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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532) 내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게 나라인가?

계엄군과 맞서 대항한 국민들 그리고 담을 넘어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간 국회의원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리고,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그들이 아니었더라면 한국의 정치적 지형도는 현재 계엄 치하에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데 한덕수 권한 대행이 지금 이 순간에도 마구잡이로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 국민이 그를 직접 국무총리로 뽑지 않고, 굥석열이 뽑았으므로, 내란 수괴를 지지하는가? 자과부지(自過不知)란 아시다시피 "자신의 잘못을 자기가 찾지 못한다."라는 말이다. 자기 성찰과 반성을 알지 못하는 자들의 전형적인 행동 패턴이다. 한덕수 권한 대행 그리고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이 갈팡질팡 갈 "지(之)"자로 행동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어떻게 행동하는 게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가? 를 먼저 따..

3 내 단상 2024.12.26

(단상. 533) 사랑, 얽힘과 섞임

깊은 사랑은 당사자의 말문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다. 내면의 격노하는 감정이 언어적 표현을 방해하는 것이다. 수많은 호모 아만스들의 삶 속에는 얼마나 구슬픈 사연과 애환이 숨어 있을까? 말이나 글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몹시 어렵고 부담스러울 것이다. 이 경우는 마치 자신의 알몸을 드러내는 것처럼 겸연쩍음을 느끼든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든가, 둘 중 하나이리라. 왜냐하면 말과 글이란 타인을 전제로 한 것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아이에게 우리와 동일한 본능이 주어지듯이, 일자무식의 하녀에게도 어느 순간 연정이 찾아들어, 그미의 가슴속에 오래 머물곤 한다. 세상에는 말로 표현되지 않은 사랑 그리고 이와 결부된 비극은 무수히 출현한다. 이를테면..

3 내 단상 2024.12.25

성탄절에 듣는 The Moody Blues: The lost Album

내 윗줄 왼쪽에서 마이크 핀더 (1941 - 2024), 저스틴 헤이워드 (1946 - ), 그레엄 에지 (1941 - 2021), 아래 왼쪽: 레이 토마스 (1941 - 2018), 존 로지 (1943 - )  1. Among the Stars (Pinder) 0:002. Captivated by You (Hayward) 2:143. My Little Lovely (Thomas) 4:594. Get Me Out of Here (Lodge) 6:415. Fantasy Flight (Pinder) 10:326. Water (Hayward) 15:047. In My Mind (Lodge) 17:42 / (Not So) Soon (Moraz, et al.) 22:308. The Western Sky (Hayw..

6 musica e 2024.12.24

서로박: (5) 보브롭스키의 '레빈의 방앗간'에 등장하는 다섯 개의 유령상에 관하여

(앞에서 이어집니다.) 9. 나오는 말 󰡔레빈의 방앗간󰡕에 나타난 유령의 상의 특성을 결론적으로 정리해 보자. 이는 작품의 주제와 직결되는데, 다음의 세 가지 사항으로 요약될 수 있다.  1. (마지막을 제외한) 네 개의 유령의 상은 “인간의 기억 속에는 인간의 인간에 대한 단순한 보복 행위만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누가 어떤 이유에서 잘못을 저질렀는가? 하는 법적 정당성 및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상황 등을 망각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당했다’는 심리적 피해 의식만이 앞설 뿐이다. 이렇듯 피해는 또 다른 보복을 낳는다. “첫 번째 상 - 피해, 두 번째 상 - 복수, 세 번째 상 - 피해, 네 번째 상 - 잔인한 보복”이라는 구도를 생각해 보라. 문제는 누구든 간..

45 동독문학 2024.12.23

서로박: (3) 체자레 파베세의 '아름다운 여름'

(앞에서 계속됩니다.) 8. 서로 만나는 여인들은 내심 외로움에 젖어 있다. 1949년에 간행된 세 번째 작품, 『고독한 여인들 Tra donne sole』은 자연과 신화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 “나”는 토리노에 생활하는 여자, “클레리아”입니다. 그미는 평범하고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패션 업계에 발을 들여서 로마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본사는 클레리아에게 한 가지 임무를 부여합니다. 그것은 그미가 고향 토리노에서 패션 지사를 창립하여 운영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클레리아는 이 제안을 수락하면서, 16년 동안의 외지 생활을 접고, 토리노로 귀향합니다.  뒤이어 그미는 지인의 소개로 토리노의 많은 상류층 사람들과 안면을 익히게 됩니다. 이들은 나중에 그의 고객이 될 것 같아서 친..

