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19전독문헌 27

서로박: 티크의 '윌리엄 로벨씨의 이야기'

독일의 낭만주의 소설가, 루드비히 티크 (1773 - 1853)의 "윌리엄 로벨 씨의 이야기"는 세 권으로 이루어진 장편으로서, 1795/ 96년에 익명으로 발표되었다. 주인공, 윌리엄 로벨은 영국의 부유한 집안 출신의 청년으로서 어릴 적에 어머니를 잃었다. 그는 다소 유약한 심리 구조를 지닌 자로서, 타인의 유혹에 쉽사리 빠져드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주인공에게 자기 의지가 부족해서 인지, 아니면 그가 섬세하고 공상적이며, 정서적 분위기에 약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예컨대 윌리엄 로벨은 이웃의 아름다운 처녀, 아말리 윌몬트에게 깊은 연정을 느낀다. 그러나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마디 건네지 못하다가, 그미를 떠나보내고 만다. 주인공에게는 에드워드 버톤이라는 친한 친구가 있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아버지 월터..

41 19전독문헌 2022.05.26

서로박: 슈토름의 '삼색 제비꽃'

친애하는 L, 오늘 나는 북독의 후줌 (Husum) 출신의 소설가, 테오도르 슈토름 (Th. Storm, 1817 - 1888)의 중편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그것은 1872년에 발표된 슈토름의 중편 「삼색 제비꽃 (Viola tricolor)」에 관한 것입니다. 작가의 애틋한 감정적 체험을 담고 있는 이 소설에 관해 슈토름은 폰타네에게 보낸 어느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술회하였습니다. 「삼색 제비꽃」은 자아의 괴로운 영혼을 해방시키려는 내적 필연성에서 출현한 작품이라고 말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슈토름은 아내의 죽음으로 인하여 불행과 위기의식을 맞이하였습니다. 이때 그는 섬세한 예술가로서의 내면적 기질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 작품을 집필하였습니다. 따라서 「삼색 제비꽃」은 작가의 내적 체험..

41 19전독문헌 2022.05.14

서로박: 그라베의 돈환과 파우스트

데트몰트 출신의 천재작가, 크리스티안 디트리히 그라베 (Chr. D. Grabbe, 1801 - 1836)의 비극 작품 「돈환 그리고 파우스트 (Don Juan und Faust)」는 1829년에 처음으로 공연되었다. 「돈환 그리고 파우스트」는 그라베의 작품들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생전에 공연된 것이다. 그라베는 뷔히너 그리고 렌츠 등과 함께 고전 극작품의 형식적 특성을 가장 집요할 정도로 파괴하고, 대신에 개별 장면들을 비교적 유연하게 전개하였다. 예컨대 그라베는 비극 작품에 과감하게 대중을 등장시켜 비극 작품의 통례를 깨어버렸다. 그의 이러한 반이상주의적인 극작 기법은 현대 독일 연극의 이정표를 마련하게 하였다. 그라베는 때때로 사건 전개를 불연속적으로 구상함으로써, 언제나 조화로움 내지 일원화를 지향..

41 19전독문헌 2022.04.23

서로박: 티크의 윌리엄 로벨 씨의 이야기

독일의 낭만주의 소설가, 루드비히 티크 (1773 - 1853)의 ?윌리엄 로벨 씨의 이야기?는 세 권으로 이루어진 장편으로서, 1795/ 96년에 익명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주인공, 윌리엄 로벨은 영국의 부유한 집안 출신의 청년으로서 어릴 적에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그는 다소 유약한 심리 구조를 지닌 자로서, 타인의 유혹에 쉽사리 빠져드는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주인공에게 자기 의지가 부족해서 인지, 아니면 그가 섬세하고 공상적이며, 정서적 분위기에 약하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예컨대 윌리엄 로벨은 이웃의 아름다운 처녀, 아말리 윌몬트에게 깊은 연정을 느낍니다. 그러나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마디 건네지 못하다가, 그미를 떠나보내고 맙니다. 주인공에게는 에드워드 버톤이라는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러나 에..

41 19전독문헌 2022.04.19

서로박: 티크의 "마녀의 안식일" (2)

두 번째 이야기는 게르트루트라는 나이든 여자에 관한 것입니다. 게르트루트는 도시의 사제들에 의해서 성녀로 추앙 받아서, 도시 아라스의 근교에서 청빈하게 살아가는 여성입니다. 그미 역시 카타리나처럼 과거에 비밀스러운 사랑의 상처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젊은 처녀, 게르트루트는 어느 젊은 군인의 유혹에 사로잡혀, 본의 아니게 그와 성 관계를 맺습니다. 허용되지 않은 동침으로 인해, 아이가 태어난 게 아니겠습니까. 당시에는 아직 피임약이 발명되지 않았지요. 아기를 몰래 출산한 그미는 아기를 남의 집 앞에 버리게 되고, 아기는 어느 양부모 밑에서 자랍니다. 문제는 영야 유기로 끝난 게 아닙니다. 젊은 군인은 순진한 처녀 게르트루트를 마구 농락한 뒤에 그미를 저버리고 맙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케르트루트는 나중에 ..

