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비유인지 모르지만, 비행기 사고는 대부분의 경우 이륙 시보다는 착륙 시에 발생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치정살인극은 두 연인의 만남의 시기에 발생하는 것도 아니며, 함께 하는 시기에도 발생하지 않는다. 끔찍한 비극은 거의 89 퍼센트 이상의 경우 이별의 순간에 돌발적으로 출현하곤 한다. 어느 날 호모 아만스는 사랑하는 임의 태도가 냉담하게 변해 있다는 것을 감지한다. 그렇다고 함부로 남의 품안에 안겨 있는 임을 상상할 수는 없다. 그것은 극도의 고통을 안겨줄 테니까. 차라리 이러한 상상을 떨쳐버리는 게 오히려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다. 임이 “나”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고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나”를 더 이상 만나지 않으려 한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