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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박: (2) 잉고 슐체의 '새로운 삶들'

(앞에서 계속됩니다.) 주인공은 편지의 수취인들과 제각기 기이한 애정 관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수취인은 누나인 베로츠카, 즉 베라입니다. 엔리코 튀르머는 어린 시절부터 베라를 누나로 생각한 게 아니라, 연인으로 간주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베라에 대한 주인공의 사랑은 실현될 수 없는 것이었으므로, 튀르머는 고통스럽게 청년 시절을 보낸 게 분명합니다. 편지의 행간에는 두 사람 사이의 근친상간을 암시하는 대목이 나타납니다. 튀르머는 베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신이 어떻게 알텐부르크 신문의 창간을 위해 노력해 왔는가? 하는 점을 서술합니다. 편지의 두 번째 수취인은 어린 시절의 친구, 요한 칠케라는 남자입니다. 요한은 매우 영리한 젊은이로서 주인공과 함께 드레스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주인공과 마..

48 최신독문헌 2024.11.22

서로박: (1) 잉고 슐체의 '새로운 삶들'

친애하는 S, 오늘은 1962년에 태어난 작가, 잉고 슐체의 장편 소설 『새로운 삶들 Neue Leben』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잉고 슐체는 사회주의의 동독 사회에서 그냥 자라났습니다. 여기서 “그냥”이라는 표현을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시인 우베 콜베 Uwe Kolbe가 “안에서 태어난 hineingeboren” 젊은이라고 자신을 지칭한 것도 이와 관계됩니다. 이들 문학 속에는 비더마이어 풍의 체념이 짙게 배여 있습니다. 동독의 젊은 세대는 대체로 사회주의 이념에 열광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조건 서방세계를 동조하지도 않았습니다. 한 가지 작은 목표를 설정하여, 이를 막연히 추구한다고 할까요?  어쨌든 이들 세대는 대체로 정치적 저항에 익숙하지 못하며, 주어진 현실에 갑갑함을 느끼면서 살았습..

48 최신독문헌 2024.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