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통은 순간적이다. 그러나 심리적 상흔은 끔찍한 고통으로 다가온다.: 군 복무 시절이었습니다. 어느 하사는 나의 어설픈 태도를 질타하면서, 일갈했습니다. “이 자식, 오늘 저녁 점호 시간에 줄초상 날 줄 알아.” 일순간 어제의 끔찍한 사건이 생각났습니다. 나의 동료가 하사가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맞아서 피 흘린 사건이었습니다. 나도 이렇게 당하면 어떻게 하지? 점호를 기다리는 시간 내내 끔찍한 두려움에 어쩔 줄 몰랐습니다. 인간의 심리가 이런 식으로 두려움으로 고통당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점호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하사가 나에게 가하는 구타의 순간은 기이하게도 순간적으로 지나쳤습니다. 아 육체적 통증은 이런 식으로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구나. 폭력의 고통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