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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소개) 전홍준의 '은사시나무'

은사시나무 은근한 목소리로 은사시 은사시여 부르면춤추자고 내 손을 잡아당기는 여인이여 봄에는낯 씻고 크림만 바른뽀송뽀송한 소녀가 되어4/3박자 왈츠로 나를유혹하고여름에는 찹살모찌 훔쳐먹다엄마에게 쫓겨난 아이같이입술에 전분가루 묻히고산들바람에 다만 키들거린다 바라만 봐도 *엔돌핀 돈다 장난꾸러기 그녀도가을에는 정염情炎의 이파리모두 떨구고겸허히 생을 되새김질한다 어여삐 여긴 조물주함박 눈 내려보내그녀의 부끄러운몸을 덮어준다 *시작노트운동하는 체육공원에 은사시나무 한그루서 있다. 근엄한 잣나무와 웅장한 느티나무사이에서, 껑충 큰 키로 어린애처럼 까불며서 있다. 속성으로 자라는 특성 때문에,칠십 년대 녹화사업할 때 우리 산야를 지배했지만,실속이 없다고 천덕꾸러기가 되어, 지금은방죽 부근이나 조경수로 겨우 명맥을..

19 한국 문학 2024.11.23

서로박: (3) 잉고 슐체의 '새로운 삶들'

(앞에서 이여집니다.) 과거 작가 지망생으로 살아가던 당시에는 최소한 입신 (立身)에 대한 기대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또한 서방세계는 그에게 흐릿한 천국으로 인지되곤 하였습니다. 주위에서 그는 선배 작가들이 서독에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는 경우를 접하고, 이를 기대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통일이 되자 모든 것은 달라졌습니다. 성공은 창작 대신 경제적 이득 추구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엔리코 튀르머는 성공의 가도를 달립니다. 그렇지만 그는 깊은 심리적 좌절감을 맛보게 된 것입니다. 그에게는 더 이상 어떤 순수한 꿈이 자리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클레멘스 폰 바리스타에게 자신의 꿈을 팔아넘기고, 대신에 자신을 부유하게 만드는 상술을 얻었던 것입니다.  서방세계는 주인공에게는 비록 접근이 ..

48 최신독문헌 2024.11.23