토대를 과감하게 관련시키고 있습니다. (Bloch, LdM: 168f). 헤겔은 질적 차원의 변증법을 수미일관 추적한 데 비하면, 홉스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세계 자체를 구명하려고 시도한 바 있습니다. 이로써 논의되는 것은 “변증법 그리고 물질 사이의 결혼” 내지는 합금입니다. 블로흐는 헤겔이 추적한 “과정의 논리학”으로서의 변증법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과정의 논리학이란 -『주체와 객체. 헤겔에 대..

27 Bloch 저술 2024.09.13

최병건: (2) 최악의 투사

(앞에서 계속됩니다.) 투사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일어나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일어납니다. 그럴 경우 좀더 ‘순도 높은’ 투사가 일어납니다. 모르는 만큼 환상으로 채워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연예인에 대한 태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람들은 특정 연예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의 환상을 투사해서 그 사람의 이미지를 만듭니다. 그 이미지는 당연히 사람에 따라 무척 다릅니다. 그래서 같은 연예인을 두고 팬과 ‘안티’로 갈라져 설전을 벌이곤 합니다. 연예인 외에도 정치인, 운동선수 등 널리 알려진, 하지만 실제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순도 높은 투사의 대상이 됩니다. 투사는 사람을 대상으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정치집단, 직업군, 지역, 국가 등이 모두 투사의 대상이 됩니다..

2a 남의 글 2024.09.12

최병건: (1) 최악의 투사

최병건 선생님은 미국 엘에이 정신분석 연구소에서 공부하였으며, 신경 정신과 의사로 일하다가, 책 "당신은 마음에게 속고 있다."라는 책을 간행하였습니다. 현재 다시 미국 뉴욕에 가서 공부를 계속하고 계십니다. .................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에, 세상 모든 일이 신의 뜻에 따라 일어난다고 사람들이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가 그랬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해와 달이 뜨는 것도, 천둥번개가 치는 것도 모두 신 때문이라고 그때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만 5000명에 이른다고 하니, 그들의 세상에서는 신이 끼어들지 않는 일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지어낸 사람의 마음을 반영합니다. 그리스 신화도 고대 그리스..

2a 남의 글 2024.09.12

(단상. 518) 문학 작품이 최고의 인성 교육 자료이다.

도정일 교수님의 글, "문학 교육이 최고의 인성 교육이다."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째서 가진 자는 대체로 못 가진 자에 대해서 동정과 연민의 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 그들을 경멸하고 무시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재산은 인간을 오만하고 독선적으로 변화시키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권력과 금력을 거머쥔 대부분의 사람은 기고만장한 오만함으로 이해와 동정의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도 교수님도 말하고 있지만, 문학 교육은 최고의 인성 교육입니다. 문학은 있을 수 있는 이야기, 가능한 삶의 스토리를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문학 작품을 접하게 되면 우리는 오히려 역으로, 다시 말해서 남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문학하는 행위는 타인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연습과 같습니다." 문학은 동..

3 내 단상 2024.09.12

박설호: (3) 블로흐의 물질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11. 물질과 인간은 서로 대립하는 게 아니라, 변증법적 일원성으로 이해된다. 물질의 개념은 한마디로 “아직 아닌 존재의 존재론”의 핵심 사항입니다. 아직 아닌 것은 한편으로는 가능한 무엇으로 존재할 뿐 아니라, “예측된 상Vor-Schein”으로서의 출발점 내지는 이전 형태로 주어져 있는 무엇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아직 아님이라는 지평은 암시적인 방식으로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아직 아님의 핵 그리고 그 주위에 가득 찬 무엇은 세계의 과정에서 나중에 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의 실체가 바로 포괄적 의미에서 물질이라고 명명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질이란 자연의 소재일 뿐 아니라, 역사적 사회적 조건으로서의 프레임, 즉 주어진 현실의 틀을 가리킵니다.  물질은 무언가를..

27 Bloch 저술 2024.09.11

박설호: (2) 블로흐의 물질 이론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스토아학파의 물질 그리고 스콜라 철학과 신의 존재: 초기 스토아 사상가들은 신과 물질을 유기적 통일체로 파악하고, 전자를 “산출하는 자연natura naturans”의 능동적 근원으로, 후자를 “산출되는 자연natura naturata”의 수동적 근원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들은 유일신교이든 다신교이든 간에 물체의 탄생에 기여하는 신의 영향력을 굳게 믿고 있었는데, 이로 인하여 물질이 고유한 방식으로 형태를 산출한다는, 이른바 수동적 작용을 강하게 표방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물질은 작용을 가하는 존재인 동시에 작용을 받는 존재로 이해되었습니다. 신과 물질은 –특히 솔로이 출신의 크뤼시포스Chrysippos von Soloi에 의하면- 상호 유기적으로 작용한다고 확신했습니다...

27 Bloch 저술 2024.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