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정신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의리, 용기 그리고 희생정신 등이 이른바 군인 정신이라는 것이다. 핵폭탄이 터지기 직전이 아닌가? 나는 의리, 용기 그리고 희생정신을 중시하기보다는, 일단 삼십육계 줄행랑을 택하겠다.” (브레히트) 프랑스 남부의 항구 도시 라 시오타의 1년 시장 한복판에 살아 있는 군인 한 명이 우두커니 서 있다. 그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에 걸쳤던 청동 갑옷을 입고 있다. 그 군인은 베르뎅 전투 당시에 땅 밑에 파묻혔는데, 그 이후부터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간에- 오랫동안 버티고 서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이를 어느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자신만의 비범한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그는 한마디로 동상 (銅像)이자,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