41 19전독문헌 2021.12.29

서로박: 티크의 "마녀의 안식일" (1)

루드비히 티크 (1773 - 1853)의 중편 소설, 「마녀의 안식일 (Der Hexensabbat)」은 1832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프레데릭 드 라이펜베르크에 의해서 간행된 책, "자크 뒤 클레르크 (Jacques du Clercq)의 기억" (1823)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이 책은 1459년 도시 아라스 (Arras)에서 발생한 마녀 사냥에 관해서 기술하고 있습니다. 티크는 역사적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앞의 책에서 거론되고 있는 실제 사건을 충실하게 답습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작가는 중편 소설의 형식을 택함으로써, 자신의 고유한 심리학 그리고 심층적 차원 등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이로써 티크는 도시에 살고 있는 모든 계층 사람들을 사건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특..

41 19전독문헌 2021.12.29

서로박: 귄더로데의 '꿈 속의 키스'

카롤리네 귄더로데 (Karoline von Günderrode, 1780 - 1806)는 독일 문학사에서 간간히 거론되는 시인입니다. 그미는 티안 (Tian)이라는 남자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하였습니다. 19세기 초에는 여성이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한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문학이 처음부터 폄훼당할까봐 필명을 사용했던 것입니다. 그미의 삶은 1806년 라인 강가에서 자결한 사실을 제외한다면, 그다지 특이한 면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극단적인 첨예함은 시와 극작품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카롤리네는 폭정에 저항하다가 서서히 광증에 사로잡힌 프리드리히 횔덜린 (Friedrich Hölderlin, 1770 - 1843)에 대해 커다란 동정심을 드러내었으며, 창작에 임할 때 인간 평등..

41 19전독문헌 2021.10.31

서로박: 클라이스트의 암피트리온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알크메네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이며 동시에 영특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미는 암피트리온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는데, 제우스는 알크메네를 바라보며 군침을 삼켰습니다. 암피트리온이 출타한 틈을 이용해서 암피트리온으로 변신하여 몰래 안방으로 잠입한 제우스는 살며시 알크메네를 끌어안습니다. 알크메네는 “아이, 당신, 조금 전에 사랑을 나누었는데, 다시 내 몸을 원하나요?” 하고 말하면서, 옷을 벗습니다. 제우스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아름다운 알크메네의 살결을 더듬으면서 정을 오래 통합니다. 알크메네의 기분은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자신의 몸을 탐하는 사내는 남편이 분명한데, 남편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움직임에 힘이 넘치고, 지칠 줄 모르는 성욕을 자신의 몸속으로 들이 붓는 것 같았..

41 19전독문헌 2021.05.31

서로박: 슈테른하임의 '시민 쉽펠' (2)

십펠은 어떻게 해서 시민계급으로 상승하는가요? 이 물음은 극작품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권총 결투의 승리는 다만 하나의 계기일 뿐입니다. 결투는 우연히 이루어진 일이지요. 시민 계급으로 편입되고자 하는 십펠의 노력은 처음에는 좌절됩니다. 히케티어 등 시민들은 같이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을 “순전히 사업상의 일”로 제한합니다. 그 이상을 기대했던 십펠은 이러한 제한에 대해 크게 실망합니다. 이로 인하여 그는 자리를 박차고 나오며, 다른 시민들 역시 합창 대회의 참가를 포기합니다. 말하자면 협상이 결렬된 것입니다. 어느 날 후작이 치료 차 히케티어의 집에 들르게 됩니다. 후작이 떠난 후 시민들은 합창대회 참가를 놓고 다시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이유인즉 후작이 합창대회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41 19전독문헌 2021.05.28

서로박: 슈테른하임의 '시민 쉽펠' (1)

친애하는 K, 카를 슈테른하임 (1878 - 1942)의 5막 희극 작품, 「시민 십펠 (Bürger Schippel)」은 1911년에 탄생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1913년 3월 5일 베를린에서 처음 공연되었습니다. 이때 연출을 맡은 사람은 막스 라인하르트 (Max Reinhardt)입니다. 슈테른하임은 스스로 풍자 작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평자에 의하면 슈테른하임의 11편의 희극 작품 모음집 "시민적 영웅의 삶으로부터"는 프로이센 군국주의적 분위기를 예리하게 풍자하였습니다. 「시민 십펠」은 바로 이 작품집 속에 실려 있습니다. 60년대에 이르러 슈테른하임의 작품들은 서독에서 르네상스를 맞이하였습니다. 이때 빌헬름 엠리히 (W. Emlich) 그리고 벤들러 (Wendler) 등은 다음과 같..

41 19전독문헌 2021.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