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북구문헌 28

서로박: 입센의 페르 귄트 (3)

11. 과부 아닌 과부로 살아가는 어머니, 아들에게 집착하다: 페르 귄트의 어머니 성격상으로 매우 불안정하고 변덕스러운 여성입니다. 남편 욘 귄트는 언제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과부 아닌 과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미는 남편으로부터 등한시 당하자, 오로지 아들에게 집착합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아들인 페르 귄트는 더욱더 혼란스러워하고 부담감을 느낍니다. 아제의 행동에는 일관성이 없고, 모순적인 특성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아제는 돼지 같은 아들을 두었다고 투덜거리는가 하면, 아들에게 마구잡이의 욕설을 퍼붓습니다. “네 놈은 살인자의 아들이야.” 그미의 이러한 태도는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즉 아제는 아들이 더욱더 자신의 처지를 더욱더 잘 이해해주기를 바라며, 어머니의 ..

39 북구문헌 2019.11.04

서로박: 입센의 페르귄트 (2)

7. 제 4막, 페르 귄트의 방랑, 사악한 장사꾼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오랜 세월이 지나갑니다. 제 4막의 장면은 모로코 해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온갖 나라의 노예들이 매매되고 있습니다. 코통 선장, 바용 씨, 그리고 에버코프 씨 등 유럽의 각국 출신의 사람들이 노예 시장에서 물건을 흥정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제각기 유럽의 나라를 대표하는 자들로서 제3세계의 사람들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에서 가장 악랄한 사업을 벌인 자가 바로 페르 귄트였습니다. 말하자면 페르 귄트는 인신매매를 통해서 거대한 부자가 되어 있습니다. 세계 시민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은 돈의 힘을 빌어서, 동방의 모든 국가를 다스리는 황제가 되려 합니다. 페르 귄트의 자아는 환상이 요구하는 모든 갈망과 욕정 그리고 탐욕의..

39 북구문헌 2019.11.04

서로박: 입센의 페르귄트 (1)

1. 헨릭 입센의 시극: 노르웨이의 문호 헨릭 입센 (1828 - 1906)의 5막으로 이루어진 극작품, 「페르 귄트」는 1867년 이탈리아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작품의 토대가 된 것은 노르웨이의 동화작가 아스비오른센의 요정 동화였습니다. 아스비오른센의 작품은 노르웨이의 낭만적 국가 중심주의의 사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낭만적 국가 중심주의는 원래 독일의 바그너 예술의 영향에 기인하는 것으로서, 후기 낭만주의의 에술 사조는 나중에 파시즘 예술의 표본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입센은 아스비오른센의 유미주의의 특성을 드러내는 국수주의의 동화를 매우 혐오하였는데, 그가 채택한 것은 다만 문학적 소재에 불과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입센은 아스비오른센이 예술적으로 지향하는 바 내지 작품의 주제를 수용한 게 아니라..

39 북구문헌 2019.11.04

요나스 요나손의 최신 베스트셀러 소설

100년을 살면, 기분이 어떨까? 삶이 지긋지긋할까? 아니면 여전히 앞으로의 삶에 대한 애착을 지닐까? 전원 생활을 주창한 경제학자 스콧 니어링은 100세 나이에 곡기를 끊고,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세상과 하직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더 이상 살 필요가 없었을까? 아니면 자신의 삶이 타인과 자연에 방해된다고 여겼기 때문일까? (스콧 니어링 자서전은 실천문학사에서 간행된 바 있으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스웨덴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 (Jonas Jonasson 1962 - )은 최근에 소설을 한 편 발표했는데, 현재 슈피겔 지에 단연 베스트셀러 1위를 마크하고 있다. 제목은 "100세 남자가 창문을 타고 넘어 어디론가 사라지다 Der Hundertjährige, der aus dem Fenster s..

39 북구문헌 2018.04.04

서로박: 입센의 헤다 가블러 (2)

(7) 여친 테아, 그미의 새 애인은 주인공의 옛 남친, 엘레르트이다: 헤다는 이 모든 소식을 친구 테아 엘브스테드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미는 우연히 길에서 테아를 만나, 담소를 나눕니다. 이때 헤다는 옛 남자친구 엘레르트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테아는 일찍이 자식 달린 어느 이혼남과 결혼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엘레르트가 아이들의 가정교사로 일하게 되었는데, 그는 주인집 여자인 테아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테아 역시 그의 고백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테아는 결국 남편과 이혼한 뒤, 몇 달 전부터 엘레르트와 함께 동거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엘레르트는 테아를 만나기 전에 충격에 싸여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사랑하는 헤다 가블러가 다른 남자와 결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전..

39 북구문헌 2018.03.05

서로박: 입센의 헤다 가블러 (1)

(1) 다시 입센: 친애하는 K, 다시 헨릭 입센 (Henrik Ibsen, 1828 - 1906)의 작품을 다루게 되었습니다. 작품 “헤다 가블러 (Hedda Gabler)”는 만년의 원숙한 시기의 작품으로서, 1891년 1월 31일 뮌헨의 궁정 극장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노르웨이어로 그해 여름에 크리스티아니아에서 처음으로 공연된 바 있습니다. 입센은 이 작품의 발표로써 독일 극단에서 자신의 역량을 과시한 셈입니다. 이 작품이 발표되기 전에 입센은 “바다의 여인 (Fruen fra havet)”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바다의 여인”이 인간에 대한 희망과 신뢰를 묘사하고 있다면, “헤다 가블러”는 인간의 내면에 담긴 비극적 모순을 다루고 있습니다. 입센은 작품 일지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습니..

39 북구문헌 2018.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