34 이탈스파냐 2024.12.22

서로박: (4) 보브롭스키의 '레빈의 방앗간'에 등장하는 다섯 개의 유령 상에 관하여

(앞에서 계속됩니다.) 7. 세 번째, 네 번째 유령의 상 세 번째 유령의 상은 제 6장의 마지막에서 요한의 꿈속에서 등장한다. 이태리 서커스 스칼레토에 참석한 요한은 하베당크의 무리와 유대인들이 자신의 행위를 심하게 비난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한다. 그날 밤 요한은 다음과 같은 꿈을 꾼다. 아버지 미햐엘이 시체로 쓰러져 있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보브롭스키의 증조부는 지닐로브로트라는 지역에서 1883년 1월 15일에 비명횡사했는데, 작가는 1853년 1월 15일로 변화시켜 작품 속에 다루고 있다. 또한 작품 속에서는 스트라스부르 근처의 차로스토라는 지역으로 달리 묘사되어 있다. 실제로 미햐엘은 10명의 자제를 둔 61세의 노인이었는데, 나무가 쓰러진 무덤 근처에서 완전히 불탄 옷차림으로 발견되었다. 사망 ..

45 동독문학 2024.12.22

On this Chrstmas Day

다음을 클릭하면 무디 블루스의 on this Christmasday 를 들을 수 있습니다. LP:http://www.youtube.com/watch?v=dcVSK47e9kUDecember 3 - 4 - 5http://www.youtube.com/watch?v=aXe5TzXKhoU I saw your picture in the paperI didn't know your nameBut the pain was there for all to seeAs the snow turned to rain 신문에서 그대의 사진을 보았네그대의 이름을 알지 못했어그러나 그곳에는 모든 사람의 고통이 보였네눈이 비로 녹고 있을 때 I saw your picture didn't know what to doA lonely face i..

6 musica e 2024.12.21

서로박: (2) 체자레 파베세의 '아름다운 여름'

(앞에서 계속됩니다.) 5. 젊은 날의 사랑, 질투 그리고 죽음: 두 번째 장편소설, 『언덕 위의 악마Il diabolo sulle colline』는 1948년에 완성된 작품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대학생 세 명입니다. 생기 넘치고 세상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최하는 도시 청년, “피에레토”, 시골 출신의 수줍은 청년, “오레스트” 그리고 “나”입니다. 작품은 화자인 “나”에 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세 청년은 야밤을 이용하여 토리노 근교의 작은 산을 거닙니다. 그들은 오레스트의 친구, “폴리”를 찾아갑니다. 폴리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족한 게 없는 청년입니다. 그는 방탕하게 살면서 술과 코카인에 빠져들지만, 완전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우울한 영혼입니다. 다음날 네 명의 사내는..

34 이탈스파냐 2024.12.21

서로박: (3) 보브롭스키의 '레빈의 방앗간'에 나타나는 다섯 가지 유령상에 관하여

(앞에서 계속됩니다.) 5. 타민족의 추방과 잃어버린 보헤미안 문화 󰡔레빈의 방앗간󰡕은 프로테스탄트를 신봉하는 독일 제국주의에 대한 강렬한 비판을 담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보브롭스키의 소설은 가난한 소수 민족들에 대한 작가의 인간애, 쿨머란트에서 살아가던 보헤미안의 삶의 방식을 긍정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방앗간이 누구의 소유가 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보브롭스키에게 중요한 것은 쿨머란트에서 살아가던 소수 민족들의 동류의식을 묘사하고 그들의 다른 삶의 방식 및 존재 가치를 부각시키는 일이었다. 예컨대 브레히트는 "코카사스의 백묵 원 Der kaukasische Kreidekreis"에서 땅의 소유권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서 그루셰와 아츠..

45 동독문학 2024.12.21

서로박: (1) 체자리 파베세의 '아름다운 여름'

1. 어찌 우리가 타자의 마음을 감히 들여다볼 수 있는가? 삶은 수많은 고통과 슬픔, 아쉬움과 상실의 감정을 간직하게 합니다. 이러한 감정은 자기 자신의 직간접적인 체험에 근거하는 것입니다. 가령 우리는 타자의 애환을 막연히 유추할 수밖에 없습니다. 체자레 파베세 역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가 소설 집필 시에 체험화법을 활용하고 모든 것을 일기 형식으로 서술하려 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무심하게 지나치는 행인의 마음속에 넘실거리는 감정의 파도는 얼마나 격정적일까요? 그렇지만 행인은 내 곁을 소리 없이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오늘은 체자레 파베세의 장편소설 삼부작, 『아름다운 여름 La bella estate』을 다루려고 합니다. 이 작품집은 1949년에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간행되었습니다. 책에..

34 이탈스파냐 2024.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