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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535) 사랑, 죽음 그리고 죽임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지만, 비행기 사고는 대부분의 경우 이륙 시보다는 착륙 시에 발생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치정살인극은 두 연인의 만남의 시기에 발생하는 것도 아니며, 함께 하는 시기에도 발생하지 않는다. 끔찍한 비극은 거의 89 퍼센트 이상의 경우 이별의 순간에 돌발적으로 출현하곤 한다.  어느 날 호모 아만스는 사랑하는 임의 태도가 냉담하게 변해 있다는 것을 감지한다. 그렇다고 함부로 남의 품안에 안겨 있는 임을 상상할 수는 없다. 그것은 극도의 고통을 안겨줄 테니까. 차라리 이러한 상상을 떨쳐버리는 게 오히려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다. 임이 “나”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고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나”를 더 이상 만나지 않으려 한다면, “..

3 내 단상 2025.01.04

서로박: (1)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1. 플라톤에서 모어까지 (고대 - 르네상스 초기) 서문

“유토피아는 문학적 가상이라는 면사포를 쓰고 있다.” (Servier)“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행위가 아니라, 행위에 관한 말씀이다.” (Epiktet) 본서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서양 유토피아를 개진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본고에 서술되는 학문적 영역은 서양 사상사에 속하지만, 필자는 학제적 차원에서 모든 것을 서술하려고 합니다. 카를 마르크스는 대표적 저작물 『자본』에서 19세기 독일에서 자본가들이 어떻게 잉여가치를 창출해내는가를 치밀하고도 세밀하게 구명하였습니다. 마르크스는 냉엄한 현실 분석에 방대한 페이지를 할애한 반면에, 미래 사회의 열광적 기대감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암시만을 던졌습니다. “자유의 나라는 궁핍함과 외부적 합목적성에 의해서 행해지는 노동이 중단되는 곳에..

서로박: (2)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죽음과 죽임, 극단적 자기 파괴성 어느 날 표도르 베르초벤스키는 샤토프라는 이름의 대학생을 교묘한 방법으로 암살합니다. 나중에 그는 암살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토로합니다. 즉 샤토프가 자신을 당국에 밀고하겠다고 위협하며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발언은 다만 핑계에 불과했습니다. 사실인즉 그는 동지들에게 반정부주의의 운동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무지렁이 한 사람을 살해한 것이었습니다. 한 인간의 바보스러운 행동의 배후에는 이런 식의 교활한 간계가 숨어 있었습니다.  표도르 베르초벤스키는 자신의 이념을 열광적으로 추구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파괴적 이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당시에는 시갈레프라는 독재자가 무지막지한 폭정을 휘두르고 있..

31 동구러문헌 2025.01.02

서로박: (1)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의 줄거리와 주제를 소개합니다. 이 글을 읽으면, 방대한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입니다. .............   1. 사형 직전에 다시 살아간 생명: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1821 – 1881)의 삶은 참으로 파란만장한 것이었습니다. 1847년에 그는 27세의 문학청년이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페트라예프스키의 금요일 모임에 참석하였습니다. 페트라예프스키는 도스토옙스키의 동년배였는데, 진보적 사고, 특히 아나키즘에 지대한 관심을 지닌 지식인이었습니다. 이 모임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벨린스키 등에 관한 글을 낭독하기도 합니다. 1년 후에 러시이 전역에도 1848년 유럽 혁명의 여파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러시아 왕국은..

31 동구러문헌 2025.01.02

새해 인사. 복 많이 받으세요

2024년 12월에 소름끼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계엄이 발동되는가 하면, 무안 공항 비행기 사고로 179명의 승객들이 사망하고 말았습니다.우리의 마음 이렇게도 답답한데, 가족을 잃은 분들의 심정은 얼마나 쓰라릴까요?특히 젊은이들의 꽃다운 목숨이 사라진 게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기장은 랜딩 기어 없이 무사히 착륙했습니다.아, 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나의친구, 동학 그리고 지인 여러분~ 이번 새해에는 과도한 소원을 빌지는 맙시다.소원이 크면 클수록, 잘 이루어지지 않을 뿐더러, 여기 저기서 실망이 싹틀 테니까요. 그저 몸 아프지 않고, 최소한 작은 기쁨이 찾아오기를 빕니다.그러다 보면 놀라울 정도로 커다란 행운이 불현듯 우리에게 다가올 테니..

1 알림 (명저) 2024.12.31

울라 한의 두 편의 시

울라 한은 1946년 자우어란트의 브라흐트하우젠에서 태어나다. 그미는 처음에는 사무직원으로 살려고 했으나, 진로를 바꾸어 대학에서 문예학, 역사학 그리고 사회학 등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하다. 함부르크, 브레멘, 올덴부르크에서 시학을 강의하였으며, 1979년에서 1989년까지 브레멘 라디오 방송국에서 문학 부문 프로듀서로 일하기도 하다. 시집으로는 『머리 위의 심장 (Herz über Kopf)』 1981, 『유희하는 사람들 (Spielende)』 1983, 『연애 시편들 (Liebesgedichte)』 1991 등이 있다. 특히 울라 한은 90년대부터 장편 소설을 발표하여 세인의 주목을 받다. 2001년에 간행된 소설, 『숨겨진 단어 (Das verborgene Wort)』는 작가의 유년 시절의 ..

21 독일시 2024.12.30

Knut Kiesewetter의 'Fresenhof' (3)

(표준 독일어)Wenn der Wind durch die Bäume weht, 바람이 나무 사이로 불고,Und das Gras nicht mehr wachsen tut,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으며,Und alles gelb wird, 모든 것이 노랗게 변하면,dann kommt bald die Zeit. 조만간 시간이 오네. Wenn der Sturm über das Feld geht 폭풍이 더 이상 곡식이 서 있지 않은Wo lang schon kein Korn mehr steht, 들판을 스쳐 지나가고,Und das Mehl alle wird, 모든 게 곡식이 되면,dann ist es bald soweit 조만간 때가 이르게 되지. Dass die Tage kürzer werden und die N..

7 D-Pop 2024.12.29

Knut Kiesewetter의 'Fresenhof' (2)

Em                  DWenn de Wind dör de Bööm weiht, unG              AmGras nich mehr wassen deiht, unEm                  D             Emgeel all ward, denn kummt bald de TiedEm                   DWenn de Storm övre't Feld geiht woG               Amlang schon keen Korn mehr steiht unEm                  D          EmMehl all ward, denn ist bald sowiet       D         C          Em           Dat..

7 D-Pop 2024.12.29

Knut Kiesewetter의 Fresenhof (1)

다음의 노래는 프리스란트 지방의 사투리로 이루어진 노래입니다.잘 들어 보세요. 다음을 클릭하세요. 1. Knut Kiesewetter의 노래 (LP)http://www.youtube.com/watch?v=ZHgUF04dyxU2. Knut Kiesewetter의 노래 (LIVE)Knut Kiesewetter - Fresenhof - Live 1976 - YouTube3. Silo Pikes의 노래http://www.youtube.com/watch?v=IMnZqTOqMBs 4 합창http://www.youtube.com/watch?v=tGkC9-lQiaI     Fresenhof von Knut Kiesewetter 크누트 키제베터의 프레젠호프 Wenn de Wind dör de Böhm weit, 벤 더 ..

7 D-Pop 2024.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